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음악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하여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악기를 잘 다루는 등,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미얀마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는 기타인데, 저렴한 가격(25,000짜트, 한화 약 22,000원)이다보니 길거리에서 다과를 즐기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술 혹은 음료를 먹으면서 삼삼오오 모여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노래를 들으면 코드의 흐름을 금방 파악하고 즉석 반주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이 사람들에게 음악을 배워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없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기타를 칠 줄 아는 지인에게 배운 후, 독학으로 배운다는 사람도 많다. 다만 한편으로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체계적 교육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 만약 자신들이 좋아하고 동경하는 아티스트가 미얀마에서 음악을 가르쳐준다면 어떨까? 아마 평생 잊지못할 추억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간직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실현이 됐다. 9월 중순, 윤도현, 2NE 1 산다라박, B1A4 산들, 모모랜드 주이, 워너원 출신 아티스트 김재환이 미얀마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음악선생님으로서 수업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나의 음악 쌤, 밍글라바’. 페이스북 상에서 약 2만회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 출처 : JBJ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페이지(@JBJ.enter)>
이 소식은 미얀마 국영언론 《New Light of Myanmar》를 통해서도 기사화됐다. 기사는 “한국 《SBS 플러스》 소속 42명의 영상제작팀이 양곤 밍글라돈(Mingalardon) 소재 Taw Taik Dhamma Yeik Thar Monastic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들의 방문은 어린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는 취지 하에 기획된 프로그램 촬영 차 이루어진 것이며, 동 프로그램은 한국의 인기 연예인 윤도현, 산다라박, 산들, 김재환, 주이가 출연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어 “음악을 체계적으로 학습해 본 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뿐 아니라 그들의 사랑스러운 공연을 보여줄 기회가 될 예정이며, 더불어 미얀마의 자연경관 역시 홍보될 예정”이라 덧붙였다. 또 동 다큐멘터리가 9월 9일부터 18일까지 양곤국제공항, 디도크 폭포(Dee Doke Waterfall),신퓨매 파고다(Sin Phyu Mae Pagoda), 우뻬인다리(U Bein Bridge), 바간 냐웅우(Bagan Nyaung U), 그리고 슈웨 구 마나스틱 학교(Shwe Gu Monastic school) 등에서 촬영될 예정이란 소식도 전하는 것에 이어 한국의 《SBS 플러스》, 《SBS FunE》 채널, 미얀마의 《Free to Air Channel》, 《Fortune 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상기 기사가 소개된 신문사는 주로 미얀마 국내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언론사로, 엔터테인먼트적 소식은 소개가 많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기사화 된 내용은 미얀마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얀마 국영언론 ‘New Light of Myanmar’에 기사화 된 ‘나의 음악 쌤, 밍글라바 - 출처 : New Light of Myanmar>
앞서 소개된 아티스트들은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는 목적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지만, 일반 시민들이 케이팝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서프라이즈 버스킹 공연도 진행했다. 현지에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케이팝 아이돌에 더불어,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곡을 주요 장르로 하는 현지 아티스트도 큰 인기를 끌기에, 버스킹 공연은 문화적 공감대 역시 형성하기에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깐따야 센터(KanTharYar Centre)에서 진행된 버스킹 공연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으나 질서 역시 잘 지켜져 차분히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버스킹 공연 소식을 듣지 못한 미얀마인들이 너무 아쉬워하며, “서프라이즈라서 이해는 되지만 아쉽다”,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 등, 대체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미얀마에서 버스킹 공연 중인 ‘나의 음악쌤, 밍글라바’ 출연 아티스트진 – 출처 : 인스타그램 윤도현 펜페이지(@yb_dream_er)>
프로그램 제작영상에는 <나의 음악쌤, 밍글라바> 출연진들이 미얀마 사람들이 음악을 쉽게 배울 수 있게끔, 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세심히 신경쓰는 모습이 담겨있다. 단순한 노래에 더불어 리코더, 실로폰, 율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르치는 모습은 오래 기억될 전망이다. 추후에도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미얀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JBJ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JBJ.enter/photos/a.1887179531295460/2900572926622777/?type=3&theater 《New Light of Myanmar》 (19. 9. 12.) , https://www.globalnewlightofmyanmar.com/sbs-plus-begins-filming-music-documentary-in-myanmar/ 인스타그램 윤도현 펜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p/B2VxEF4ldm3/ Fortune TV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FortuneTV.behappy/videos/381928452487805/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