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소득 양극화가 심해 대부분의 소비자는 가격 대비 성능과 상품의 가치를 기준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며, 따라서 주로 합리적인 가격의 저가제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고소득층은 고급 쇼핑몰에서 구매하는데 아시아 최대 쇼핑몰인 Mall of Asia를 비롯해 대형 쇼핑몰들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지방 중소도시에까지 폭넓게 들어서 있다.
또한, 필리핀은 제조업이 매우 취약해 가전제품 및 생활용품 등 다수의 소비재 및 공산품이 완제품 형태로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고, 필리핀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Overseas Filipino Workers Remittance: OFW Remittance)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 위주의 경제구조로 되어 있다.
1) 서비스·소비 중심의 시장 구조
필리핀은 개발도상국임에도 서비스산업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한편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서비스업에서는 관광, BPO, 건설 등의 비중이 높고 제조업은 전자, 반도체 분야에 집중돼 있다. 그 외 농업, 의료, 건설, 소매유통이 발달하여 있으며, 2020년 기준 서비스산업 비중 61.42%, 민간소비가 GDP의 78% 차지 차지할 정도로 소비 위주의 경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수출품목은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전자부품(반도체)을 비롯한 석유제품, 자동차, 기계류 및 운송장비, 기타 공산품 등이며, 반도체, 전자 등은 인텔, TI, Sanyo, 삼성전자 등 다국적기업의 현지공장이 대부분이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며 최대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2) 메트로 마닐라 및 소수 거점도시 상권 집중
우리나라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를 중심으로 한 루존(Luzon) 섬 남부와 일부 거점 도시에 상권이 집중돼 있다. 이외에 필리핀의 주요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세부(Visayas섬), 다바오(Mindanao섬), Subic, Clark(Luzon섬 경제자유구역) 등을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초대형 쇼핑몰이 발달하였으며 최대 유통업체인 SM, Robinsons, Rustan's 등이 운영하는 미국식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3) 외국인 투자/화교 자본에 의한 경제성장
반도체, 전자분야에 진출한 외국투자기업의 수출금액이 필리핀 전체 수출의 65%를 넘나들 정도로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과 같이 필리핀도 유통, 전자분야 중심의 화교자본의 영향력이 막강하며 다른 주요 산업으로 독점 및 과점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외 필리핀에 소재하는 국제기구(ADB), 외국차관(일본, EU, 미국, 한국 등)에 의존하는 인프라 개발이 추구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4) 부의 편중과 소비 양극화
극심한 빈부격차와 이에 따른 소비의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중국 복건성 출신의 화교가 필리핀 상권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상위 3~5%의 상류층은 잦은 해외여행과 명품을 선호하는 반면, 인구의 17%는 빈곤층으로 하루 2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어 빈곤퇴치가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중산층이 미약해 소비시장도 고가시장(초대형 현대식 쇼핑몰)과 저가시장(재래시장)으로 뚜렷이 양분되어 있다.
5) 공급자 중심의 시장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여 공산품을 비롯한 소비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일부 대기업이 유통을 장악하고 있어 경쟁이 제한적인 이른바 공급자 우위의 시장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무역협외에 따르면 20년 기준 2019년 수입 $1,129억/무역적자 $425억 에서 20년 수입 $908억/무역적자 $269억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가격 결정, 시장경쟁 등에 이들 업체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1년 외국인투자제한조치가 해제되고 있으며 외국인이 필리핀에서 소매업을 하기 위해서는 납입자본금 25만 달러 이상만 투자하면 기존과는 다르게 법인 설립이나 현지 진출 위한 절차들이 많은 부분 개선되고 있다. 유통산업은 오래전 화교자본이 장악하였고 필리핀 자국민의 자본은 형성되지 못해, 결국 이 외국인의 소매업 투자제한 조치가 역으로 필리핀시장을 공급자 중심으로 만드는 주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었으나 외국인의 소매업 투자 제한 조치가 해제되며 외국인 기업들의 납입 자본금 요구치 완화등 소매업 부분에서 외국인 소매업자들이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