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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알콜프리〉 화제의 커버 영상 속 브라질 케이팝 커버 댄스팀 B2를 만나다

2021-09-0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7월 브라질 유튜브에 올라온 걸그룹 트와이스의 <알콜프리>의 한 커버 영상이 국내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높은 영상미, 원곡의 느낌을 물씬 자아내는 의상과 분위기, 매력적인 표정 연기는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시선을 끌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이 올라온 후 트와이스의 멤버 모모가 SNS에서 이를 언급하며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 영상은 약 일주일 만에 조회 수 45만 회를 넘겼고 한 달이 지난 현재 약 85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일주일 만에 조회 수 45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B2의 ‘알콜프리’ 커버 영상 - 출처: B2 Dance Group

<지난 7월 일주일 만에 조회 수 45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B2의 ‘알콜프리’ 커버 영상 - 출처: B2 Dance Group>


이 화제의 영상 속의 댄스팀은 브라질의 B2 Dance Group(이하 B2)이다. B2는 8인조 남성 댄스팀으로 2013년 상파울루에서 첫 결성한 후 길거리 공연 및 여러 이벤트에 참가하며 실력과 인지도를 쌓아왔다. 2019년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브라질리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브라질 대표 케이팝 커버 팀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이후 팬데믹으로 활동에 난항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SNS를 통해 꾸준히 올린 커버 영상이 주목받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2,4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온라인 연예 매거진 《Quem》은 “B2는 브라질과 세계의 케이팝 팬의 레퍼런스가 되었다”라고 평했다.

케이팝의 인기와 더불어 수많은 커버 영상이 매일 올라오고 있지만 B2에게는 눈을 뗄 수 없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 듯하다. 최근 진행한 생방송과 커버 영상에는 세계에서 보내는 응원으로 가득하다. 특히 <알콜프리> 커버가 저 멀리 한국 시청자들을 끌어모아 한국어로 된 댓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케이팝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 열정의 댄스팀을 통신원이 취재해 보았다.

B2 Dance Group(이하 B2) 멤버와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B2는 브라질의 케이팝 커버 댄스팀입니다. 팀 이름인 B2라는 이름은너를 압도하다, 제압하다는 뜻의 ‘beat-you’에서 따온 것으로 언제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입니다. 현재는 루카스(Lucas), 알렉스(Alex), 이우리(Iuri), 도글라스(Douglas), 케빈(Kevin), 길례르미(Guilherme), 울리시스(Ulisses), 미쉐우(Michel) 이렇게 8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외 영상과 의상 등 필요시에는 몇몇 친구들이 함께 합니다.

B2의 댄서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도글라스, 미쉐우, 길례르미, 케빈, 알렉스, 루카스, 울리시스. - 출처: B2 Dance Group

< B2의 댄서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도글라스, 미쉐우, 길례르미, 케빈, 알렉스, 루카스, 울리시스. - 출처: B2 Dance Group>

전 세계적으로 많은 케이팝 커버 팀이 존재하는데, B2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B2의 특별한 점은 우리가 이 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영상에는 B2의 세월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은 우리가 얼마나 이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음악을 느끼고 표현하는 우리만의 카리스마, 그리고 스크린 너머 우리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에 빠져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리 대부분 브리트니 스피어스,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팝가수 노래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다 케이팝 그룹 소녀시대를 보게 되었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룹의 정체성, 잘 잡힌 군무, 컬러풀함 등은 전에 접했던 서양식 팝과는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케이팝에 빠지게 되면서 다른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으로 공연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B2는 누구보다도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팬데믹은 큰 타격이었습니다. 많은 좋은 기회들을 놓쳤습니다. 몇 년 전 우승했던 대회를 통해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팬데믹으로 국경이 폐쇄되어 그럴 수 없었지요. 이에 화가 나서 의욕도 잃고 오랫동안 채널 운영도 중단했습니다. 우리는 새롭게 우리를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했고 서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러 시도를 거듭하고, 다른 유형의 콘텐츠를 만들고, 스스로 배워나갔습니다. 그렇게 애쓴 결과,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앗아갔지만 멋진 순간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알콜프리> 커버가 화제가 된 후 많은 한국인들에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치 못했습니다. 분에 넘치는 관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의 시청자분들이 보내주는 애정과 응원 메시지에 큰 힘을 얻습니다. 많은 노력을 들은 결과물에 좋은 반응을 받는 것은 감동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힘든 날 우리 영상이 큰 위로가 되었다는 한국인 시청자의 메시지들을 읽으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근 ‘토크토크코리아2021’, ‘천안흥타령춤축제’ 같이 한국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참여 일환으로 찍은 한복 영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참여하는데 어떤 목적이나 의의가 있습니까?

우리가 한국 관련 콘텐츠를 촬영하는 것은 우리가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특별히 한국 시청자들을 위한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우리 영상은 어떤 단체 후원이나 기업 광고 없이 진행됩니다. 최근 브라질, 한국 및 여러 나라에서 기부 후원을 해 주는 구독자들도 생겼지만 의상, 교통비, 영상 제작 등 대부분 활동 비용은 자비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꿈은 언젠가 한국으로 여행을 가, 그곳에서 춤도 추고 애정을 보내준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것입니다. 영상에 쓰인 한국어 멘트는 케빈이 준비했습니다. 케빈은 상파울루 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성실한 학생입니다.

사실 남자가 여성그룹의 커버를 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많지 않았고, 있더라도 코미디 소재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어 댓글에도 “남자가 걸그룹 노래를 이렇게 멋지게 커버하는 걸 본 적 없다”, “어색하지 않아서 놀랍다”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반응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거와 비교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과거와 비교해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심지어 남자가 걸그룹 커버를 하면 뽑아주지 않거나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행위는 지극히 정상이며, 춤은 성별도, 정해진 방향도 없고, 그저 춤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많은 금기들과 편견이 존재하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바꿔 갈 것입니다.

한국에 가게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한국에 가는 것은 우리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한국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주는 온라인 시청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입니다. 작은 스크린이 아닌 가까이에서 우리에게 보내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습니다. 직접 만나서 덕분에 우리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나 워크숍 행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서울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도 하고 댄스 수업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 음식도 먹어 보고 싶고, 관광 명소들, 특히 제주도에 가보고 싶습니다.

“케이팝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한국 문화를 아껴줘서 고마워요, 응원할게요” 댓글 창을 가득 채운 한국인들의 응원에 루카스는 차분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고마움을 전했다. B2는 단순히 화제성을 노리거나 일회성 성과에 연연치 않는다. 예전부터 지금처럼 꾸준히 사랑하는 일을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보고 있으면 같이 미소 짓게 만드는 이들의 선한 열정이 언어와 장소를 뛰어넘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도 양국을 잇는 선한 문화 알리미로서 그들의 반짝이는 앞날을 기대해 본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서효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통신원]
약력 : 전) 서울여자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현) 리우데자네이루 YÁZIGI TIJUCA 한국어 강사 재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