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벨기에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한류 단체, ‘K-Pop Belgium Society’는 벨기에 내에서 K-Pop과 한국 문화를 다른 젊은이들과 공유하는 데 주력한다. 동 단체는 지난 2년간 현지 한류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 열기를 이어받아 올해에도 《Hallyu Wave》를 개최하였다. ‘K-Pop Belgium Society’가 주최하고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교류진흥원의 협력으로 개최된 제3회 《Hallyu Wave》는 지난 9월 29일 토요일에 벨기에 최대 항구 도시 안트워프의 Royal Atheneum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열렸다.
<한류 축제 현장의 이모저모>
오전에는 여자 한류 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오후부터는 남자들과 어른 관객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무리 지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장소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한국의 추석 연휴 기간에 개최된 만큼 사람들은 제기차기, 공기놀이, 투호, 바둑, 딱지치기, 씨름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었으며, 한복 체험관이 준비되어 직접 마음에 드는 한복을 고르고 입어보며 사진 촬영까지 즐길 수 있었다. 그 외에 전통탈춤, 서예 쓰기, 한지공예, 태권도 등 특별한 워크숍도 눈길을 끌었다. 서예 쓰기에 참여한 인원 중 상당수가 이미 한글을 알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으며 처음 한글을 써보는 사람들도 즉석에서 배워 어렵지 않게 스스로 자신의 이름이나 좋아하는 K-Pop 그룹명을 한글로 적어 기념품으로 간직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워크숍은 한지공예였다. 예쁜 색깔의 한지로 한복 접기는 귀엽고 예쁘다는 평가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워크숍으로 꼽혔으며 재료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K-Pop을 부를 수 있는 노래방에서는 K-Pop 팬들이 한국어 노래 실력을 뽐냈으며, 사람들은 젓가락으로 빠른시간 내 물건 옮기기와 랜덤으로 추는 K-Pop 댄스와 런닝맨 게임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였다. 홀 중앙에서는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등의 댄스와 마마무의 노래를 직접 배울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K-Food, 먹거리도 풍성하게 준비됐다. 벨기에에서 한식 푸드트럭 ‘Table d’Ho’를 운영하는 박산호(San-Ho Park Correwyn) 씨와 한식 사업 ‘Mokja’를 운영하는 애진 허이스(Ae Jin Huys) 씨가 떡볶이, 김밥, 만두, 라면까지 매우 다양한 한국 스낵을 소개했으며 이 중 매운 떡볶이가 가장 인기가 좋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맛보았을 정도였다.
<축제에서 즐기는 먹거리>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제2부 행사라고 불릴 수 있는 K-Pop 경연대회였다. 노래와 댄스 부문으로 대회가 진행되었으며 솔로나 그룹으로 참여하는 대부분이 ‘The AIM’, ‘CODE//MOVE’, ‘MOVE’, ‘Reverse Constellation’ 등 아티스트 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단지 K-Pop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명과 리더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연습하는 그룹들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K-Pop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따라서 자체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팀들도 있었다. 세미 프로페셔널한 대회 참가자들의 공연은 승부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실력이 높았으며 이들의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환호하며 격려했다. 노래 부문은 ‘BlackPearl’이라는 아티스트명으로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부른 여학생이, 댄스 부문에서는 7명의 남학생들로 구성된 ‘The AIM’이 방탄소년단의 ‘Boy in Luv’로 우승을 차지했다. 축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DJ와 함께하는 K-Pop 파티에는 모든 사람들이 유명한 K-Pop을 들으며 음료수 잔을 들고 흥얼거리거나 춤을 추며 진정한 파티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K-Pop 파티에 사람들은 이것이 바로 축제라며 만족했으며 DJ MLE에 대해서도 K-Pop 선정을 매우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Hallyu Wave》를 주최한 ‘K-Pop Belgium Society’의 대표 리나 스키어스(Lena Scheers)는 “우리 단체는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은 NGO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한류 행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올해에는 작년 인기에 힘입어 행사장도 작년보다 두배 이상 큰 장소를 선택했으며 처음으로 온라인 사전 티켓 판매를 시도하였는데 성공적이었다. 행사가 거듭될수록 위생과 안전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예산 내에서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더 화려한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축제에 참석했다는 펠리너(Feline, 19세)는 “가장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은 K-Pop 댄스 배우기와 런닝맨 게임이었다”면서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예전에도 맛본 적이 있는데 오늘 이 행사에서 맛본 음식들도 맛있었다. 내년에도 반드시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한류 축제에 참여해 왔다는 오나(Onna, 20세)는 “올해에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즐겼다”면서 “축제가 열리는 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참여할 것이다”고 축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 문화 축제 《Hallyu Wave》는 벨기에 내 한류 팬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축제는 질과 양적인 부분에서 매해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벨기에 사람들에게 일 년에 한 번이지만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K-Pop 파티 프로그램처럼 한국 문화와 서양의 파티 문화를 접목한다면 벨기에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한류 행사가 될 것이다.
※ 사진 출처 : Asyel Coskun, K-Pop Belgium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