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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이을 K-영어덜트 소설 탄생할까?
  • 2021-10-25 | 기타

‘아몬드’ 이을 K-영어덜트 소설 탄생할까?

입력 2021.10.06 15:53 수정 2021.10.06 17:12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 K-영어덜트 소설이 탄생할 수 있을까? 출판사 창비는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형 영어덜트 시리즈 ‘소설 Y’의 출발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영어덜트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판타지적 요소를 활용해 읽는 재미를 극대화한 소설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과 영미권에서는 ‘해리포터’나 ‘헝거게임’, ‘트와일라잇’ 같은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장르다. 국내에서는 2017년 출간돼 80만 부가 팔린 손원평 작가의 청소년소설 ‘아몬드’가 인기를 끌며 이 같은 ‘한국형 영어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창비는 여기에서 나아가 판타지라는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의 역량이 뛰어나며 영상화 등 2차 콘텐츠로의 확장성을 지닌 작품이라면 모두 소설Y 시리즈를 통해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아몬드’,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우아한 거짓말’처럼 독자 연령대에 상관없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는 작품이라면 모두 ‘K-영어덜트’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Y 시리즈의 첫 타자로 출격하는 작품은 이희영 작가의 ‘나나’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자 30만 부가 팔린 소설 ‘페인트’를 쓴 작가의 신작이다. 어느 날 영혼이 몸을 빠져 나온 두 아이 수리와 류가 스스로를 관찰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간다는 이야기다.

이 작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청소년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는 표현에서 착안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혼 없다는 말은 10대뿐 아니라 청년, 중년 역시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표현”이라며 “(이 때문에) 소설 역시 주인공이 10대지만 10대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기존의 한국 청소년문학, 성장소설이 계몽이나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에 골몰했다면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은 오늘날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우정과 연대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해외 영어덜트 소설과도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몬드’는 20개국에 번역 수출 계약이 이뤄지며 ‘K-영어덜트’의 판로를 뚫었다. 아몬드를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영어덜트 소설은 청소년층이라는 베이스에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독자를 확보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입에도 용이한 면이 있다”며 “보편적 아이디어가 해외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Y 시리즈는 ‘나나’ 이후에도 천선란 작가의 ‘나인’, 박소영 작가의 ‘스노볼’을 출간하며 K-영어덜트의 계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소범 기자 : be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