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석] 벨기에 유력 언론사가 주목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2025-09-12주요내용
지난 6월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드디어 이번 달에 벨기에 넷플릭스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방영 초기부터 벨기에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2~4위 사이를 차지하더니 8월 15일 기준 1위, 그 후 다시 3위로 내려갔다가 8월 말 현재는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대부분의 작품이 방영 초기에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후 두 달이 넘도록 순위가 오르내리는 독특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초반의 반짝 인기를 넘어 시간이 갈수록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 벨기에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출처: 넷플릭스 >
벨기에 유력 언론사 《De Standaard(더 스탄다르트)》는 8월 18일 "케이팝과 귀신 이야기의 조합으로 대박 난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집중 취재했다. 해당 기사는 "넷플릭스에는 성공한 시리즈가 많지만 자체 제작 영화는 조금 뒤처져 있었다. 그런데 이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다. 케이팝과 귀신 이야기를 섞은 이 영화는 음악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라며 시작한다. 매기 강 감독의 캐나다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감독은 겸손해 보이지만 사실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공개 8주 만에 넷플릭스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본 영화가 됐기 때문이다. <기묘한 이야기>나 <오징어 게임>처럼 성공적인 시리즈는 많지만 영화 분야에서 절실히 '히트작'을 원하던 넷플릭스에 바로 이 작품이 등장했다. 게다가 이 작품은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이자 사운드트랙 수록곡이 실제로 히트곡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이 넷플릭스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강조했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집중 보도한 벨기에 언론 - 출처: 'De Standaard' >
이어 "사실 어떤 인재들이 모였는지를 보면 이 성공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영화에는 다른 무기가 있었는데 바로 제작진의 4분의 3이 이중 문화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한국 배경의 영화지만 미국 자본으로 캐나다 밴쿠버와 몬트리올에서 제작됐기에 전 세계 대중에게 어필할 운명이었다."면서 매기 강의 유년 시절, 제작에 참여한 흥행작, 찰리 채플린 등 감독이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영화 등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또한 "한국의 무속신앙에서 귀신을 내쫓는 무당의 노래와 춤, 현대 콘서트와의 유사성을 통해 악령을 사냥하는 걸그룹 '헌트릭스'와 그들의 적인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가 탄생했다."면서 케이팝과 악령이 어떻게 결합하게 됐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또 다른 성공의 비결을 글로벌 음악진과 성우진에서 찾았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는 현재 케이팝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계 작곡·작사가와 가수들이 참여했고 성우 역시 한국계 배우로 구성됐다."면서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또 다른 성공의 비결은 '디테일한 한국적인 요소'를 꼽았다. "영화의 힘은 바로 이중 문화권 제작진의 디테일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밥상에 수저를 놓을 때 냅킨을 까는 습관, 간판 속 한글이 뒤집히지 않게 세심하게 확인한 점, 그리고 '헌트릭스' 멤버들이 '라멘'이 아니라 '라면'을 먹는 것 등의 작은 부분까지 반영했다. 악령 세계에서는 '사자 보이즈'가 검은 한복과 갓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특히 리더 지누는 항상 호랑이와 까치와 함께 나오는데 이는 한국의 민화에서 영감을 받은 설정이다."라며 영화 속의 한국적 요소를 자세히 설명했다. 마지막 성공 비결로는 '십대 관객을 겨냥한 스토리'를 뽑았다. "루미, 미라, 조이는 무대 위에서는 아이돌이지만 동시에 세상을 악령으로부터 지키는 전사다. 그들의 적인 '사자 보이즈'는 멋진 외모와 중독성 있는 노래로 팬들의 영혼을 훔친다. 십대 영화답게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있으며 이는 아바타와 소셜미디어 시대에 특히 공감할 만한 설정이다."라고 평가했다. 기사는 "무엇보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가 그토록 원하던 프랜차이즈 가능성을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루미의 이야기에 집중했지만 이미 미라와 조이의 서브 스토리도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하게 암시된다."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편을 시사했다. 지난 한 달 이상 벨기에 언론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높은 인기를 전하면서도 기자 역시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성공 원인을 설명하지 못한 채 머물렀다. 이는 작품의 폭발적 반응에 비해 언론 보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De Standaard》의 이번 보도는 그 성공 요인을 매우 한국적인 배경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전문지가 아닌 신뢰 높고 권위 있는 벨기에의 유력 시사 언론이 이 같은 구체적인 분석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제 벨기에 언론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 《De Standaard》 (2025. 8. 18). Hoe scoort met een mix van K-pop en een spookverhaal, https://www.standaard.be/media-en-cultuur/hoe-netflix-scoort-met-een-mix-van-k-pop-en-een-spookverhaal/84092780.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K-Heart 대표, 겐트대학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 해당장르 :
- 영화 / 방송
- 해당국가 :
- Belg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