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들의 유명 콘텐츠 창작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검증된 창작자 영입엔 천문학적인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최근 급부상 중인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을 견제하기 위한 수순이란 분석이다.
페북 1조, 틱톡 2조… 몸값 커진 콘텐츠 제작자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SNS 업계에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창작자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14일(현지시간)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내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1,47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독창적이고 고품질의 콘텐츠를 올린 제작자에겐 그만큼의 대가를 지급하고, 콘텐츠 제작 비용까지 지불하겠다는 의사표시다. 그간 콘텐츠 제작자에게 인색했던 페이스북은 이날 "많은 제작자가 우리 앱에서 장기 비전을 찾을 수 있게 하겠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보상 프로그램 공개와 더불어 '쩐의 전쟁'을 예고했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세계 최대 규모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도 지난 5월, 1억 달러(약1,147억 원) 규모의 '쇼츠 펀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틱톡처럼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유튜브 쇼츠'를 출시했는데,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내놓은 추가 투자 전략이다.
물론 이는 유튜브의 보상 프로그램 중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 포천에 따르면 유튜브가 최근 3년 동안 제작자와 미디어 조직 등에 콘텐츠 제작 대가로 지불한 비용은 300억 달러에 달했다. 유튜브의 지난해 4분기 광고매출은 69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운로드 30억 기록… 페북 이어 틱톡도 깼다
업계 안팎에선 미국 내 간판 SNS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을 틱톡에 대한 견제용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CNBC는 "틱톡의 성공이 페북, 유튜브엔 골칫거리"라며 "창작자에 대한 자금 지원은 경쟁사로부터 새로운 창작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인스타그램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베껴 만든 릴즈를 출시하기 앞서 틱톡의 유명 창작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십만 달러를 제안했다"는 월스트리트 보도도 나왔다.
이미 틱톡은 미국, 인도 등에서 정부 차원의 견제를 받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6년 출시된 틱톡은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가 30억 건을 넘어섰다. 2014년 1월 이후 이 기록(게임앱 제외)은 페북과 페북 자회사만 갖고 있었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틱톡이 이 기록을 깬 것이다. 틱톡은 지난해 7월, 향후 3년 동안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2,950억 원)를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이한 건 이 중 절반인 10억 달러는 미국 제작자에게 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마케팅 업체인 미디어킥스에 따르면 최근 콘텐츠 제작자 영향력이 플랫폼 수준으로 커지면서 2019년 80억 달러(약 9조 원)였던 스폰서십(후원) 시장은 올해엔 150억 달러(약 17조 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일반 사용자들도 그간 무료로 이용하던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