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코윈이 주최한 세계인이 함께하는 한마당 문화 축제>
지난 금요일, 도시 수호성인을 기리는 알무데나의 날을 맞은 마드리드는 마드리드 산치차로(Sanchicarro) 문화 센터에서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한마당 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세계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KOWIN, 이하 코윈) 스페인 지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한 볼리비아, 칠레, 에콰도르,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10개국의 단체, 동호회들이 참가했다. 코윈은 국내외 한인 여성 리더들의 교류 협력과 여성 인적자원 발굴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조직된 단체로 스페인에서는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스페인 코인은 한국 스페인 차세대 교류 행사 및 장학금 마련을 위한 한식 바자회 등 매해 활발한 활동으로 한서 문화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행사는 30분 지연돼 시작되었는데, 스페인 코윈 8기 이인자 지역 담당관은 당일이 휴일이라 사람이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생각보다 적은 인원을 보인 것을 보고 우려했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려왔고, 행사의 1부가 끝날 무렵에는 어느새 행사장 관객석이 가득 차 있었다. 행사는 이인자 지역 담당관, 스페인 재외동포 회장 김영기, 스페인 한국대사관 유승주 영사의 환영사와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들은 스페인어로 자리에 참석해준 관객들과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한국과 스페인의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유승주 영사는 이번 해 한국과 스페인 사이에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약 한 달전 발효된 것을 예로 들며 스페인과 한국의 교류가 한 층 도 활발해 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후 코윈의 바자회 활동으로 모금된 장학금을 이주은 학생에게 전달하는 장학금 수여식이 이어졌다.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한마당 문화축제에 참가한 각 국가의 대표팀들은 각 문화와 풍습를 표현하며 자신들의 나라의 전통 무용을 선보였다. 각 나라의 얼에 깃든 전통춤들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화합하자는 취지이다. 1부에서는 스페인, 인도네시아, 칠레, 루마니아, 한국 대표팀들이 나와 각자 자신의 나라나 지역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스페인 팀은 프로 플라멩코 댄서들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들은 플라멩코 무용 중 세비야 지역의 캐스터네츠를 이용한 무용과 바일라오라(여성무용수)가 걸친 숄(Mantón)을 공연을 선보였다. 세계 민속춤 중 가장 복잡한 기교가 쓰인다는 플라멩코 무용은 열정과 슬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춤으로 표현한다. 남성 무용수는 발을 많이 사용하며 여성은 관능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스페인 팀의 화려한 공연이 끝나고, 인도네시아의 공연이 이어졌다. 스페인 팀 공연처럼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반주 없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며 단체의 화합을 강조하는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칠레 팀은 춤은 남녀가 서로 손수건을 흔들며 사랑을 속삭이는 구애춤으로 칠레를 대표하는 전통춤 쿠에카 공연을 선보였다. 루마니아 팀은 흰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예쁜 전통 복을 입고 남녀가 어울려 우리나라의 강강술래 느낌의 전통 춤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각 나라의 전통춤을 선보여준 대표팀에게 큰 박수로 호응했다. 1부 행사의 끝으로 한국의 가야금 연주가 선보여졌다. 연주자들이 가야금을 들고 한복 입고 등장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핸드폰을 들어 동영상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가장 관객들이 흥미를 보인 공연이기도 했다. 연주자 중간에는 한국 사람이 아닌 스페인 연주자도 섞여 있었는데, 이들은 프로 연주자가 아니라 가야금을 배우는 학생들인 듯했다. 화려한 기교가 있거나 전문적인 무대는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는 보기 힘든 악기인 가야금을 직접 보고,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스페인 관객들은 만족하는 듯했다. ‘이것은 놓칠 수 없다’며 숨죽이고 무대를 동영상에 담던 ‘카티(36세)’는 한국의 악기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2부 전통춤 공연이 이어졌다. 루마니아 팀을 시작으로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볼리비아. 필리핀 그리고 한국의 공연이 펼쳐졌다. 에콰도르 팀은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어린 소녀들이 전통 춤을 선보였는데, 신나는 밴드의 연주에 관객들은 몸을 들썩거리며 무대를 즐겼다. 그리고 이어 우크라이나 공연에서는 에스닉한 전통복장을 입은 젊고 아름다운 남녀무용수가 나와 구애의 춤을 선보였다. 이어 우크라이나 민요 공연이 이어졌는데, 여가수의 아름다운 의상과 폭발적인 성량과 어우러진 무대는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했다. 이어 원주민 무용을 재현한 볼리비아 팀이 무대에 오르자 그 화려하고 퀄리티가 느껴지는 무대 분장에 모두 환호했다. 볼리비아 팀은 선과 악을 상징하는 춤 ‘디아블라다’를 재현했는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볼리비아 오루로 카니발의 퍼레이드에서 선보이는 춤이라고 한다. 한편의 뮤지컬을 본 듯한 무대 이후, 한국의 사물놀이 공연이 행사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국 민속 악기를 배우는 스페인 학생들도 섞인 이 무대에는 잦은 실수들이 있었지만,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한 데 모인 참가자들>
행사가 끝나고 관객들과 참가자들은 밖의 홀로 이동해 각국의 참가 팀들이 준비해온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처음 행사 시작과는 다르게 불어난 관객들에 음식 맛보기가 불가능해 보였으나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의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모든 이들이 즐겁게 서로의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코윈 스페인 지부가 이 행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무대 준비와 더불어 음식까지 준비한 참가 팀의 정성에 감동적이었다. 한국의 한 단체가 스페인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행사를 준비한 것은 특별한 일이다. 전통 공연과 음식이 있는 이번 행사는 서로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국 참가자들이 가져온 음식들로 마련된 음식 맛보기 행사>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