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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이민자 스토리텔링이, 틱톡에서 반향을 일으키다

2022-02-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1일 캐나다 언론은 한국 이민자의 스토리 텔링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캐나다 미디어 《CTV》는 디즈니 스타일의 한국 뮤지컬, <심청>이 틱톡(TikTok)에서 유행하고 있는 배경과 이를 만든 주인공, 하버드 한인 대학생 줄리아 류(Julia Riew) 씨를 소개하였다.
틱톡에서 유행하고 있는 뮤지컬, 심청 - 출처: CTV/인스타그램(@mjtotoro)

<틱톡에서 유행하고 있는 뮤지컬, 심청 - 출처: CTV/인스타그램(@mjtotoro)>


조회수 100만 회에 가까운 센세이션을 일으킨 영상은 라는 노래를 부르는 41초 분량의 동영상이다. 직접 작사작곡한 뮤지컬 <심청>의 일부인 를 부르는 한국계 미국인 줄리아 류는 필터를 이용해, 한복을 입은 완벽한 공주로 변신했다. 2월 5일 현재 96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상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이제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은 나를 막을 수 없어. 세상의 모든 파도도 나를 흔들 수 없어. 목표를 정했으니, 지켜봐. 잠수하자. 이젠 잠수만 남았어. 잊지마. 눈을 꼭 감고 숨을 들이켜봐. 하나 둘 셋. 뛰어봐.

두려움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이 노래의 가사는 주인공 심청이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빠지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업로드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뮤지컬 <심청>은 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팬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 직접 연주한 공연 등이 함께 업로드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한국인 주인공, 심청이를 디즈니 영화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디즈니 스타일의 한국 공주를 만들어 낸 줄리아 류 - 출처 : CTV/인스타그램(@juliariew)

<디즈니 스타일의 한국 공주를 만들어 낸 줄리아 류 - 출처 : CTV/인스타그램(@juliariew)>


《CTV》는 한국 설화이자 판소리계 고전 소설인 <심청이>가 디즈니 스타일의 한국 뮤지컬로 변신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느 동화처럼 모험과 용감한 여자 주인공, 멋진 왕자와 심술 궂은 용왕의 이야기를 담은 <심청이>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깊은 바다로 빠진 심청이의 환상적인 여행을 따라 진행된다. 용기 있는 주인공 심청이는 바다에 빠진 후 마법의 왕국에 들어가게 되고, 10년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탈출을 계획한다. 그 과정에 왕자와 용왕을 마주하게 된다. 결국 심청은 공주라는 칭호를 얻게 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여느 디즈니 영화들과 맥락을 같이 하는 내용이지만 최초의 한국인 공주가 등장한다는 점이 대중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세인트 루이스에서 자라고 하버드에서 예술공연을 전공한 한국계 미국인 3세 줄리아 류 씨는 직접 곡과 가사를 쓰며, 여러 뮤지컬을 만들어 왔다. 그녀는 “졸업 논문을 위해 연구하기 시작한 <심청>을 통해서 자신의 이주민, 이민자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고향을 찾아 떠나는 심청이가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에서 전공을 의과에서 예술공연으로 전공을 바꾸게 된 것, 하버드 대학 내 공연장에서도 아시안들이 주류가 되지 못하는 것, 한국 여행에서 또 다른 이방인으로서의 소외감 등의 감정이 뮤지컬 <심청>을 쓰는 데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말한다. 또한 <심청>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용, 여왕 등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 고전, 역사를 연구하면서, 이를 자신의 스토리 중 일부가 되게 하였다고 밝혔다.
 
이 과정을 통해 정체성과 예술성이 어떻게 교차하는지, 우리가 말하기로 선택한 이야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심청'으로 가는 길을 찾은 방법이죠.

또한 《CTV》와 《야후 캐나다》는 틱톡에서 유행한 뮤지컬 <심청>이 코로나19 시대의 틱톡과 Z세대의 강력한 조합의 증명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20년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이 취소되었을 때, 초등학교 교사가 재미 삼아 작사 작곡한 노래를 틱톡에 올린 영상이 챌린지처럼 유행하면서 다양한 팬들이 직접 참여해 노래, 춤, 무대 디자인, 포스트 등을 만들어 온라인 뮤지컬로 거듭난 <라따뚜이>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73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상영된 이 뮤지컬은 35만 명이 시청했다. 이는 브로드웨이에서 1년 동안 상영된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처럼 틱톡 플랫폼은 단순한 립싱크나 댄스 비디오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이 되고 있다. 뮤지컬 <심청> 또한 많은 팬들의 직접적인 창의적 활동을 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줄리안이 시작한 <심청> 이야기는 팬들에 의해 ‘연꽃’, ‘구미호’ 등 다양한 캐릭터가 창조되고 있고, 다양한 버전의 노래와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한 한국 뮤지컬 <심청>은 이제껏 디즈니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한국 공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즉 ‘한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성이 스토리텔링과 문화 영역에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거대 엔터테인먼트인 디즈니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일반인들이 직접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뮤지컬화 할 수 있다는 시도를 조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심청전은 한국 동화를 캐나다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여러 문화 활동으로 제안된 적이 있었지만, 바닷속에 빠진다는 부분이 캐나다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라 고민했다는 한인 단체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부분이 도리어 창의적인 뮤지컬과 함께 환상의 여행으로 가는 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많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줄리아의 틱톡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심청>과 줄리아의 사례는 여전히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이야기들이 여러 분야의 협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혼돈과 불안함 속에 살아내고 있는 많은 이민자,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 가진 정체성의 혼란이 이제는 재능있는 2세 3세를 통해 예술성과 만나 새로운 이민자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참고자료
https://www.ctvnews.ca/lifestyle/a-tiktok-user-wrote-an-entire-musical-for-her-disney-style-korean-princess-1.5762570
https://ca.movies.yahoo.com/she-created-her-own-korean-174427360.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