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라오스는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베트남,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내륙국가다. 국경을 맞댄 나라가 많다 보니, 음식도 상기 국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유사점이 많다. 하지만 라오스 음식만의 특색도 존재한다. 어쩌면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잘 모를 수 있는 라오스 음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동남아에서는 국수 요리가 상당히 인기가 많다. 한국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베트남의 쌀국수 퍼(phở)는 라오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베트남의 쌀국수는 소 또는 닭 뼈를 이용하여 육수를 내지만 라오스 국수는 주로 돼지고기를 사용해 육수를 낸다 여기에 라오스식 된장을 풀어 국물을 만들면 ‘카오써이’라는 구수하고 맛있는 국수 한 그릇이 완성된다.
<라오스에서 인기 있는 베트남식 쌀국수, 퍼(phở)– 출처 : 통신원 촬영>
<라오스식 쌀국수, 카오써이 – 출처 : 통신원 촬영>
다음은 바게트 빵 샌드위치, 카오찌다. 19세기 프랑스가 라오스를 식민통치하면서 들어오게 된 라오스 대표 음식이다. 프랑스인들이 먹는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생선으로 만든 파테(Pate), 양배추 잎, 오이 절임, 돼지고기 등등을 넣어 매콤하고 푸짐하게 먹는다. 이 요리는 가격이 10,000킵(한화 약 1,400원) 정도로 길거리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요리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출근 또는 등교 전에 많이 먹고 야식으로도 먹기 좋다.
<라오스 식 바게트 빵 샌드위치(카오찌)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라오스도 쌀 문화권에 속해 있는 나라로, 쌀을 주식으로 삼는 나라 중 하나다. 일반 밥(Steamed rice)을 주로 먹는 한국과는 달리, 찹쌀밥(Sticky rice)을 주로 먹는다. 이 찹쌀밥에 자신들만의 파파야 샐러드인 땀막훙(Papaya salad), 잘게 갈은 생선 또는 고기를 각종 향신료와 볶아낸 랍, 구운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이렇게 먹는 방식을 파카오(Pha Khao)라고 부르며 뜻은 밥을 담는 쟁반이라는 뜻이다. 사실 파카오는 흔히 먹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먹는다. 라오스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4~5명이 모이면 바닥에 매트를 깔고 라오스식 쟁반에 찹쌀밥을 지은 바구니, 위에 언급한 여러 요리를 준비해 먹는다. 라오스식으로 식사를 할 경우, 주로 손으로 찹쌀밥을 돌돌 말아 반찬 또는 양념에 찍어 먹으며 숟가락은 국물 요리를 먹을 때, 젓가락은 국수류를 먹을 때만 사용된다.
<라오스 전통 밥상, 파카오 – 출처 : 쿠와라오 레스토랑 공식 홈페이지>
한국에서도 강원도와 경상도의 음식 스타일이 다르듯, 대한민국보다 땅 크기가 2배나 더 큰 라오스도 남쪽에서 북쪽까지 지역마다 요리에 개성이 있다.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루앙남타, 퐁쌀리와 같이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쪽에서는 사천 스타일의 후추(Mark Khaen)를 가미하여 혀를 마비시키는 듯한 매운맛을 즐긴다. 북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한국에서도 라오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루앙프라방을 만날 수 있다. 위치적으로는 같은 북부지역에 속해있지만 이 지역에서부터 음식의 스타일이 다시 바뀐다. 중국의 향이 가득한 후추의 사용은 자제하고 작은 고추로 만든 칠리 페이스트(Chili paste)를 이용한 음식을 만든다.
북쪽 지역과 달리 라오스의 남쪽에서는 생선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다. 그 이유는 큰 강들과 폭포가 많기 때문이다. 우기가 다가오면 남쪽에 사는 라오스인들은 잡은 물고기를 이용하여 발효된 생선 소스를 만들거나 생선을 말려 먹는다. 이 모든 것은 동남아의 날씨 특성상 음식이 빨리 부패 되기 때문인데 이렇게 만들어 보관하면 좀 더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다. 위의 조리법으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은 째우파카따오(Jeo Pa Ka Tao)라는 음식이며 말린 작은 물고기들을 각종 양념을 버무려 만든 음식이다.
현재 한국의 짜장면이 중국의 자장미엔(Zhajiangmian)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됐듯, 태국 음식 쏨땀(파파야 샐러드)은 라오스에서 땀막훙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쏨땀을 라오스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땀막훙은 식사 자리에서도, 간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인기 음식이다. 라오스 여행 중 음식을 먹게 된다면, 단순히 태국 및 베트남 음식과 유사한 측면만 바라보기보다, 지금 주문한 음식이 인접 국가의 유사한 음식들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고 먹는다면, 라오스 문화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라오스식 파파야 샐러드, 땀막훙 - 출처 : 통신원 촬영>
※ 참고 자료
https://www.kualaorestaura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