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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카자흐 교사들, 한국 작품 비롯한 외국 콘텐츠 시청 장려중

2020-04-0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카자흐스탄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초등학교 방학이 4월 6일 이후로 연장되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방학을 낭비하지 않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러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외국 만화영화 보기‘다. 통신원은 학생들에게 한국 만화영화를 추천한 누르술탄 72번 초등학교 교사, 쿠아느싀바예바 에르케잔 누르가즤크지(Kuanyshbayeva Erkezhan Nurgazykizi)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누르술탄 72번 초등학교 교사, 쿠아느싀바예바 에르케잔 누르가즤크지 – 출처 : 통신원 촬영>

코로나19의 여파가 심각한 만큼 카자흐스탄 내 모든 학교가 4월 6일까지 방학을 연장했고,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 진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봄 방학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약 20개의 외국 만화영화를 추천하셨고, 그중 한국 애니메이션 <레드 슈즈(Red Shoes)>도 포함돼있습니다. 해당 리스트는 직접 제작하신 것인지, 또 리스트를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저와 동료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평소에 공부, 학원숙제, 수행평가 등을 하며 방학을 보내는 만큼, 이번 방학만큼은 특별하게 보내길 바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긍정적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 ’외국 만화영화 보기’라는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교훈적이고 학습효과가 좋은 애니메이션를 통해 아이들이 방학 기간에도 스스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려 했습니다. 그중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레드 슈즈>인데요,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을 다뤄 큰 교훈을 줍니다. 학생들은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평화, 겸손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외국 문화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가치 또한 학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교육과 성실함을 중시하는 국가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가치를 가르치는 데 애니메이션은 다른 콘텐츠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학생들에게 외국 애니메이션 시청을 추천하게 됐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레드 슈즈’를 홍보하는 카자흐스탄 영화관 – 출처 : kino.kz>

<교사들이 모인 채팅방에서 제안된 한국 애니메이션 ‘레드 슈즈’ - 출처 : 에르케잔 제공>

또, 교사들은 외국 문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덕에 동화가 <레드 슈즈>란 이름으로 애니메이션화 됐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들에게 추천하게 됐습니다. <레드 슈즈> 외에도 저희 교사들은 20개의 추천 애니메이션 목록을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추천 리스트에 있는 모든 애니메이션이 카자흐스탄어로 번역된 것은 아니지만, 자막을 통해 시청할 수도 있고, 또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시청함으로써 학생들은 재밌는 줄거리, 흥미로운 등장인물에 매력을 느끼고, 이는 더 나아가 학습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추천 애니메이션 20편
추천 애니메이션 20편

- 순위, 애니메이션명, 제작국가, 개봉연도

순위 애니메이션명 제작국가 개봉연도
1 발레리나(Ballerina) 프랑스 2016년
2 벼량 위의 포뇨(Ponyo on the Cliff by the Sea) 일본 2008년
3 몬스터 호텔(Hotel Transylvania) 미국 2012년
4 너의 이름은(Your Name) 일본 2016년
5 파라노만(Paranoman) 미국 2009년
6 스몰풋(Smallfoot) 미국 2018년
7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Onward) 미국 2020년
8 코코(Coco) 미국 2017년
9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미국 2015년
10 레드 슈즈(Red Shoes) 한국 2019년
11 아나 & 브루노(Ana y Bruno) 멕시코 2017년
12 Tito e os Pássaros 브라질 2018년
13 Insects-2 프랑스 2018년
14 날씨의 아이(Weather of Child) 일본 2019년
15 Great Trip 미국, 러시아 2019년
16 홈(Home) 미국 2015년
17 스노우몬스터(Abominable) 미국, 중국 2019년
18 Dad-mother goose 중국,미국 2018년
19 빅히어로(Big Hero 6) 미국 2014년
20 로렉스(Lorax) 미국 2014년
과거에는 교사들이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장했습니다. 이번엔 애니메이션을 추천했다는 점에서 새롭습니다. 이런 변화는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것인지요?
요즘 아이들은 과거와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합니다. 독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사들은 새로운 활동을 제안해보고자 했습니다. 적절한 주제의 영상 콘텐츠는 좋은 교육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아이들도 이런 새로운 교육방식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책과 영상 모두를 활용한다면 아이들의 상상력과 집중력을 상승시키는 데도 효과적일 거라 봅니다.

애니메이션 시청 여부는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예정이십니까?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으로 바꾸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장면을 짧은 연극으로 바꾸어 수업에서 시도했을 때, 학생이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역할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한눈에 보입니다. 또 시청한 만화영화에 대해 간단한 소감을 적어 내라는 과제를 내줄 수도 있습니다. 모든 활동의 성패 여부는 선생님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 에르케잔과 학생들 - 출처 : 에르케잔 제공>

추천 애니메이션 리스트 중 카자흐어로 제작된 작품은 없습니다. 대신 카자흐어 오디오북 청취를 권장하셨는데요. 특별한 목표가 있습니까?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그중 효과적인 방법은 시각과 청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청각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오디오북을 추천했습니다. 오디오북은 영상과 달리 좀 더 인문학적인 주제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영상에 현혹되기보다 줄거리에 집중하면서 듣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고 선과 악, 도덕성, 근면·성실 같은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줄거리를 바탕으로 등장인물과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선생님 개인적으로는 한류 콘텐츠를 즐기시는 편인가요?
대학생이었을 때 <올인(Va-Bank)>, <꽃보다 남자(F4)>를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줄거리는 기억합니다. 당시 두 드라마 모두 큰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드라마 <올인>은 사랑, 신뢰 같은 주제를 담았으며 제가 가장 재밌게 본 한국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꽃보다 남자>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당시 많은 학생이 챙겨 보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의 인사 문화, 정, 부모를 존중하는 태도 등 다양한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정이나 사랑 등의 가치도 한국에서는 어떤 형태로 묘사되는지 보면서 문화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만화영화와 드라마 같은 영상물도 나름의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요즘은 많은 초등학생이 외국 문화에 흥미를 느낍니다.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은 편인가요?
일부 학생들은 한류콘텐츠를 즐겨 봅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이미 여러 채널에 상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국 문화에 관심을 두는 학생은 언어에도 관심을 가지고 영어, 중국어, 한국어와 같은 외국어를 배웁니다. 이는 외국 드라마나 문화에서 시작된 흥미가 공부 원동력이 된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애니메이션 시청을 장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