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홍콩을 대표하는 지역인 침사추이의 문화센터는 마치 한국 음악 방송의 한 장면을 보듯, 케이팝의 열기로 무대와 관중석이 뜨거웠다. 홍콩 주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케이팝 커버댄스 대회가 홍콩에서 처음 열린 것. 코로나19로 인하여 인원 제한이 있었음에도 1,200여 명의 관중이 몰리며 최근 한류가 다시 한번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가요가 흘러나올 때마다 한국어 가사를 능숙하게 따라부르는 홍콩 관중들을 보면서 정말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홍콩 인들이 많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13일 행사장을 찾았던 홍콩 대학생 베키는 본인을 오래된 케이팝 팬이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한국 가수 공연을 보러 직접 한국, 중국, 마카오 등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팬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당기간 공연을 직접 볼 기회가 없어 너무나 아쉬웠다고 강조하던 그녀는 “이번 홍콩 케이팝 커버댄스 행사는 한국 가수가 무대에 올라 펼친 공연은 아니지만, 이렇게 케이팝을 사랑하는 친구들과 교감하며,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장을 찾은 홍콩인 제이미는 BTS 팬으로 BTS가 평범한 직장이었던 자신의 삶을 바꿨다고 말했다. BTS의 노래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2년 전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그녀는 현재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한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을 하기 원하는 제이미는 한국어 통역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위해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그녀는 BTS로 인해 한국 문화와 한국에 빠진 이들이 주변에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 BTS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류 외교관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BTS는 지난 21일 그래미어워즈에서 베스트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고, 그와 함께 미국 양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대상인 ‘올해의 가수상(Artist of the Year)’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최근, 한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케이팝으로부터 시작된 K-CULTURE 열풍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국가 간 물리적 교류에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BTS와 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들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여러 국가 넷플릭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한류 콘텐츠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타오바오,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계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극중 인물들이 게임에 참가했을 때 입은 트레이닝복과 각종 의상 소품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중국의 공장들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쉴세 없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징어 게임>에 영감을 받은 상품들이 전 세계 e커머스 플랫폼에서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상품이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오징어 게임’과 중국계 전자상거래의 연관성 조명 – 출처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지난 10월 31일 할로윈데이, 홍콩의 란콰이퐁 거리는 각종 코스튬을 입은 이들로 인산인해였다. 올해 최고의 인기 코스튬은 단연 <오징어 게임>이었다. 홍콩에 체류 중인 한국이 김정연 씨는 핼러윈을 즐기러 란콰이펑을 찾았다 흥미로운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상당 수 서양인들이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소품을 착용한 채 행진하는 모습을 본 그녀는 미디어의 파워를 다시 한번 느꼈고, 한국 드라마의 달라진 위상도 보게 되었다고 했다.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봤던 홍콩인 폴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단 하루 만에 정주행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부모님들조차 <오징어 게임>에 푹 빠졌다고 전한 그는 한국이 전 세계 최고의 문화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도 공개 첫날 국내를 비롯하여 홍콩, 벨기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24개국에서 1위에 올랐으며 24시간 시청률이 반영된 차트에서 세계 드라마 순위 1위를 기록했다. 8일 만에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보다 7일 빠른 속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옥>은 사회 문제를 잘 다루었으며 유니크하고, 반전이 뛰어나다”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 출처 : 넷플릭스>
홍콩 문화 평론가 클레이튼은 “최근 한국 드라마는 뛰어난 연출력과 구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고 있다”며 “한국 제작 영상물은 세련되고 재밌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힌 상태라 앞으로 제작되는 더욱 많은 한국 드라마가 홍콩 및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BTS, 블랙핑크 등도 글로벌 스타로서 우뚝 솟으며 한국은 문화 강국으로 강력하게 자리잡았다.”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성명 : 이성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홍콩/홍콩 통신원] 약력 : 현) North head seven star(마케팅 디렉터) Gangnam Korean School 운영 KBS 한국방송 교양제작부 작가 및 여성동아 편집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