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드리드 주정부 CBA예산 삭감을 비판한 엘 파이스 기사 - 출처: '엘 파이스(EL PAIS)' >
마드리드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시르쿨로 데 베야스 아르테스(Círculo de Bellas Artes·이하 CBA)가 마드리드 주정부의 보조금 대폭 축소 조치로 현지 문화계의 논란 중심에 섰다. CBA는 전시,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복합 문화예술기관으로, 마드리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시벨레스 광장(Plaza de Cibeles)와 그랑비아 거리(Gran Vía)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적 야경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 문화행사도 꾸준히 개최돼 왔으며, 지난해 9월에는 케이 엑스포(K-EXPO)가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CBA는 1983년부터 마드리드 주정부로부터 기관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고정 명목 보조금을 받아왔으며, 최근 수년간 연간 약 25만 유로 규모의 지원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5년 지원금은 10만 유로로 축소됐고, 2026년에는 특정 프로그램인 ‘돈키호테 낭독 행사’에 한해 1만2,500유로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CBA 측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관에 대한 기본 운영 지원이 사라질 경우 장기적인 문화 프로그램 기획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이번 조치가 문화기관의 자율성과 공공문화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마드리드 문화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큐레이터는 “프로젝트 단위 지원 방식은 단기 성과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험적이고 비판적인 문화 프로그램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계 관계자들 역시 안정적인 운영 재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전시·공연·강연·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마드리드 주정부는 이번 결정을 기존 기관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단위 지원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변화라고 설명했다. 특정 기관에 대한 고정 보조금이 아닌, 공모와 평가를 통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배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문화정책 전문가들은 “새로운 문화 주체들이 보다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번 논란은 마드리드 지역을 넘어 유럽 문화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 주요 예술기관 연대체인 유렵 아카데이 연합(European Alliance of Academies)는 최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마드리드 주정부에 CBA 지원 축소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공공 영역에서 예술적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히며, 안정적인 공공 지원이 문화기관의 자율성과 비판적 역할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페인 중앙정부 문화부는 CBA에 대한 자체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지역정부의 예산 축소로 발생한 공백을 일부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마드리드 주정부는 정책 모델의 전환일 뿐 특정 기관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예산 삭감 논란을 넘어, 스페인 문화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싼 구조적 논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안정적인 기관 지원을 통해 장기적 문화 생태계를 유지할 것인지, 혹은 프로젝트 중심의 성과와 경쟁 체계를 강화할 것인지라는 두 정책 모델이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CBA가 창립 1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문화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마드리드 공공문화 정책 전반과 문화기관 운영 방식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과 스페인 간 문화교류 역시 현지 문화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적지 않은 함의를 지닌다. 전시, 공연, 학술행사,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거점 기관의 재정 안정성이 약화될 경우 국제 교류 사업 또한 단기 행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로젝트 단위 지원 방식은 행정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동시에 문화기관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험적·비상업적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된다. 이번 CBA 지원 축소 논란은 향후 스페인 문화정책의 방향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해외 문화기관과의 협력 구조에도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El País》(2026. 2. 9). El plante de la Comunidad de Madrid al Círculo de Bellas Artes destapa un choque de modelos de política cultural en el centenario del emblemático edificio, https://buly.kr/FWUbMMX - 《El País》(2026. 2. 9). 72 instituciones piden a Ayuso que frene el recorte al Círculo de Bellas Artes y pruebe que “la libertad artística no está amenazada en Madrid ”, https://buly.kr/BeLvmRa - 《eldiario.es》(2026. 2. 10). La Alianza Europea de Academias critica el “drástico recorte” de la Comunidad de Madrid al Círculo de Bellas Artes, https://buly.kr/1vv2gq - 《eldiario.es》(2025.12.19). “Hacéis cosas que no nos gustan”: el aviso del Gobierno de Ayuso al Círculo de Bellas Artes, según su presidente, https://buly.kr/A476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