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활기 되찾은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과 한국 소설

2022-11-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출판 산업을 넘어 당대 정치 및 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는 담론의 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이전 규모로 개최돼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는 전 세계 95개국에서 출판사, 미디어 등 관련 업체 4천여 곳이 참여했다. 나흘간 업계 관계자 9만 3천 명, 일반 방문자 8만 7천 명이 도서전을 찾았다. 지난 19일 개막식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 대통령과 주빈국인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참석했다.

2022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 출처: 통신원 촬영

<2022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백미는 부스 곳곳에서 열리는 토론과 대화이다. 주요 출판사는 물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차이트, 슈피겔 등 유력 언론사도 대부분 무대를 만들고 주요 인사를 초대해 정치적 토론의 장을 연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대표인 위르겐 부스(Juergen Boos)는 "침체된 세계 정세 속에서도 도서전은 중요한 시그널이 된다. 열띤 토론과 개인적인 대화는 양극화를 막는 수단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국제 출판계의 만남의 장으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며칠 동안 귀중한 관계가 유지되고 형성된다."고 평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부스를 차린 언론사 차이트(좌)와 헤센주정부(우) - 출처: 통신원 촬영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부스를 차린 언론사 차이트(좌)와 헤센주정부(우) - 출처: 통신원 촬영>


특히 올해는 데뷔작인 『블루트부흐(Blutbuch)』로 독일 도서상을 수상한 킴 드 로리즌(Kim de l'Horizon)이 도서전의 스타가 됐다. 그는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가진 스위스 작가로 남자이기도 하고 여자이기도 한 스스로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자아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시상식에서 이란 여성들의 히잡 반대 시위에 연대하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삭발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클라우디아 로트 독일 문화부장관은 "이분법으로 나눠진 세상에서 성과 몸에 관한 고통스러운 협상을 묘사하고 독자들이 스스로의 진실에 대해 의문을 가지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영상 숏폼 플랫폼인 틱톡과의 협업도 눈에 띄었다. 프랑크푸르트 북메세는 틱톡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북톡(#BookTok)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해 인플루언서들과 청년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독일에서도 책을 테마로 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많다. 출판사도 적극적으로 이들과 함께 책 홍보에 나선다. 독일 국영미디어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북톡' 해시태그는 840억 번 이상 조회됐다. 도이체벨레는 틱톡을 통한 출판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실제 출판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틱톡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한 #BookTok 무대 - 출처: Frankfurt Buchmesse 제공

<틱톡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한 #BookTok 무대 - 출처: Frankfurt Buchmesse 제공>


한편 최근 독일 출판 시장에는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기점으로 여성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2021년 2월 독일에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현지 언론과 출판계에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10월 초에는 조남주 작가의 『우리가 쓴 것』이 수록된 단편 소설인 『미스 김은 알고 있다(Miss Kim weißBescheid)』라는 제목으로 독일에 출간됐다. 올해 도서전에 자리잡은 키펜호이어 & 비취(Kiepenheuer & Witsch) 출판사 부스에서도 조남주 작가의 소설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과 '미스 김은 알고 있다'를 소개하고 있는 키펜호이어 & 비취 출판사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과 '미스 김은 알고 있다'를 소개하고 있는 키펜호이어 & 비취 출판사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독일의 공영 라디오 방송은 지난 11월 8일 '한국의 이중고: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라는 기사에서 『미스 김은 알고 있다』가 전작인 『82년생 김지영』과 비슷하게 사례 연구 같으면서도 디테일이 풍부하고 매우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 때 한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대규모 정치사 소설에서 탈피한 여성 작가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인 것보다 더 정치적인 것은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가부장제도와 젠더 갈등에 관한 문제는 젠더와 다양성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독일에서 더욱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문학계에서는 한강과 조남주 이외에도 정유정, 김혜진, 김애란, 배수아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꾸준히 소개되면서 또 다른 한국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Frankfurt Buchmesse 제공

참고자료 
- 《dw.com》 (2022. 10. 19). Wie #BookTok den Buchmarkt verändert, https://www.dw.com/de/booktok-beeinflusst-buchmarkt/a-63456052
- 《buchreport》 (2022. 10. 24). Frankfurter Buchmesse zieht erste Bilanz für 2022, https://www.buchreport.de/news/frankfurter-buchmesse-zieht-erste-bilanz/
- 《bundesregierung.de》 (2022. 10. 24). Roth: „Bücher brauchen Bühnen und Begegnung“, https://www.bundesregierung.de/breg-de/suche/frankfurter-buchmesse-2022-2134982
- 《Deutschlandradio》 (2022. 2. 4). Gegen das Patriarchat anschreiben, https://www.deutschlandfunkkultur.de/suedkorea-frauen-patriarchat-feministin-hangukman-100.html
- 《Deutschlandradio》 (2022. 11. 8). Koreanischer Doppelwumms: Kapitalismus & Patriarchat, https://www.deutschlandfunk.de/koreanischer-doppelwumms-100.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