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 유럽에서 빛나는 한국화 홍성녀 화백 인터뷰

2022-08-0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작품에서 화가의 호 ‘이목’을 한자에서 한글 쓰기로 변경하면서 유럽에서 동양화가 아닌 ‘한국화’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홍성녀 화백은 지난 6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한국 문화 행사에 참가해 유럽인들에게 한국의 수묵화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홍성녀 화백은 2018년부터 벨기에 항구도시 앤트워프에 위치한 러브투아츠 갤러리(Love2Arts Gallery)의 유일한 전통한국화 전속작가로 유럽에서 전시회, 아트페어, 한국화 퍼포먼스와 워크숍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럽인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러브투아츠 갤러리 진승연 대표는 “홍성녀 작가는 전문적인 물 작품 화가로 폭포나 계곡, 흐르는 강들을 보고 있자면 현실에서 보듯 물이 튀어 오르는 것 같고 마치 물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면서 “작품을 통해 생생한 표현력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홍성녀 작가만이 가진 붓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한지에 그려진 멋진 한국화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자연을 한지에 옮겨, 보는 이로 하여금 우리의 자연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유일한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홍성녀 화백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홍성녀 화백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홍성녀 화백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에서 활동중인 한국화 작가들의 어려움과 한국화의 미래를 걱정하는 작가의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고, 한국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노력하는 이유 또한 알 수 있었다. 홍성녀 화백의 이러한 노력으로 한국화가 세계 속에서 퍼져 나가기를, 그리고 이러한 여파로 오히려 한국에서 전통한국화의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작가님은 한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500년 전통의 한국의 수묵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저의 작은 희망은 2018년 벨기에 러브투아츠 갤러리와의 인연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벨기에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9년에는 처음으로 한국화 라이브 퍼포먼스를 시도했는데 예상 외로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계기로 2020년 유럽에서 한국화 퍼포먼스 행사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잠시 막혔다가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세계로 나가려고 합니다.

벨기에 한국문화교육협회 워크숍 장면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벨기에 한국문화교육협회 워크숍 장면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지난 6월 24일 벨기에 한국문화교육협회(KOCEABE)에서 주관한 한국화 워크숍에 강사로 참가하셨는데요, 벨기에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현지인 15명이 한국화 워크숍에 참가했는데요. 참가 학생 모두가 한국화를 배우겠다는 열의가 너무 높아 감동했고, 기대 이상의 재능을 보여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불과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쉬지 않고 붓의 느낌과 먹의 농도를 연습한 뒤 각 개인이 자기만의 작품을 완성해냈습니다. 모두 한국화에 매료되었고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의미 있는 워크숍을 마쳤습니다. 행사 내내 한국화에 대한 설명과 수업을 이해하기 쉽게 훌륭하게 통역해주신 정은지 통역가에게 감사드리고, 특별히 이번 워크숍을 주최한 한국문화교육협회 김희진 원장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수묵화 퍼포먼스 장면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수묵화 퍼포먼스 장면 - 출처: 러브투아츠 갤러리>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한국-룩셈부르크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수묵화 퍼포먼스를 펼쳤고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소감과 현장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워크숍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한국문화원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움이 컸습니다. 특히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한국-룩셈부르크 수교 60주년 기념행사는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되고 설레는 행사였습니다. 초대를 받고 회원들과 행사를 준비하면서 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준비하여 우리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화 라이브 퍼포먼스의 매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감을 현장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얀 한지 위에 먹을 한껏 먹은 붓 하나로 매화 가지를 거침없이 그려 나가면 그 뒤를 이어 매화 꽃을 그려 나가는 보조 작가들의 바쁜 손길이 잇따릅니다. 대략 8미터의 한지 위에 15분안에 매화가 만발하고 화목과 평화를 상징하듯 마주보고 앉은 한 쌍의 새로 작품이 마무리됩니다. 이번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들 역시 숨을 죽인 채 우리와 함께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는 기운을 느꼈습니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들렸던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지금도 제 귓가에 맴돕니다. 이렇게 한국화를 유럽에 알릴 수 있도록 초대해 주신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님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수묵화 퍼포먼스는 한국인인 제가 봐도 경이롭기까지 한데요, 규모가 커서 준비 과정과 라이브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수묵화 퍼포먼스는 혼자서 하는 퍼포먼스가 아니기 때문에 보조 작가들의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고 서로 협력하여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때문에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하루에 몇 시간씩 여러 날을 연습하는 과정이 힘듭니다. 그렇게 여러 번 연습해도 할 때마다 늘 다른 작품이 나오기 때문에 순간순간 대응해 내는 순발력까지 있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운송해 와야 하는데 그 중 10미터 크기의 한지 운반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유럽에 한국화를 알리는데 적극적인 작가님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어떠한 계획들이 있는지 알려 주세요.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더 활발히 활동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9월 말에는 LA에서 초대전이 있고, 10월 8일에는 3년만에 벨기에 러브투아츠 갤러리에서 개인 전시회가 있으며 10월 12일에는 프랑스 참전용사협회에서 기념행사에 한국화 퍼포먼스를 초대해 주셔서 보조작가들과 다시 한번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 10월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와 프랑스 국화 아이리스로 퍼포먼스를 하고자 합니다. 그 이후에는 2023년 초 LA아트쇼에 출품할 작품들 준비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한국화를 더 널리 많이 알렸으면 하는 저의 작은 소망을 이루고자 국내보다는 해외 활동에 더 전념하고자 합니다.

사진출처 : 러브투아츠 갤러리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