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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풍경을 담아내다, 가승현 작가 사진전

2018-10-1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미얀마에는 현재 우기가 마무리되고 태양을 가리고 있던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건기에 돌입하는 11월 전, 10월은 우기에서 건기로 변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따스한 햇살 아래 사람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거리에는 1023일부터 25일 동안 더딘쭈(thadingyunt) 기간을 기다리는 듯 거리에는 촛불, 폭죽, LED 장식물, 장난감 등이 판매 중이다. 국가 내외부의 소란스러운 사건들에 비해 주민들은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얀마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듯, 여전히 거리에는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거리는 뛰는 사람보다는 친롱(Chin Lone)과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던 풍경이 아직까지 미얀마에는 남아있는 것을 보며 흐뭇한 느낌이었다.

 


<가상현 포토그래퍼 사진전 현수막(), 레인보우 호텔에 개최된 사진전()>

 

한편, 삶의 여유와 느린 개발 속도로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하게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미얀마의 아름다움을 담은 가상현 포토그래퍼의 단독 사진전이 2018106일부터 1014일까지 미얀마의 레인보우 호텔에서 개최됐다. 쉐공다잉(shwe gone daing) 지역에 위치한 레인보우 호텔은 대로변에서 조금만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사진을 시작했는데, 다소 좁은 약 28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전시된 사진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수채화와 같은 느낌이 들어 마치 사진전에 온 것이 아니라 미술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통신원이 미술전이 아닌 사진전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은 작품 중 원래 형상을 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작품을 발견했을 때다. 마치 자로 잰 것처럼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했다. 사진전에는 관광지로도 유명한 양곤의 만달레이, 바간, 인레 등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도 많았지만, 촬영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사진도 여럿 있었다. 마치 한국에서 찍은 작품인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는 사진도 있어 흥미로웠다. 눈으로 직접 보는 듯한 맑은 느낌, 아름다운 경치, 미얀마인들의 모습, 풍경을 담은 사진, 특정 대상에 집중해 찍은 사진 등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바깥과는 달리 조용한 환경에 시간이 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통신원은 한국인 지인을 통해 전시 개최 소식을 전해 듣고 방문했는데, 통신원이 방문한 시간대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또한, 관람객 중 미얀마인은 많지 않았다.

 


<가상현 포토그래퍼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들>

 

현실과 사진과 그림은 매우 다르다. 통신원은 미얀마에 7년간 살았지만, 사진을 통해 본 미얀마는 이렇게 예쁜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20대 때는 나무를 보며 사람이 회복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자연경관을 담은 사진을 관람하며 정말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느낌과 함께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꼈다. 통신원과 함께 사진전에 방문한 Thet Hnin 씨는 저도 어디인지 모르는 사진들이 있네요. 사진이 너무 예쁜데 관람객이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사진전이 열린 장소는 조용해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환경이었고, 이것이 포토그래퍼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미얀마 현지 방문객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통신원은 종종 자국민들은 아마 외국인보다 더 여행을 못 가지 않을까?’라 생각한다. 미얀마에서 타 지역을 여행하기 위한 왕복 교통비는 현지 평균 월급에 비해 굉장히 가격대가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미얀마 사람들과 대화해보면, 실제로 여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꽤 많다. 책을 통해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사진을 보면서도 간접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내가 살고있는 미얀마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되면 미얀마 사람들도 자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이번 사진전은 혼자 보기 아까운 행사였다. 유사한 사진전이 또 개최된다면, 조용한 분위기는 유지하되 미얀마 사람들도 함께 관람하게 된다면 더욱 풍성한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성명 : 곽희민[미얀마/양곤]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