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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세미나, 영국 내 한류를 이야기하다

2022-10-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10월 14일 오전 10시 런던 템즈 강변의 한 건물에서는 영국 곳곳에서 온 수십 명의 사람들로 활기를 띤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아침까지 런던에 오기 위해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는데, 통신원 또한 7시 기차를 타고 그 자리에 도착했다.

이날은 한류에 대한 공개 세미나가 열리는 날이었다. 리버풀 대학교와 킹스컬리지 런던이 ESRC(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의 지원을 받아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로 다음 날까지 이틀 동안 진행되는 ‘한국 창의성의 세계화: 한류 전시와 기록’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대부분의 행사는 해당 네트워크에 소속된 사람들을 위한 것이지만 이 세미나는 대중에게 공개돼 예매를 통해 누구나 찾아갈 수 있는 행사였다. 세미나가 시작되기 며칠 전 이미 표가 매진될 만큼 사람들의 큰 관심 속에서 행사가 시작됐다.

세미나 소개와 예매 안내 화면 - 출처: Eventbrite 공식 홈페이지

<세미나 소개와 예매 안내 화면 - 출처: Eventbrite 공식 홈페이지>


리버풀 대학교 엄혜경 교수와 킹스컬리지 런던 이혜경 교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세 시간 동안 총 다섯 개의 발표와 그와 관련된 논의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표로 홍석경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화와 관련된 개괄적인 내용을 다뤘는데 한류가 각 미디어나 국가의 성격에 따라 어떻게 수용돼 왔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팬덤 중심의 자발적인(Bottom-up) 한류 수용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어서 골드스미스 컬리지의 키이스 네구스 교수는 글로벌 맥락에서의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산업과 소비자에 대해 발표했다. 한류에 대한 논의가 포스트 글로벌(post-global) 현상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콜레트 발망 킹스턴 대학교 교수는 영국 내 한류 팬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지 보여줬다. 짧은 티타임을 가진 후, 성신여자대학교의 심두보 교수는 한류의 제도화와 산업화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대기업의 미디어 산업 진출로부터 시작된 한국 문화 산업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다뤘고 한류 수용의 자발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Victoria & Albert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로잘리 킴 씨와 최유진 씨가 현재 진행 중인 '한류: Korean Wave' 전시회에 대해 소개하면서 한국의 역사, 문화,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보여줬다.

세 시간 동안 펼쳐진 세미나가 끝난 후 세미나에 참석한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 중 두 명에게 이 행사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러프버러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 미디어학과 김태영 교수는 "정책학, 음악학, 미디어학, 문헌정보학 등 학문적 배경이 다른 한국과 영국의 연구자들이 모여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며 "한류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정책적, 문화적 결과물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또한 "한류 및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서 비(非)한국인 연구자들이 가진 시선들이 매우 흥미로웠고 한국인 연구자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들과 통찰력이 제시돼 좋은 자극이 되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해외의 한류 팬들과 소비자들의 영향력에 대해서 보다 다층적인 연구가 진행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드러냈다.

인사말을 전하는 엄혜경 교수 - 출처: 통신원 촬영

<인사말을 전하는 엄혜경 교수 - 출처: 통신원 촬영>


한편 한국 크레에이티브 산업의 경제적인 성공에 대해 연구하는 런던의 대학생 빌리(Billie, 20) 씨는 연구에 도움이 될 자료를 찾던 중 지도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해당 세미나에 참석했다. 빌리 씨는 세미나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러 학계의 관점에서 한류에 대해 깊게 다뤘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배운 배경 지식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심두보 교수의 발표와 존 뉴비긴 전 Creative England 회장의 코멘트가 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아주 흥미롭게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2017년에 처음 한국 문화를 접한 후 K-World에 대해 큰 관심이 생겼는데, 후에 전 세계가 한류에 매료된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의 경제적, 정치적인 역사를 볼 때 이런 성공이 매우 놀랍다."는 한류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드러냈다.

짧은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세 시간의 세미나였지만 다양한 관점의 발표, 그에 대한 논의와 질의응답으로 가득찬 열띤 시간이었다. 존 뉴비긴 전 Creative England 회장이 코멘트에서 언급했듯, 한류의 확산은 음식이나 영화, 음악 등 특정 분야의 인기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 전체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이라는 점에서 신기한 현상임이 틀림없다. 이 현상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역사, 정치, 문화적인 배경과 정책적인 접근, 세계적인 시각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 현상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Eventbrit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eventbrite.com/e/the-korean-wave-hallyu-and-globalizing-south-korean-creativity-tickets-427249684307?utm_source=eventbrite&utm_medium=email&utm_campaign=reminder_attendees_48hour_email&utm_term=eventname&ref=eemaileventremind

통신원 정보

성명 : 윤태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케임브리지 통신원]
약력 : 전) 카카오, 로엔 엔터테인먼트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