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화정책/이슈] 미얀마 미스 유니버스 의상 논란, 변화의 시도를 둘러싼 갈등

2024-04-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의 전통이라고 하면 멋진 한옥, 한복, 한식 등이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인 틀과 형태는 유지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한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무대를 선보이는 것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하며 그 인기가 폭발적이다. 때로는 기존의 한복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에 맞춰 멋스럽게 리폼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블랙핑크의 < How you like that >, BTS의 < IDOL > 무대에서도 리폼한 한복을 찾아볼 수 있다. 거문고를 연주하거나 부채를 활용하는 등 한류의 주역들이 전통과 현대의 퓨전을 활용해 한국문화를 알리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편 수많은 종족이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부족어로 이야기하면 다른 부족은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부족만의 문화가 존재한다. 미얀마 전통의상 론지(longyi)는 부족마다 특징이 있지만 일반적이다. 일상생활에서 한복을 입는 한국인은 많지 않지만 미얀마에는 전통의상 론지를 입고 등교하거나 출근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또한 결혼식에서 입는 론지는 매우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원단을 사용한다. 세계 미인대회에서 미얀마 대표가 론지를 입고 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최근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된 사례가 현지 언론에서 화제다.

3월 18일, 19일 미얀마 주요 일간지 《Eleven Myanmar(일레븐 미얀마)》는 '미얀마 연극협회, 모욕적인 의상 디자인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미얀마 연극협회(MTA)는 다가오는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미얀마를 대표하기 위해 디자이너 킨 수 수 아웅(Ms. Khin Su Su Aung)이 스케치한 의상 디자인과 모델 신디 먓(Cindy Myat)이 착용한 드레스 사진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3월 16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FAE(Fashion & Artistry Exhibition)에 공유된 내용에 의하면 "디자이너 킨 수 수 아웅이 스케치한 의상 디자인은 남성의 모자와 여성의 의복이 결합된 디자인이다. 이는 전통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울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미얀마 연극협회는 "미얀마의 전통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회에서 해당 의상을 착용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대회의 규칙과 규정, 더 나아가 미얀마 문화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미스 유니버스 의상 논란을 다룬 현지 언론 - 출처: 'Eleven Myanmar' >

미얀마는 사실 전통과 문화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의상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비치는 배경이나, 영화 속 선정적 장면 등을 두고도 보수적이다. 이에 대해 현지 젊은 세대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위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디자이너가 유명해지길 바란 나머지 전통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디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처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 잘못이지 모델이 무슨 잘못인가", "모델도 전통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등과 같은 반응도 있었지만, 인터뷰에서는 "별것도 아니고 예쁘기만 한데 고정관념에 너무 사로잡혀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모델과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인데 비판하기에만 바쁘다."와 같은 반응을 볼 수 있었다.

< 미스 유니버스 의상 논란에 대한 미얀마 네티즌들의 반응 - 출처: 페이스북 계정(@ElevenMediaGroup) >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좋다, 나쁘다 가치를 판단할 수 없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한복을 개량하고 첫 무대의상으로 올렸을 당시 한복의 아름다움을 칭찬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보수적인 관점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고유한 문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대적인 변화를 따라가는 것도 멋진 변화의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서 좋은 결과물이 도출되고 또 다른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이와 관련해 완강한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논란을 딛고 미스 유니버스에서 아름다운 의상이 나오길 바란다. 이번 사건은 미얀마에서는 전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문화 훼손에 대해 매우 예민하므로 이곳으로 관광을 오거나 미얀마의 문화에 대해 발언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또 다른 사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Eleven Myanmar》 (2024. 3. 18). Miss Universe controversy: Myanmar Theatrical Association denounces 'insulting' costume design, https://elevenmyanmar.com/news/miss-universe-controversy-myanmar-theatrical-association-denounces-insulting-costume-design
- 《Eleven Myanmar》 (2024. 3. 17). Miss Universe ပြိုင်ပွဲတွင် သဘင်မင်းသားခေါင်းပေါင်းနှင့် အမျိုးသမီးဂါဝန်ကို တွဲဖက်ဝတ်ဆင်မည့် ဒီဇိုင်းအား သဘင်အစည်းအရုံးက ပြင်းထန်စွာကန့်ကွက်, https://news-eleven.com/article/289755
- 페이스북 계정(@ElevenMediaGroup), https://www.facebook.com/share/p/QrtjRkoTsh1fx3qj/?mibextid=oFDknk

	

통신원 정보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