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스타들의 성공 이야기는 이제 벨기에 사람들에게도 나름 익숙해지고 있는 듯하다. 벨기에 주요 언론사들이 K-Pop 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니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 K-Pop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의 기획사 빅히트 상장 소식은 벨기에인들에게도 충격이었던 것 같다. 현지 지인들은 관련 뉴스를 통신원에게 전달하며 BTS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였다. BTS에 이어 현재 벨기에에서 K-Pop 핫이슈는 걸그룹 블랙핑크이다.
< 블랙핑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관련 기사 – 출처 : 더모르헌/Beeld AP >
벨기에 유력 일간지 《더모르헌(DeMorgen)》은 지난 10월 16일 기사에서 ‘진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K-Pop 스타들(Deze K-popsterren praten niet in clichés, maar in mensentaal)’이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가 제작한 블랙핑크 다큐멘터리에 관한 소식을 게재하였다. 기사의 시작은 “이달 초 한국 가요계의 돌풍을 일으킨 BTS의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한국 증권거래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역시 빅히트 상장 관련 소식을 먼저 전하고 있다. 그 다음 블랙핑크의 기획사를 설명하기 위해 벨기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K-Pop 스타 싸이가 소환되었다. 빅히트 다음으로 성공한 한국 연예기획사는 유명한 싸이를 길러낸 YG 엔터테인먼트이고, 이 기획사가 선보인 그룹이 바로 역사상 가장 성공한 한국 걸그룹으로 꼽히는 블랙핑크라는 것이다. 한국에 BTS와 블랙핑크가 있다면 벨기에에는 보이그룹 더 로메오스(De Romeo’s)와 걸그룹 카드리(K3)가 있다. 기사에서는 이 그룹들을 비교하면서 “화려한 한국 대중음악에 비해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음악 시장은 매우 작다”면서 “BTS의 최근 싱글은 2주 만에 15만 3천 장이 팔렸지만, 더 로메오스가 이뤄낸 유일한 효과는 맥주 판매가 조금 증가했다는 점이다”고 그 성공의 차이를 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나마 벨기에 걸그룹 카드리는 벨기에 멤버 2명, 네덜란드 멤버 1명으로 구성되어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가 유치원생들부터 초등학생들로 국한되어 있어 한국의 걸그룹들과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크다. 기사에서는 “카드리는 벨기에에서 유일하게 전문가처럼 만들어진 걸그룹으로 긴 시간동안 지속적인 시험 단계들을 견뎌내고 있는 그룹이다”고 말하였다. 또한, 기사에서는 “(블랙핑크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노래한다. 두 명의 멤버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 명은 뉴질랜드에서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태국 출신이다. 뉴질랜드와 태국에서 태어난 멤버들은 말 그대로 성공신화에 동참하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넷플릭스가 새로 선보인 다큐멘터리에서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블랙핑크 멤버들의 출생지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 그룹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국제적인 멤버 구성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K-Pop의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K-Pop 스타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중요시하는 유럽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내용도 좀 더 부드럽게 풀어냈다. 기사에 따르면 “블랙핑크 멤버들은 YG 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합류하기 위해 오디션을 거쳤으며, 그 곳에서 팝스타가 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면서 “가족, 친구, 사랑 등 모든 것을 포기한 20대 네 명의 멤버가 한국의 수출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일들에 대한 인간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힘든 일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가식적인 틀에 박힌 이야기를 하는 대신, 평범한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고 스타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하였다. 기사는 이 다큐멘터리가 블랙핑크의 단순한 홍보 영상물이 아닌, 화려함 속에 감춰진 K-Pop 스타들의 진정한 이야기들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넷플릭스 ‘벨기에 오늘의 탑10’ 순위에 오른 블랙핑크 다큐멘터리 – 출처 : 넷플릭스/통신원 캡쳐>
그렇다면 벨기에에서 넷플릭스가 제작한 블랙핑크 다큐멘터리의 반응은 어떨까? 10월 15일에는 ‘벨기에 오늘의 탑10(Top 10 in België)’ 순위 중 7위에 올랐으며 16일에는 9위에 오르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넷플릭스 영상물 중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K-Pop과 블랙핑크의 벨기에 팬층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K-Pop은 물론 K-Pop 관련 영상이 벨기에에서도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제 세계 K-Pop 팬들은 단순히 K-Pop 음악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스타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K-Pop 기획사들도 기계처럼 한 그룹을 생산해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멤버들의 자유와 개성, 그리고 음악성을 고려한 진정한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내는 과정을 새롭게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 참고 자료 https://www.demorgen.be/tv-cultuur/deze-k-popsterren-praten-niet-in-cliches-maar-inmensentaal~ba8bb3d6/ https://www.netflix.com/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