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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몽골 교사들의 파업으로 본 사회 문제

2018-09-2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몽골에서 9월은 전국적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올해 91일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93일부터 대학 및 초··고등학교, 유치원들이 공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모든 아이들이 새 학기의 시작에 무척 기대하고 기다리는 날이지만, 올해 9월의 시작은 다소 암울했다. 대부분의 국립 학교, 유치원 교사들이 그동안 받아 온 월급이 충분하지 않으며, 생활하기 빠듯하다는 점으로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새 학기의 기대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월 급여를 적어도 160만 투그릭(한화 약 70만 원)까지 올려 줄 것으로 요구하는 학교 및 유치원 직원들 - 출처 : 뉴스 사이트인>

 

··고등학교 및 유치원 교원들과 교직원들은 본인들의 급여가 다른 분야 공무원들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문제 삼아, 급여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새 학기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사실, 현재 몽골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은 유치원 및 초··고등학교 직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급 인상을 위한 운동은 작년 말에 시작됐지만,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이번 학기가 처음이다. 교사들은 한 달에 50~70만 투그릭(한화 약 22만 원~31만 원)을 받으며 생활한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평균 월급은 적어도 160만 투그릭(한화 약 70만 원)이다. 이에 국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몽골 재무부와 교육문화과학부는 최대 12~30%까지 단계적으로 상승시키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며, 정부가 본인들이 책정한 수준의 월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자 회견을 통해 파업을 통보하는 교사들 - 출처 : niigmiintoli.mn>

 

··고등학교 선생들은 일은 많은 데다가 업무에 대한 책임이 높다. 그러나 급여는 매우 적고, 생활하기 빠듯한 수준이다. 현재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교원들은 대출을 받은 상태며, 대출금의 이자만이라도 갚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기자회견을 통해 교사들은 우리 월급으로는 가족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 하루를 버티며 살아낼 뿐이다라 전했다. 억울한 마음을 정부에 전달하고자 파업을 선택해 울란바토르 시에 위치한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시위에 참여한 결과, 정부는 교사들의 월급을 2019년부터 2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몽골 내 여론은 대부분 교사들 편이다. 교사들이 파업을 이해하며, 파업할 수밖에 없는 없는 상황을 초래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새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2주간 학교에 가지 못하고, 공부하지 못한 학생들, 그리고 어린 자녀들을 어린이집에 맡기지 못해 업무에 차질이 생긴 부모들의 문제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학생들은 보충 수업을 편성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특히 아이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돌보느라 출근하지 못한 부모들의 피해 문제로 몽골 국민들은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통신원은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 수업이 시작되기 전, 5번 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학생들은 새 학기의 시작에 기뻐하며 빠른 걸음으로 학교를 향해 갔다. 그중 한 학생과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수업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며칠간 학교에 못 갔죠오랜만에 학교에 다니니 기분이 어때요?

수업은 지난주부터 시작됐습니다. 2주가 넘는 기간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고요다시 학교에 오니 너무 좋아요.

 

선생님들이 며칠간 수업을 진행하지 못 했는데혹시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나요?

알고 있습니다선생님들의 월급이 너무 적어서 일할 수 없었다고요그런데 정부가 지금 우리 선생님들의 월급을 올려 주기로 했다고 하여 너무 좋아요.

 

그동안 못 한 수업은 어떻게 보충하나요?

보통 때보다 좀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할 거에요보충 수업도 할 것이고요근데 사실 보충 수업 때문에 방학을 못 할까 봐 걱정이에요.

 

학생과 동행하던 어머니는 우리 집은 아이가 3명이에요. 큰 아이는 중학생이고, 나머지 2명은 현재 유치원에 다닙니다. 어린 아이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집에서 돌봐야 했어요. 회사에서 휴가를 승인해주지 않은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남편 한 사람의 월급만으로 5명이 먹고 살기는 쉽지 않잖아요. 이제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저는 다른 데에 일자리를 알아봐야겠어요. 선생들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상황을 그렇게까지 악화시킨 정부에게 억울한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파업을 통해 교사들의 월급이 인상되었다고 하니, 참 다행인 일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몽골 정부는 교육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길 기대해본다.

 

참고 자료 : www.shuurhai.mn

                      niigmiintoli.mn


  • 성명 : 롭상다시 뭉흐치멕[몽골/울란바토르]
  • 약력 : 현)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무관부 근무, 몽골국립대학교 한국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법과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