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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뉴요커들의 문화생활에 스며든 케이팝

2024-05-0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와 파티가 다시 시작되면서 맨해튼에서 보이기 시작한 문화현상 중 하나는 케이팝 파티다. 지난 2~3년간 뉴욕의 디제이 씬과 클럽 씬에서 자리 잡은 케이팝은 문화 기관에서 기획하는 공공 행사와 미술관 전시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 문화에 케이팝이 등장하면서 한국문화를 즐기는 현지인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 십 대 청소년과 이삼십 대 젊은 사람들이 주가 되어 향유하던 한국문화는 점차 노년층부터 부모님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까지 폭넓은 세대의 문화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지난 3월 23일 토요일(현지 시각), 링컨 센터(Lincoln Center)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아트리움(David Rubenstein Atrium)에서 뉴욕한국문화원과 링컨 센터가 3년째 공동 주최하고 있는 '케이팝 댄스 나잇(K-pop Dance Night)'이 열렸다. 일찌감치 티켓이 마감된 이번 행사는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링컨 센터를 찾은 방문객들로 7시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케이팝 댄스 나잇(K-pop Dance Night)'에서 안무를 배우고 있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행사의 무대는 EDM 프로듀서 겸 디제이 무벡(Moobek)과 댄서 로벨(Lobel)이 이끌었다. 디제이 무벡이 본격적으로 케이팝을 틀기 전 로벨의 안무 수업이 있었다. 무대 앞에 선 관객들은 르세라핌의 < EASY >, 스트레이 키즈의 < 락(樂)(Rock Ver.) LALALALA >의 주요 안무를 배울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관객 중 일부는 이미 수준급의 실력을 갖춰 곧바로 안무를 따라 해 다른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안무를 배우기 위해 무대 앞에 선 관객들은 주로 젊은 세대였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평소에 케이팝을 즐기는 듯 보였다. 적극적으로 케이팝 댄스를 배우는 관객들 뒤편으로는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보였다. 자리에는 주로 공공 문화생활을 즐기는 노년층과 가족 단위 관객들이 많았다.

< 세대를 불문하고 케이팝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안무 수업이 끝난 후 디제이 무벡이 본격적으로 케이팝을 틀기 시작하자 앉아있던 관객들도 무대로 나와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다. 정해진 안무가 아니더라도 음악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몸을 흔들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 서로의 손을 잡고 나온 노부부가 케이팝에 맞춰 무대를 즐겼다. 이날 공연은 궂은 날씨에도 약 2시간 동안 쉼 없이 이어졌다.

뉴욕 내 미술관도 케이팝을 필두로 한류를 소개하고 있다. 3월 24일부터 7월 28일까지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은 '한류! 더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의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의상, 소품, 사진 및 영상과 더불어 달 항아리와 한복과 같은 한국의 전통미술을 다양한 매체와 시각으로 폭넓게 소개한다. 그중에는 함경아 작가의 현대 미술과 티모시 현수 리(Timothy Hyunsoo Lee)와 줄리아 권(Julia Kwon) 등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작품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더 나아가 보스턴 미술관은 전시와 연계된 다양한 한류 행사를 준비 중이다. 『파친코』로 알려진 이민진 작가의 강연, 다트머스대학 김성림 교수의 한국 근현대사 강의를 비롯해 한국 영화, K-패션 등에 대한 한류 관련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한편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케이팝 그룹의 활약이 이어질 예정이다. 트와이스와 르세라핌 등 케이팝 그룹의 활약은 빌보트 차트를 포함한 여러 음원 및 앨범 차트에서 이어지고 있다. 북미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은 지난해 블랙핑크를 헤드라이너로 초대한 것에 이어 올해는 보이그룹 에이티즈와 걸그룹 르세라핌을 라인업에 포함했다. 현지의 음악 및 공연계에서도 케이팝은 역시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며 현지인들의 문화생활에 다방면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뉴욕의 극장들은 기획전이나 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를 상영하고, 뉴욕의 주요 미술관들은 한국 미술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특정 세대 혹은 팬들 사이에서만 소비되던 한국문화가 점차 뉴욕 대중의 문화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보이더니 이제는 여러 문화 선택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렇게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현지의 폭넓은 세대가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개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뉴욕에서 케이팝을 포함한 한국문화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희망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링컨 센터(Lincoln Center) 홈페이지, https://www.lincolncenter.org/series/lincoln-center-presents/k-pop-dance-night-with-dj-moobek 
- 《Paper》 (2024. 1. 9). The Hottest Party Bringing K-Pop to the Club, https://www.papermag.com/bias-k-pop-party#rebelltitem6
- 보스턴 미술관(MFA Boston) 홈페이지, https://www.mfa.org/series/korean-popular-arts-and-culture?event=113181
- 《Forbes》 (2024. 3. 3). Twice Charts Their First No. 1 Album In America, https://www.forbes.com/sites/hughmcintyre/2024/03/03/twice-charts-their-first-no-1-album-in-america/?sh=357929d362a6
- 《Forbes》 (2024. 3. 3). Le Sserafim Makes History With Their First Hot 100 Hit, https://www.forbes.com/sites/hughmcintyre/2024/03/05/le-sserafim-makes-history-with-their-first-hot-100-hit/?sh=1e19bb2f4781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Program Coordinator and Executive Assistant, YS Kim Foundation (New York, United States) Teaching Assistant and Course Assistant, New York University (New York, United States) Social Media Manager and Creative Web Director, 스튜디오랩딥(서울,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