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너자2' 美개봉에 中 들썩…세계 역대 3위 애니 '흥행'
송고시간 : 2025-02-14 17:23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 포스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中관영매체 해외 반응 집중조명…티켓수입 1조9천800억원 '기록'
굿즈 품절 대란·관련주 상한가 행진…SNS서 부정적 댓글은 삭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역대 최대 흥행 영화에 오른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2'(<口+那>咤之魔童鬧海·나타, 악마소년의 바다 소동)가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본격 개봉하면서 해외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중국에서는 너자2가 자국 소프트파워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입증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해외 예매 현황과 관객 반응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너자2는 전날 호주·뉴질랜드에서 개봉한 데 이어 이날에는 미국 등 북미에서 정식 상영을 시작한다.
너자2의 해외 배급사인 화런(華人·CMC)에 따르면 이 영화는 북미 지역 총 700개 상영관에서 선보이며 호주·뉴질랜드 극장 116곳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년간 중국 배급사가 이들 지역에 배급한 중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개봉관 수라고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또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너자2 시사회 반응이 뜨거웠으며 여러 해외 개봉관에서 예매가 급증해 다수 해외 관객이 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너자2가 미국 영화정보 사이트 IMDB에서 8.3의 높은 평점을 받은 것과 함께 할리우드리포터·버라이어티 등 미국 영화·연예 전문 매체들로부터 "중국 영화산업의 정점을 재정의했다", "문화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보편적 공감을 전달한다"와 같은 호평을 받았다는 내용도 자세히 전했다.
관영매체들은 중국 전통 신화를 바탕으로 한 너자2가 해외시장에서도 흥행 신기록을 이어가며 자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했다.
신화통신은 "너자2가 이미 해외 여러 영화시장에 상륙해 세계 관객들에게 중국 애니메이션의 풍모와 중화 문화의 매력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화 전문가인 장펑 난징사범대 부교수를 인용해 "너자2는 전 세계에 중국 영화산업의 부상과 문화적 소프트파워 성장을 보여주는 창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중국 고전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로 널리 알려진 고대 신화 속 영웅신 '너자'(나타)의 이야기를 각색한 판타지 애니메이션 너자2는 개봉 16일 만인 13일 박스오피스 수입 100억위안(한화 1조9천800억원, 미화 13억7천500만달러), 관객 수 2억명을 돌파하는 등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티켓 수입과 관객 수 모두 중국 영화로는 최고 기록이다.
중국 쓰촨성 청두의 빌딩에 비춰진 '너자2' 캐릭터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차원에서는 전 세계 역대 박스오피스 17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애니메이션 영화 가운데에는 '인사이드아웃 2'(2024, 글로벌 누적 수입 16억9천900만달러), '겨울왕국 2'(2019, 14억5천300만달러)에 이어 3위다.
춘제(春節·음력설) 연휴 둘째 날인 지난달 29일 개봉한 너자2는 9일 만인 지난 6일 중국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데 이어 8일에는 티켓 수입이 10억달러(1조4천400억원)를 돌파하며 '빌리언 클럽'(billion club)에 합류, 비할리우드 영화 최초이자 단일 시장에서만 10억달러 이상 수입을 올린 최초의 영화가 됐다.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마오옌(猫眼)은 너자2의 예상 총수입을 계속 상향 조정해 160억위안(3조1천700억원, 22억달러)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화할 경우 너자2는 애니메이션 가운데에는 글로벌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되며 전체 영화 중에서는 역대 매출 상위 7위에 오르게 된다.
흥행 돌풍 속에 중국에서는 너자2 캐릭터 피규어와 팝콘 통, 열쇠고리 등 각종 굿즈가 동나고 중고 시장서 웃돈을 받고 거래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인민일보와 경제매체 차이롄서 등이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너자2 피규어를 생산하는 후난성의 장난감 제조업체 '서니앤드샌디'의 경우 앞서 출시한 8만세트가 개봉 3일 만에 완판됐으며 주문이 두 달 치 이상 밀려 작업자들이 연장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너자 굿즈 주문 금액만 2억위안(4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제작·배급사인 광셴촨메이(光綫傳媒·인라이트미디어)는 춘제 연휴 이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차이롄서는 광셴촨메이가 이날도 장중 다시 상한가를 찍었으며 연휴 이후 누적 상승률이 260%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에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너자2에 대해 부정적 게시물과 댓글이 삭제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일부 네티즌들이 너자2에 대해 '진부하다', '뒤죽박죽이다', '문화적 왜곡' 등의 비판글을 올렸으나 곧 삭제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