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과의 인터뷰

2021-07-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질문에 대한 답변을 넘어서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에 대해 작가가 누구인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전시되어 있는 다른 작품들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며, 더 나아가 한국 및 유럽과 관련된 문화 역사까지 짚어준다.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문화 행사 관련 질문에는 담당자를 불러 함께 브리핑을 들어보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열정과 오픈 마인드로 문화원을 운영하는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의 첫인상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한국문화원을 대표하는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벨기에에서 10년째 거주하는 교민으로서 자긍심도 가질 수 있었다.

2020년 4월 22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도착하여 업무를 시작했다는 김재환 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기간 문화원 운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코로나19 시대에 벨기에에서 한국문화의 전파와 양국의 문화교류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김재환 원장의 문화에 대한 철학과 한국문화원 운영에 대한 비전을 통해 양국간의 문화교류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새겨볼 수 있었으며, 다른 국가에 주재한 한국문화원들 역시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자신한다.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

벨기에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은 어떠한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문화원이 위치해 있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은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도시입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문화적으로도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융합과 발전을 거듭하는 장소로, 한국문화를 소개하여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문화원 운영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코로나19로 인해 전시 이외의 모든 사업은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전시의 경우 벨기에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예약을 통해 문화원을 방문하여 관람이 가능합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계시며, 문화원 역시 관람객들을 위해 최선의 방역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현재까지 당연하게 여겨지던 오프라인 행사들을 개최할 수 없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갖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온라인이라는 장점을 활용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문화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온라인 콘텐츠는 단지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업로드 이후 공유되고 재생되어 2차 3차 또한 그 이상의 확산 및 홍보 효과를 거두게 합니다.

더 나아가 거리의 제한을 뛰어넘어 흥미로운 문화 행사를 가능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한국문화원은 한국의 케이팝 전문가 김영대 교수를 모시고 <케이팝 라이브 웨비나>를 개최했습니다. 김영대 교수는 한국에서, 그리고 벨기에 한류 커뮤니티 회원들은 브뤼셀에서, 그리고 또 어느 한류 전문 언론인은 프랑스에서, 이렇게 여러 장소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주제와 목적을 가지고 큰 어려움 없이 온라인 공간에서 너무나 흥미로운 강연회 및 토론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과 실제로 만나고 대화하고 호흡하기를 원합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극복되어 한국문화를 모두가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벨기에에서 한국문화의 전파와 한벨 문화교류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올해는 한벨 수교 120주년 기념의 해로, 매우 뜻깊은 해입니다. 벨기에 군인들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장 먼저 한국으로 와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수많은 다국적 기업이 위치해 있는 브뤼셀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입니다. 문화는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테두리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 밖에서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그 어느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포괄적인 문화라는 요소를 활용하여, 한국과 벨기에가 서로를 이해하고 앞으로 더 발전적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한국문화원 역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벨수교 120년 기념 해를 맞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 중인 한국문화원의 김재환 원장

<한벨수교 120년 기념 해를 맞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 중인 한국문화원의 김재환 원장>

올해 한벨 수교 120년을 맞이해서 한국문화원은 어떠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나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수많은 문화행사들이 연중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 동안에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만큼, 최대한 온라인을 활용하여 한국문화를 홍보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의 전통 설날을 계기로, <온라인 김치 담그기> 및 <온라인 떡국 끓이기> 등의 행사를 개최했으며, <온라인 한국화 그리기>를 통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디지털 툴을 이용해 현지인들이 한국화를 직접 그려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이 밖에도 벨기에의 넷플릭스라 부를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SOONER와 협력하여 한국의 우수한 영화를 정기적으로 소개하는 사업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한국문화 홍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히는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와 협력하여 10여편의 한국 영화를 소개하였으며, 5월에는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인 참가자를 지원하여 한국 연주자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외에도 9월 24-25일에는 브뤼셀 시청과의 협력으로 <한국문화의 날> 야외 축제 개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는 전통문화부터 케이팝, 영화, 한식 등 한국의 모든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로 현지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현지인들이 직접 한국문화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원장님이 설계하신 한국문화원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문화원은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현지인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창 너머로 멋진 문화적 풍경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한국문화원이라면, 그 이후에는 문이 필요하겠죠. 이 문을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한국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의 역할을 해주실 분들이 바로 현지 한류 커뮤니티, 또는 현지 한국문화 향유자들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원이 아무리 멋진 한국의 문화를 소개한다 하더라도, 현지인들이 직접 즐기고, 감상하고 향유하지 않는다면 일방적인 방식에 지나지 않아 오랫동안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 한류 커뮤니티 등을 육성하고 그들이 원하는 한국문화를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한국문화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한국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또한 함께 즐기는 것, 그것이 한국문화원의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쾌거에 이어, 올해에는 <미나리>를 통해 윤여정 배우님이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더욱 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처럼 한국문화 콘텐츠는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보편적 문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편적 감각을 지닌 동시에, 그 속에 녹아있는 한국만의 매력이 전 세계인들로 하여금 더 더욱 한국문화를 사랑하고 또 찾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은 기존에 알려져 널리 사랑받는 문화 요소는 물론,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적 요소를 발굴하여 벨기에는 물론 유럽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역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