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한류는 K–드라마의 인기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은 내 가슴에>를 시작으로 <가을동화>, <호텔리어>, <겨울연가>, <해신>, <명성황후>, <불멸의 이순신>, <대장금>이 인기를 구가해 왔고,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 <해를 품은 달>,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셀 수 없이 많은 드라마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소수 마니아층의 인기를 넘어서 이미 국민 드라마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문화가 비슷한 양국의 생활상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잘생기고 멋진 남·녀 주인공을 보기 위해 본다는 이들도 있다. 그 외에도 언어 공부를 위해, 혹은 현실에서는 볼 수 없을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대한 대리만족을 위해 즐겨본다는 등 다양하다.
수많은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 중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남녀노소 모두가 최고의 주인공으로 꼽는 이는 바로 <대장금>의 ‘땅겜(대장금 배역 중 장금의 우즈벡 식 이름)’이다. 지금까지 족히 수십 번은 국영 TV 채널에서 방영되었던 그녀가 드라마 속에서 내뱉는 대사를 외우고 드라마 속 배역인 ‘장금이’가 보여주는 한식을 집에서 따라 해 보려 인터넷을 통해 간단한 한식 조리를 배우거나 한식당을 즐겨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대장금’의 국민적 인기는 지난해 11월 샤브카트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했던 당시 청와대가 준비한 만찬에 배우 이영애가 참석하고, 드라마 OST인 <오나라> 특별 공연을 개최하면서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무엇보다 국민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영애를 만찬장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이영애에게 우즈베키스탄 명예 관광 홍보대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www.mytube.uz》에 소개된 국빈방문 만찬장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배우 이영애 - 출처 : http://mytube.uz/tracks/587919.htm>
당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빈방문 만찬에 참석한 이영애의 모습은 국영 방송저녁 정시 뉴스 시간에도 전파를 탔으며 이후 이 장면은 '마이튜브'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해 크게 화제가 되었다.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는 그 자리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답변만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9개월이 흐른 지금 ‘땅겜’의 “우즈베키스탄 명예 관광 홍보대사를 수락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날 만찬장에 참석한 이들만의 바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OLA APO》 7월호 이영애의 우즈베키스탄 명예 관광 홍보대사 관련 기사 - 출처 : 《OLA APO》>
교육, 교양 월간지인 ‘OLA APO’ 7월호에서는 그런 ‘땅겜’의 답변을 기다리는 독자들과 국민들을 대변해 ‘Тангем Узбекистонга туризм элчиси булдими?(땅겜 우즈베키스탄 명예 관광 홍보대사를 수락하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표지와 2장에 걸친 특집 기사를 실었다. 14 페이지에 실린 이영애 관련 기사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방문 당시 만찬 자리에 참석한 그녀와 즉석에서 제안된 명예 관광 홍보대사 내용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실렸다. 15 페이지에는 그녀의 이력과 대표 출연 작품, 가족들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었다. 잡지를 판매하는 서점과 가판대를 찾는 이들은 정말 ‘땅겜’이 명예 관광 홍보대사를 수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잡지를 펼쳐보며, 다 읽고 난 후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없어 다소 실망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수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대장금> 이영애의 인기는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녀에게 이러한 명예 관광 홍보대사와 같은 제안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닐 거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느 곳이, 혹은 어느 나라가 제안한 각기 다른 형태의 홍보대사직을 수락해주어야 한다고 논하는 것도 딱히 좋은 논제 거리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대장금>을 지금까지도 처음 시청하는 것 마냥 설레며 시청하는 이들의 애정과, 드라마 속 주인공 ‘땅겜’을 좋아하고 사랑해 자신의 딸에게 혹은 손녀에게 ‘땅겜’ 이름을 지어주는 이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십분 헤아려진다면 한 번쯤은 더욱더 긍정적인 답변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