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생성기에 '반 고흐 스타일로 그린 서울의 풍경'을 입력하자 나온 그림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허가 없이 게티이미지 소유 이미지 사용, AI 학습시켜"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세계 최대의 이미지·영상 플랫폼인 미국 게티이미지가 영국의 한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업을 상대로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게티이미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테빌리티 AI'(Stability AI)가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게티이미지 소유의 이미지 수백만 개를 AI 학습에 사용했다면서 런던 고등법원에 이 회사를 상대로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는 "우리는 지적 재산권을 존중하는 방식 아래 기술 기업이 AI 시스템을 학습시킬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제공해왔다"면서 "그러나 스테빌리티 AI는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 같은 라이선스 취득의 필요성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국 스타트업 스테빌리티 AI는 지난해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시스템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출시했다.
간단한 텍스트만 입력해도 유명 화가의 그림체를 본뜬 초상화부터 초현실주의적 화풍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스타일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스테빌리티 AI는 이 시스템으로 지난해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고 1일 사용자 수를 1천만 명 가까이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실리콘밸리 유력 인사 여러 명이 '디지털 지능'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 회사 오픈 AI도 지난해 이미지 생성 시스템 '달리-2'(Dall-E 2)를 출시하는 등 AI 이미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AI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만든 기존 콘텐츠를 대량으로 학습해야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저작권 문제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한 미술전에서 AI가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예술가 사이에서는 AI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해 학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이 스테이블 디퓨전을 학습시키는 데 이용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일러스트레이터 대니얼 데인저는 "나는 내 일의 가치를 깎아내릴 이 기계를 학습시키는 데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저작권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빌리티 AI는 이번 소송과 관련된 CNN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