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회 방콕 국제 도서전'을 통해 본 태국 내 K-문학의 확산 현황
2026-05-13주요내용
드라마 홍보효과 속, 관광객 증가에 힘입은 시마네현의 관광기획전
제 54회 태국 국립 도서전 및 제 24회 방콕 국제 도서전이 '시티 팝 미학(City Pop Aesthetics)'이라는 시각적인 주제와 '전설을 읽다(Read The Legend)'라는 구호 아래 진행됐다. 태국의 주요 출판사인 아마린(Amarin), 난미북스(Nanmeebooks), 마띠촌(Matichon), 살몬 북스(Salmon Books) 등이 참가했고, 씨에드 북센터(SE-ED Book Center)는 태국 전역으로 390여 개의 서점을 운영하는 핵심 유통 업체로서 이번 행사에 함께했다.
2026년 도서전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젊은 독자층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방문객의 약 70%가 12-28세의 Z세대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상에서 콘텐츠 생산자로서 활동하며, 도서전 홍보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만화 및 청소년 도서가 전체 판매의 40%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BL(Boys Love, 남성 캐릭터 간의 로맨스나 동성애를 다루는 장르), GL(Girls Love, 여성 캐릭터 간의 로맨스나 동성애를 다루는 장르) 장르가 독립 전시 구역으로 신설되어 운영됐다. 이는 태국 출판 시장에서 해당 장르가 더 이상 하위 시장이 아닌 주류 시장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 '제 24회 방콕 국제 도서전' 홍보 이미지 – 출처: 태국 출판 및 서적 판매 협회(PUBAT) >
한국 도서 장르의 다변화가 이루어져
이번 도서전 현장에서는 과거 에세이와 자기계발서에 집중됐던 한국 도서의 전시 범위가 소설, 인문학 그리고 웹소설 기반의 장르 문학으로 크게 확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태국에서 선호되는 한국 문학의 장르 다변화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현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태국 내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의 태국어 판본은 물론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로서 당당히 자리를 지켰다. 그 이후 태국 서점가에서 한국의 힐링 소설은 독자적인 장르로 구축되며 그 인기가 여전히 뜨거웠다.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등은 태국 최대 출판 그룹인 나이인(Nai-in) 출판사, 씨에드(SE-ED) 북센터(SE-ED Book Center)의 관에서 주요 전시 매대를 차지하며 태국 독자들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자극했다. 이러한 현황은 태국 서점가에서 최근 3년 사이에 'K-힐링(Healing)' 소설 장르가 새롭게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태국 MZ세대를 공략 중인 카카오 웹툰과 라인 웹툰의 영향으로, 추혜연 작가 등 웹툰 원작 단행본들과 판타지 웹소설의 번역본들은 '북 원더랜드(Book Wonderland)' 구역에서 태국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제 24회 방콕 국제 도서전' 내 한국어 도서 관련 부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는 한국 콘텐츠
과거 태국 내 한류가 드라마, 영화, 케이팝을 '시청'하는 형태였다면, 현재는 한국인의 사유와 일상을 담은 텍스트(text)를 '읽는' 단계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문학은 정서적인 동질성과 위로의 문화적 코드(code)로 태국인들에게 다가갔고, 이는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태국인들은 한국 도서 특유의 '따뜻한 위로'와 '일상적인 공감'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번아웃(Brun-out)을 겪는 방콕의 젊은 세대에게 한국의 에세이와 힐링 소설은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심리적인 치료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 문화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태국인의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드라마의 원작인 소설이나 웹툰으로 독자가 유입되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번 도서전에서도 추후 영상화가 확정됐거나 이미 리메이크화 되어 방영된 작품들의 원작 소설 관에는 해당 작품의 태국어 번역본을 구매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며, 강력한 '미디어 믹스(Media Mix)' 효과를 입증했다. 태국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호감도가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도서 분야는 패션, 뷰티와 결합하면서, 일종의 'K-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정점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태국 주요 출판사들은 한국 도서의 판권 확보를 위해 별도의 한국 전담 부서를 운영할 정도로 'K-문학'은 이제 태국 출판 시장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다.
< '제 24회 방콕 국제 도서전' 내 한국어 도서 관련 부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작가 및 출판사에 대한 제언
태국 도서 시장을 찾는 방문객의 대다수가 Z세대이며, 이들은 웹툰, 판타지, BL, GL, 감성 에세이, 공포 등 다양한 장르를 선호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 작가들은 이러한 국제 독자층을 염두에 둔 IP 기획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원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 웹툰과 OTT로 검증된 IP를 종이책으로 연계하는 이같은 전략은 이미 태국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작가들이 Z세대의 취향에 맞는 IP 개발 및 포트폴리오를 더욱더 다각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태국의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태국 출판 및 서적 판매 협회(PUBAT)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hailandbookfair.com/
- 해당장르 :
- 만화 / 출판
- 해당국가 :
- Thaila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