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환경 신발 스타트업인 올버즈(Allbirds)가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올버즈는 지난달 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6일 보도했다. 올버즈는 지난해 시리즈 E 펀딩을 통해 1억 달러 유치에 성공하면서, 당시 몸값을 17억 달러(약 1조9,680억 원)로 평가받은 바 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신발을 제작하는데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신으며 이름을 얻었고, 이후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투자하기도 했다. 게 껍데기, 유칼립투스, 양털과 같은 천연재료로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는 뉴욕, 상하이, 베를린 등 전 세계 27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버즈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 외에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친환경’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의류업체 파타고니아, 귀리 등으로 합성 우유를 만드는 오틀리 그룹 등처럼 ESG 유행의 선두 주자인 셈이다.
환경의 ‘지속가능성’ 추구 노력은 인정받았지만, 아직 기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투자자의 확신을 얻기에는 부족하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버즈는 지난해 2,586만 달러(약 3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9년 1,453만달러보다 늘어난 것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 늘어난 1억1,800만달러(약 1,366억 원)를 기록했다.
온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한다는 것이 올버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점이다. 또 최근 런칭한 의류 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확대, IPO 전략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경기 회복과 맞물린다면 적자 폭을 빠르게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올버즈 측은 IPO 신청서에서 ‘지속가능성’을 여러 번 언급하면서 “이번 상장이 기업들에게 ‘지속가능 상장(Sustainable Public Equity Offering, 이하 SPO)’이라는 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