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주년을 맞은 볼로냐 페스티벌은 다사다난 한 해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의 힘에 대해 감사하며 꼬박 2년을 기다려 온 클래식 음악 팬들을 위해 바흐, 모차르트, 베르디에서 로시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볼로냐 페스티벌 측은 여전히 일부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되며, 코로나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볼로냐 페스티벌에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세계 대회 입상 후 중요하다는 3년을 특유의 겸손함과 성숙함으로 잘 넘기고 이제는 거장의 얼굴을 하고 우리 앞에 선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이탈리아에 왔다.
볼로냐 페스티벌 브로슈어 - 출처 : 볼로냐 페스티벌 홈페이지
볼로냐 페스티벌 측은 홈페이지(https://www.bolognafestival.it)에서 조성진을 “1985년 폴란드 바르샤바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9세의 나이로 1등하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프 부닌을 연상시킨다”는 말로 소개했다. 30년 후 같은 대회에서 역시 어린 나이에 1등을 수상한 조성진을 비교한 것이다. 1988년 초 구소련을 떠나 밀라노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에 정착하여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하며 이탈리아에서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던 스타니슬라프 부닌은 약동감 넘치는 음악과 경쾌한 리듬으로 ‘부닌 열풍’이라 불릴 만큼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드물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제 서른 살을 몇 년 앞둔 조성진은 라이징스타에서 거장으로 거듭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듯, 아니 이미 거장의 모습을 하고 이탈리아에 왔다. 코로나로 잠깐 주춤했던 이탈리아 클래식 음악계는 관객 동원 공연이 가능해지자마자 조성진을 초청해, 볼로냐뿐 아니라 밀라노, 피렌체, 투린 등에서 이탈리아 투어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11월 8일 산타 세실리아(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 리사이틀 이탈리아 전역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던 이번 조성진 이탈리아 투어 레퍼토리는 러시아의 레오시 야나체크(Leóš Janáček)가 1905년 일어난 비극적으로 발생한 정치적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프란치섹 파블릭 이라는 젊은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피아노 소나타 Eb단조 1.X.1905’, 그리고 연주자에게는 최고의 기교를 요구하며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작품의 난해함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모리스 라벨의 걸작 ‘밤의 가스파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조성진은 쇼팽의 스케르초 1-4번도 연주한다. 한 인터뷰에서 조성진은 “쇼팽의 스케르초 1-4번에 대해 1번부터 4번까지 성격이 다 다르고 훌륭한 곡이며 어떤 추억이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조성진, 볼로냐 페스티벌 연주 장면 - 출처: 조성진 페이스북 페이지(@Seong-Jin Cho)
1945년부터 지금까지 이탈리아 뉴스를 전하고 있는 《ANSA(The Agenzia Nazionale Stampa Associata)》는 조성진의 볼로냐 페스티벌 공연 소식을 전하며 조성진을 “음악으로 말하고 들을 줄 아는 피아니스트”라고 말했다. 《ANSA》는 또한 “40주년을 맞은 볼로냐 페스티벌이 압도적인 재능과 타고난 천재성을 갖춘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조성진을 초청하는 것은 거장의 완성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볼로냐 페스티벌에서 연주를 비롯한 조성진의 이탈리아 투어 공연을 관람한 이탈리아 음악 팬들은 조성진의 개인 페이스 북, 볼로냐 페스티벌 홈페이지와 SNS, 개인 SNS 등을 통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남겼다. “햇살이 짙은 안개를 가르듯… 조성진의 음악을 들으며 삶에 대한 열의를 되찾는다” “언제까지나 조성진과 함께 기도 하고 싶다” “잊을 수 없는 연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에스트로” “피렌체의 아름다운 극장 Teatro della Pergola에서 공연을 봤습니다. 모든 것이 더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볼로냐 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는 계속해서 조성진을 이렇게 말한다. “조성진의 쇼팽은 테크닉이 받쳐주는 서정적인 느낌에 우아하면서도 노래를 부르는듯 부드럽고, 레오시 야나체크(Leóš Janáček) 눈이 부시도록 강렬한 혁명 속 순교자의 기록답다.” ※ 참고자료 《Bologna Festiva》, Seong-Jin Cho, Pianofrote, http://www.bolognafestival.it/it/concerti-bologna-2021/grandi-interpreti/seong-jin-cho/ 《ANSA》,(21.11.22), Il pianista Seong-Jin Cho a Bologna e Torino, https://www.ansa.it/emiliaromagna/notizie/2021/11/22/il-pianista-seong-jin-cho-a-bologna-e-torino_cd56f888-c09d-43b3-8044-a1d12a7f529b.html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처드 워크센터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