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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Venice Architecture Biennale) 한국관 전시

2025-07-09

주요내용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축 전시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Venice Architecture Biennale)'이 지난 5월 10일 공식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성·자연·인공·공동'이라는 주제 아래 전 세계 66개국이 참여하며 글로벌 건축계의 최신 트렌드와 혁신적 아이디어를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건축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는 이번 제19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를 공식 개막하며 한국 건축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를 선보였다. 한국관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아르세날레(Arsenale)와 카스텔로 공원(Giardini di Castello)에 위치하며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다. 이는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에서 영감을 받은 시적 은유로 집의 생애와 그 안에 담긴 지혜를 탐구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에 전시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에 전시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 큐레이션은 MIT 센서블 시티 랩의 카를로 라티(Carlo Ratti)가 맡았으며 '지성·자연·인공·공동'이라는 주제에 따라 한국관은 '생애와 재생'을 핵심 메시지로 삼아 한국 건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한다. 특히 한국관 기획을 맡은 건축 큐레이터 콜렉티브 CAC(정다영, 김희정, 정성규)는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를 은유적 디딤돌로 삼아 건축물의 생애와 그 안에 담긴 지혜를 시적 여정으로 풀어냈다.

전시에는 네 명의 현대 건축가, 이다미, 양예나, 박희찬, 김현종이 참여해 "헌집줄게 새집다오"라는 가사에 담긴 재생과 순환의 이야기를 오늘날의 맥락에서 재해석했다. 이들은 한국관 공간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장소 특정적 작업을 통해 한국관이 갖고 있던 건축적 특성과 역사를 다시 한번 조명한다. 특히 이다미의 작품 '덮어쓰기, 덮어씌우기'는 흰 천으로 된 설치물로 공간의 겹침과 재생을 상징하며 미생물, 나무, 고양이 등 비인간 존재들이 등장하는 상상력을 통해 한국관의 환경을 환기시킨다.

전시의 핵심은 한국관이 갖고 있던 저평가된 공간적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것에 있다. 과거 한국관은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건축적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번 전시는 그 속에 내재된 이야기를 발굴하고,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재평가한다. 한국관의 건립과 설계, 그리고 그 공간이 품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건축이 지닌 깊이와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시된 작품이 한국관 건축물과 함께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 전시된 작품이 한국관 건축물과 함께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관은 베니스의 자르디니(Gardini)와 더불어 세계의 국가관들이 위치한 역사적 공간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전시를 통해 드러난 한국관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국 건축의 역사를 넘어 글로벌 건축계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재생'과 '유산'이라는 전통적 키워드와 현대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를 결합하며 앞으로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집의 생애를 돌아보고, 그 안에 담긴 지혜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글로벌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는 "두껍아 두껍아"라는 시적 은유를 통해 집과 공간, 그리고 그 생애를 새롭게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다. 건축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삶의 기억과 역사를 품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 건축의 지속 가능성과 재생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펼치는 건축과 예술의 이야기, 그 깊이와 의미를 느껴보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이탈리아 씨어터 노 씨어터(Theatre No Theatre) 창립 멤버,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