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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21세기의 펑크 운동으로 변화한 K-Pop 커뮤니티

2020-07-0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최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는 K-Pop 팬들이 틱톡(TikTok)을 이용해 도날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유세장의 좌석을 예약하고 참석하지 않도록 연락을 해 “정치화된 K-Pop 커뮤니티가 21세기의 펑크 운동으로 변화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선거 유세를 망쳐 놓은 것을 SNS에서 자축한 K-Pop 팬들의 커뮤니티가 한국의 대중음악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점점 행동주의자화 되고 있다”고 분석을 해서 눈길을 끈다.

K-Pop 팬들은 #rallyfail, #crowdfail 등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서로 협력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오클라호마주) 유세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을 틱톡을 통해 자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미팅이 있기 며칠 전, 브래드 파스칼 트럼프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은 백만 명 이상이 입장권을 요청했다고 발표하면서 큰 성공을 기대했었다.

<텅 빈 유세장 모습 - 출처 : Les Echos>

이미 한국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장면을 보면 유세장이 비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털사시 소방관계자들은 유세장 참석자 수를 불과 6,200명이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Pop의 팬들로 구성된 굉장히 활동적인 커뮤니티가 틱톡을 이용해 트럼프 유세 장소의 좌석을 예약하고 참석하지 말라고 독려한 것이다. 기사는 “비록 K-Pop 팬 커뮤니티의 캠페인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장을 비우게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K-Pop 팬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Pop 팬인 크리스(Chris)는 틱톡에 “트럼프 유세장 좌석 두 개를 예약하였지만, 내가 기르는 금붕어를 산책시켜야만 했다”라고 언급했으며, 또 다른 케이팝 팬 매튜 칼릭(Matthew Kalik)도 “다른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얼음을 크기대로 정리해야만 했는데, 온종일 걸렸다”고 장난스러운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도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절반만의 성공을 거둔 털사 유세 후 틱톡이나 케이팝을 언급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하원의원은 케이팝 팬들의 운동에 경의를 표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여 “당신은 틱톡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한 방 먹었다”고 하면서, “K-Pop 동맹자들이여, 우리는 정의를 위한 싸움에 여러분들이 기여한 것을 인정하고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 K-Pop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의 트윗 - 출처 : 오카시오코르테스 트위터(@AOC) >

또한, 《르 피가로》는 “K-Pop은 보이스밴드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듣기 좋은 (거슬림이 없는) 음악 장르이다. 그리고 20세기의 록 음악이나 펑크 음악 커뮤니티처럼 정치적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SNS를 굉장히 잘 이용하고 있는 K-Pop 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로 자선사업 같은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후에 일부 K-Pop 팬의 주도하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첫 번째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6월 초, 트위터에서만 2,6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K-Pop의 선두주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인종차별 반대 운동 시위를 지지한다는 트윗을 하고 흑인 인권운동(Black Lives Matter)과의 연대감을 나타내었다. 아시아 문화 전문가인 시다보우 새지(CedarBough Saeji) 인디애나 대학교수는 “K-Pop 팬들은 일반적으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다. 미국에서 K-Pop은 유색인종과 성 소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 지지 메시지 이후, 방탄소년단(BTS)는 Black Lives Matter 운동기구에 1백만 달러를 기부하였다. 그러자 불과 몇 시간 만에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One in An ARMY’라는 자선단체를 구성하여 동일한 금액을 모금하였다. 동 자선단체의 자원봉사자인 도니카 나도라(Dawnica Nadora)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는 우리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돕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서로를 돕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K-Pop 커뮤니티는 지난 몇 주간 여러 차례에 걸쳐 온라인에서 특히 보수주의자들의 #WhiteLivesMatter 운동을 방해하는 시도를 하였다. 불과 몇 시간 만에 K-Pop 팬들이 이 해시태그를 이용해 수백 개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 메시지에는 인종차별주의를 규탄하고 K-Pop을 홍보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렇게 케이팝 팬들은 Black Lives Matter에 적대적인 메시지들을 자신들의 콘텐츠들로 넘쳐나게 했다. 시다보우 새지 교수는 “K-Pop 팬들이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11월의 미국 대선을 겨냥하여 투표하는 것이 쓸모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라고 예견하였다.
※ 참고자료
https://www.lefigaro.fr/musique/politisee-la-communaute-k-pop-se-transforme-en-mouvement-punk-du-xxie-siecle-20200624
https://www.lesechos.fr/monde/etats-unis/meeting-de-tulsa-les-tribunes-vides-embarrassent-lequipe-trump-1217230
https://twitter.com/AOC 

통신원 정보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재)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