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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아랍에미리트 주요 언론, K-드라마 5편 혹평

2025-07-17

주요내용

 
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 주요 언론이 높은 시청률에도 실망스러웠던 한국 드라마 5편을 선정해 화제다. 지난 6월 27일 아랍에미리트 대표 일간지 《Gulf News(걸프 뉴스)》는 "대스타들도 구하지 못한 한국 드라마 5편: <눈물의 여왕>부터 <엄마친구아들>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화제작들의 혹평 요인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기사를 작성한 락샤나 N 팔라트(Lakshana N Palat) 기자는 "위험한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이지만 솔직히 말해야겠다."면서 "최근 몇 년간 일부 한국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너무 많은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으로 과부하가 걸렸고, 모든 것을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거의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했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Gulf News》가 선정한 '과대평가된 5개의 K-드라마'는 다음과 같다.
UAE 언론 'Gulf News'의 기사 캡처 화면

< UAE 언론 'Gulf News'의 기사 캡처 화면 - 출처: Gulf News >

1. <눈물의 여왕(Queen of Tears)>
《Gulf News》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대해 가장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사랑의 불시착>이 가져다준 달콤함, 기쁨, 설렘은 전혀 없었다."며 "배우 김수현이 연기한 백현우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아내의 불치병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장면을 유머로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너무 많은 스토리라인과 불필요한 악역, 억지스러운 남자 주인공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혹평했다. 

2. <엄마친구아들(Love Next Door)>
배우 정해인과 정소민 주연의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에 대해서는 레딧(Reddit) 사용자의 평가를 인용하며 "두 주인공은 그냥 친구로 남았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초반 어린 시절 우정은 감동적이었지만 성인이 된 후 정해인의 캐릭터가 변덕스럽고 무뚝뚝한 인물로 변해 대부분의 시간을 정소민에게 짜증 내며 보냈다."고 비판했다. "케미스트리는 빠르게 사라졌고 실제로 커플이 됐을 때는 이미 시청자들이 짜증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3. <손해 보기 싫어서(No Gain No Love)>
배우 신민아 주연의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에 대해서는 "시청자들도 별로 얻은 게 없었다."는 신랄한 평가로 시작했다. "남자 주인공은 전형적인 '그린 플래그' 타입이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밋밋했고, 조연 커플이 갑자기 주인공이 되는 등 스토리가 산만했다. 유망한 직장 로맨스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엉성한 반전과 캐릭터 붕괴로 탈선했다."고 지적했다.
 

4.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Memories of the Alhambra)>
배우 현빈과 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의 조합으로 중독성 있는 작품이 될 줄 알았다."며 기대감을 표현했지만 "몇 차례의 검투와 불길한 음악 후에는 박신혜만큼이나 혼란스러워진다."고 혹평했다. 특히 "서사가 타임라인, 현실, 캐릭터 사이를 너무 자주 오가며 시청자들을 긴장시키기보다는 머리를 긁적이게 만들었다."며 결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했다.
 

5. <유미의 세포들(Yumi's Cells)>
배우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정말 즐거웠다."며 긍정적으로 시작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줄거리가 방황하며 초기의 불꽃이 희미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즌 2는 제대로 된 음표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신랄하게 혹평 받은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

< 가장 신랄하게 혹평 받은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 - 출처: 넷플릭스 >

이번 《Gulf News》의 기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K-드라마를 비판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동 지역에서 한류 콘텐츠가 이제 '이국적인 문화 현상'이 아닌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익숙해진 만큼 비판적 시각으로 작품성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특히 《Gulf News》가 이들 작품을 선정한 기준은 명확했다. 첫째, 높은 시청률에도 스토리텔링이 약했던 작품, 둘째, 대스타들의 출연에도 캐릭터 설정이나 전개가 실망스러웠던 작품, 셋째, 과도한 설정과 복잡한 플롯으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 작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작품 모두가 한국에서는 상당한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눈물의 여왕>은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엄마친구아들>과 <손해 보기 싫어서>도 각 방송사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는 국내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의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까다로운 평가를 받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류 팬 마리암(22)의 인터뷰 모습

<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류 팬 마리암(22)의 인터뷰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와 관련해 통신원은 아랍에미리트 한류 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마리암은 "이번 《Gulf News》의 평가에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김수현과 김지원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출연했지만 스토리가 너무 산만했다. 중동 시청자들은 명확하고 일관된 스토리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한국 드라마는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Gulf News》의 이번 기사는 한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면 단순히 스타 캐스팅이나 화려한 영상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필수라는 것이다. 특히 중동 시청자처럼 문화적 배경이 다른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명확한 서사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Gulf News》 (2025. 6. 27). 5 K-Dramas where even the big stars couldn't save the show: Queen of Tears to Love Next Door, https://gulfnews.com/entertainment/5-high-rated-k-dramas-that-were-actually-a-frustrating-disappointment-queen-of-tears-to-love-next-door-1.500179145

통신원 정보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