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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개봉 늘고 있는 상해 극장가

2025-06-16

주요내용

5월 중국 극장가에 영화 마니아들이 기다렸던 작품 <러브레터(情书)>가 개봉했다. 일본의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lwai Shunji)의 작품이다. 1995년 영화이며 중국에서는 1999년 상반기에 한차례, 2021년 또 한차례 개봉한 바 있다. 여주인공 역을 맡은 나카야마 미호(Nakayama Miho)가 2024년 12월 영면한 소식과 함께 <러브레터> 30주년인 올해 중국 연인의 날(5월 20일) 재개봉해 전국의 영화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렇듯 중국에서의 오프라인 활동은 점차 '감성 가치(情感价值)'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통신원은 영화 재개봉 현상을 통해 본 중국의 감성 가치 소비와 문화에 대해 알아봤다.

중국에서도 한국처럼 영화가 재개봉을 통해 상영관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은 외국 드라마와 영화 쿼터제를 적용하고 있어 수입 영화 수 자체가 제한적임에도 2024년부터 해외 영화가 재개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러브레터'의 중국 포스터

 < 영화 '러브레터'의 중국 포스터 - 출처: 도우반(豆瓣)/中国电影股份有限公司 >

영화관 고유의 공간에 대한 의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영화 재개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중된 것은 중국 영화관의 박스오피스 집중도가 점차 감소하는 환경적 원인이 크다. 연초를 제외한 연중 중국 영화 시장은 영화 소비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연초 중국 춘절 연휴 일정에 집중 상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화와 영화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에 대응해 클래식 영화를 재개봉하면서 영화산업이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나아가 OTT가 영화 관람의 새로운 환경이 되면서 영화관에서의 영화 관람은 관객의 체험 심리를 끌어올릴 소비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와이드 스크린, 4D 돌비 사운드는 이미 소비 가치로 떠오른지 오래다. 영화 재개봉은 영화 마니아가 취미 생활을 고취할 수 있도록 감독과의 시사회를 열거나, 영화 카드(票根)나 클래식 포스터(海报) 등 굿즈를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하나의 팬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이로써 극장이라는 공간의 공공성을 부각하는 것이다.
중국 관람객이 재개봉 기념 포스터를 증정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 중국 관람객이 재개봉 기념 포스터를 증정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 출처: 샤오홍슈(小红书) >

클래식 영화와 개봉 영화의 공존
다시 말해 복고풍 전략은 시장의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반한다. 심리학적으로 해석해 보면 회상은 일종의 집단 감정으로 핵심은 '과거에 대한 갈망'이다. 영화는 정보 전파의 매개체로서 시간이 지난 후 관객이 동일한 영화를 다시 관람할 때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오래도록 다시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재개봉 영화는 관객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영화의 줄거리를 통해 다시 한번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스크린이라는 거울의 세계에서 과거의 자아를 온전히 돌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화 <러브레터>의 재개봉은 관객의 추억 속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회상은 문화적, 심리적 현상이나 사회적 의제에 그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감성 가치를 성취하도록 해 재개봉 영화의 가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상해의 한 영화관을 찾아 재개봉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와이 슌지 감독

 < 상해의 한 영화관을 찾아 재개봉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와이 슌지 감독 – 출처: 샤오홍슈(小红书) >

영화 <러브레터>의 재개봉 소식과 함께 감독인 이와이 슌지가 상해 영화관을 찾아 팬들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이 꼽는 <러브레터>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과 삿포로라는 도시가 갖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도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음을 공감하는 것 같았다. 소셜미디어에도 현장에 있던 팬들이 남긴 현장 사진과 팬심을 드러낸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4년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하나와 앨리스:살인사건(花与爱丽丝杀人事件)>을 관람하고 이와이 슌지 감독 영화를 좋아하게 된 젊은 1020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영화 관람이 팬 문화로 정착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영화와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클래식 영화로 중국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和讯网》 (2025. 5. 21). 中国电影:手握多部爆款电影未改亏损局面,单银幕产出骤降超两成, https://baijiahao.baidu.com/s?id=1832718896990193727&wfr=spider&for=pc
- 《百家号》 (2025. 5. 20). 《情书》30周年纪念版重映,经典爱情电影依旧畅销, https://baijiahao.baidu.com/s?id=1832805842216877738&wfr=spider&for=pc
- 《百家号》 (2024. 11. 5). 看过的电影为什么要再看一遍?“重映元年”开启,到底是什么人在看这些老电影, https://baijiahao.baidu.com/s?id=1814888197120939783&wfr=spider&for=pc
- 《观研报告网》 (2025. 1. 8).  我国电影院行业分析:回本周期拉长 下沉、AI、场景拓宽等望助市场突破困境,  https://www.chinabaogao.com/market/202501/739626.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김근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상해)/상해 통신원]
약력 : 복단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