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해에서 펼쳐진 전통문화 융합 교육 '번지고, 스며드는'
2025-06-13주요내용
2025년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프로그램이 중국 상해에 도래했다. 해당 사업은 재외한국문화원(홍보관)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단체)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은 위챗 공식 계정(微信公众号)과 샤오홍슈(小红书)를 통해 "한국의 판소리와 현대 예술의 결합 프로그램을 5월 16일, 17일 이틀에 걸쳐 3회차로 운영한다."고 전했다. 바로 '번지고 스며드는- 한국 현대 예술 오감 몰입형 체험 수업(蔓延渗透 - 韩国的艺术印记 - 韩国现代艺术五感沉浸式体验课)'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주중 한국문화원,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주홍콩 한국문화원이 협력해 운영하는 순회 강좌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고유 문화유산인 판소리와 미술관 소장품을 연계한 융복합 표현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다. 통신원은 이틀간 상해에서 강좌를 진행한 강사 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된 투어링 케이-아츠 '번지고 스며드는' 강좌 - 출처: 통신원 촬영 >
'번지고 스며드는' 강좌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우선 한국의 전통 음악인 판소리에 대한 간단한 이론 수업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수강생분들이 모두 현지 중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제가 직접 시연하면서 판소리의 장단과 대표적인 이야기를 쉽게 풀어 설명드렸어요. 그다음에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함께 감상했습니다. 각자 작품을 보며 어떤 감정이 드는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등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인 체험 활동에서는 제가 장단을 연주하며 판소리를 들려드리면, 참가자들은 그 소리에 맞춰 한지에 먹과 물감을 사용해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판소리 공연이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강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문화 콘텐츠 하나를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한국의 전통 예술을 통해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끌어내고 표현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수업이 '체험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좌 종료 후 수강생 및 강사진의 단체사진 – 출처: 통신원 촬영 >
중국은 역사문화적으로 인접해 있기에 아무래도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문화를 소개하다 보면 중국 수강생들이 문화 유사성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문화의 확산를 위해 강연 가이드나 시사점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문화는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 발전해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에 대해 깊이 논의했지만 결국 문화는 그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는 단순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고유의 정서와 그 체험을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판소리에 담긴 민족의 한(恨) 정서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현대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삶과 주변 환경을 판소리로 표현해 보는 활동을 통해 문화의 본질적인 가치를 새롭게 체험하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동시대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내느냐에 따라 서로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이번 투어링 케이-아츠 프로그램 '번지고, 스며드는'은 한국문화로 한국과 중국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나를 잇는 뜻깊은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이 상해에 거주하는 중국인 수강생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3인 인터뷰를 진행해 봤다.

<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강좌를 듣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어떤 계기로 이번 강좌에 참여하게 됐나요? 참여자 A: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위챗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던 중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해 남자친구, 친구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지만 독서회나 문화원 활동에 참여하는 편입니다. 참여자 B: 케이팝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멤버 디에잇을 좋아합니다. 디에잇이 농심 홍보모델이라 문화원 2층에 마련된 농심 한강 피크닉 행사를 신청하다가 같은 날짜인 이번 강의도 신청하게 됐습니다. 참여자 C: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계정이 샤오홍슈 둘러보기에 자주 뜨고는 했는데요. 위챗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이번 강연에 대해 알게 돼 신청했습니다. 시간이 될 때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의 활동을 체험해 보는 편입니다. 문화원에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좋더라고요.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받으셨나요? 참여자 A: 판소리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극이나 고전문화는 황제나 문인들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체의 중심이 관료와 사대부 같은 높은 계층인데 반해 한국의 판소리는 서민들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더라고요. 이 같은 차이점이 신선했고, 또 해당 요소를 현대 미술이나 생활과 결합해 새롭게 판소리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참여자 B: 판소리를 직접 해보는 것 자체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두 시간 동안 제 자신의 감정에 젖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판소리를 처음 들었는데도요. '전통문화를 들으면서 찾는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나'라는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참여자 C: 우연한 계기로 참석해 판소리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특히 판소리를 들으며 한지에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중국에도 이러한 체험 활동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중국의 고전 문학을 포함한 전통문화를 배우지만 실제로 이를 직접 체험할 기회는 많지 않았거든요. 한편으로는 이번 경험을 통해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느꼈습니다. 강사진의 기획과 프로그램의 취지가 중국인 수강생들에게도 정확하게 전달됐음을 알 수 있었다. 통신원은 상해 강연 마지막 날 강좌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실제로 두 시간 동안 좌석을 꽉 채운 중국인 수강생들의 표정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이번 강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과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25. 4. 29). 41개 우수 케이-공연·전시·문화강좌, 전 세계 32개국 순회, https://www.mcst.go.kr/kor/s_notice/press/pressView.jsp?pSeq=21807 -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위챗 계정, https://mp.weixin.qq.com/s/f5N21RIQgFKVbg3i8WGKPQ
통신원 정보
성명 : 김근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상해)/상해 통신원] 약력 : 복단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과정
- 해당장르 :
- 일반
- 해당국가 :
- 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