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좁아지는 일본 주택 면적, 공간 효율성을 높인 제품 인기
닛케이트렌드에 따르면 '23년 소비 키워드 중 하나가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Space Performance(Supepa)’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일본 주택 면적 축소 추세’이다. 주택론 '플랫35'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주택 평균 면적은 신축 아파트가 64.7㎡, 중고 아파트는 68.2㎡로 나타났으며, 10년 전에 비해 신축은 10%, 중고는 5% 공간이 좁아졌다.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근무가 증가하면서 집이 작업공간으로도 활용됨에 따라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했다. 그 결과, 주차 공간, 수납공간 등의 필요성을 줄이고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자 공유 및 대여 서비스(자전거, 자동차, 의류 등)도 인기이며, 실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파(에어카우치), 못쓰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가구, 접을 수 있는 선풍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동시에 1가지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1석 2조 제품도 인기인데, 전동 커피밀 빙수기, 다용도 전기주전자 혹은 오븐토스터 등이 있다.
ㅇ 코로나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 이용 확대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자상거래(EC)를 사용한 일반 소비자의 소비규모가 6.76%(*2019년,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 기준)에 그치는 등,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 패턴을 보여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외출 자제 및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로 인해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의 전자상거래 도입율(EC율)은 BtoC분야가 8.08%(전년비 1.332pt%증가), BtoB분야가 33.5%(전년비 1.8pt%) 증가하였고, 2021년 총무성의 ‘가계소비상황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쇼핑 이용률은 47.7%를 기록하였다. 후지경제가 실시한 국내 시장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21년 대비 7.6%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오프라인 거래시장의 온라인화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품목 또한 가구, 생활 잡화, 문구류 등 기존에는 비교적 품질 변동이 적은 제품에 한해 인터넷쇼핑이 이루어졌던 반면,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식료품, 화장품 등 전 품목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ㅇ 캐시리스(비현금결제) 및 비대면·비접촉 결제 선호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비접촉 소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6년부터 20%대에 머무르던 일본의 캐시리스(비현금결제) 도입률이 2020년 29.7%로 처음으로 30%에 육박했다(전년대비 약 2.9%상승). 또한 신용카드를 비롯한 QR코드 간편결제 서비스, 전자화폐 등 비접촉 결제 가능 매장 수도 대폭 늘어났다. 2022년 소비자청이 20세 이상 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점포구입 또는 캐시리스 결제에 관련된 의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캐시리스 결제 이용률은 96.9%이었고, 중소사업자의 캐시리스 결제 도입률은 72%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QR코드 결제의 이용이 급격이 증가했는데, 2020년 QR코드 결제액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1년 사이에 약 4배가 증가했고, 2022년 소비자청의 의식조사에 따르면 점포 도입율은 55%로 절반이 넘었다. 일본 1위 QR코드 간편결제 서비스 'PayPay'의 2020년 총 결제액은 3.2조 엔으로 전년대비 2.6배 증가했고, 세력이 빠르게 확장되어 22년 5월 아마존 재팬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신용카드사 Visa가 출시한 비접촉식 단말기 터치 결제 서비스 ‘Evering’이 사전 예약 단계에서 매진되기도 하였다. 신용카드 이용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2022년 소비자청의 의식조사에서 신용카드 도입율은 55%로 나타났다.
ㅇ 다이어트·건강 기능 식품 열풍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으로 필수 영양소 섭취가 강조되면서 식품을 통한 건강 관리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생활 습관병 예방이나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높은 중년층뿐만 아니라 몸 가꾸기 열풍 등 미용 목적을 위해 건강식품을 찾고 있는 청장년층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역력 강화 및 다이어트 등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 식품을 비롯한 저당질·저염·저칼로리 식품, 비건 식품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맥주회사 기린맥주(KIRIN BEER)는 2020년 10월 일본 국내 최초로 당질 제로 맥주를 출시해 판매 5일 만에 2020년 연간 목표의 50% 이상을 달성했으며, 2021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최단 기간에 2억 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 4월에는 산토리맥주(SUNTORY BEER)에서도 당질 제로 맥주를 출시하는 등 일본 맥주 시장에 당질 제로 열풍이 불었다.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변화된 회식문화, 개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움직임에 의해 하드셀처(Hard seltzer)가 주목받고 있다. ‘저 알코올, 저칼로리, 저탄수화물’을 내세우며 건강을 지향하는 소비자로부터 화제가 되고 있으며, 글로벌 알코올 음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일본에서도 21년 말 처음 출시되어 기린맥주, 일본 코카콜라, 아사히 음료 등 대형 주류업체도 22년도에 본격 시장 참여를 발표했다.
ㅇ 친환경 가치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단계적 탄소세 도입, 친환경차 전환, 재활용 대책 의무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2년 4월에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자원순환의 촉진 등가 관련된 법률’을 시행하였다.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일본 내에서는 친환경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그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본 생활협동조합연합회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집에서 지내는 상황이 증가하여 생활방식을 재검토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일본 소비자청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환경과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친환경 가치 소비와 관련된 상품 혹은 서비스 제공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상승한다고 답한 비율이 약 80%였다. 또, 식료품을 구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는 소비자도 61.8%를 차지했다. 일본 기업에서는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 비건 식품·화장품, 리사이클 제품 등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서비스 및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과 택배 등 비대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했고 이는 세계적으로 탈 플라스틱 움직임을 촉진시켰는데, 먹을 수 있는 그릇, 컵, 사탕으로 만든 빨대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ㅇ 초고령 사회 일본, 주요 소비 세력으로 부상한 시니어층과 스마트시니어
65세 이상 인구는 3,621만 4천 명으로 전년대비 18만 8천 명 증가하였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9%이다. 75세 이상 인구는 1,867만 4천 명으로 전년대비 7만 2천명이 증가하였고,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출생자 수는 (2021년 기준)는 84만 2,897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과 비교하면 2만 9,786명(3.4%)가 감소하였고, 2016년 이래 100만 명 이하 출산이 계속되고 있다. 1명의 여성이 생애 출산하는 아이 수에 해당하는 합계 특수출산율(2021년)은 1.37이다. 노산이 늘어나고 미혼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혼인수가 감소하고 임신을 피하는 동향이 있어 당분간은 총인구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워 사회 구성원 수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재의 판매 경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680만 명 가량의 단카이 세대(團塊世代 : 인구통계에서 단괴 ‘덩어리’처럼 뭉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가 은퇴, 연금 등으로 일본 전체 개인 금융 자산 1,700조 엔의 절반 이상을 보유, 큰 구매력을 지닌 시니어층이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고령화 상품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60세 이상의 시니어층에서 스마트폰의 활용이 증가하며 스마트시니어가 생기기 시작했고 상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백신 접종을 인터넷상으로 해야 하는 등 디지털 기기나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는데, 2021년 3월 총무성에서 발표한 ‘위드코로나에 따른 디지털 활용의 실태와 이용자의식의 변화와 관련된 조사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인터넷쇼핑 이용 현황은 78%로, 전년보다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ㅇ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의 뉴트로 트렌드
Z세대는 디지털네이티브, 스마트폰네이티브라고 불리는 것처럼 태어났을 때부터 인터넷이 존재하였고 사춘기에 접어들 때 SNS가 보급되고 있던 세대이다. 그 때문에 문화나 사고방식 등에서도 그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런 Z세대들이 과거 유행한 스타일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 트렌드를 ‘뉴트로(New+Retro,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라고 한다.
Z총연이 실시한 21년 하반기 트렌드 랭킹에서 ‘NEXT TREND 예상’ 부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Y2K 패션’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SNS 트렌드와 Z세대 인사이트 연구기관인 memedays의 ‘10대 여성의 2022년 트렌드 예측’과 관련된 조사에 의하면 엔터테인먼트·아이템 부문에서 ‘Y2K패션’을 거론하고 있다. Y2K란 ‘Year 2000’의 머리글자를 따와 만든 용어로 (K(Kilo)는 1000을 의미), Y2K 패션은 2000년대에 유행했던 패션을 의미하는데, 배 부분이 보이는 크롭티나 미니스커트, 로라이즈데님 등이 이 패션의 특징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폐색감 속에서 Z세대가 어린시절에 본 적이 있는 포지티브(긍정적)하고 치어풀한 분위기를 쫓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뉴트로 열풍은 일본 외식업계에서도 보이고 있다. 음식점도 SNS 활용이 필수가 되고 있는데, Z세대의 감성을 SNS를 통해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SNS상으로 업로드했을 때 얼마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예쁘게 나올지를 염두에 둔 연출 요소들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으며,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많은 음식점들이 옛 분위기가 나는 체험형 공간을 만들고 있다. 아날로그 오락기, 가죽 의자 등 과거 부모세대가 이용했을 것 같은 소품을 이용해 복고풍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에 어울릴 만한 메뉴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화려한 네온 사인 및 컨셉에 맞는 소품들을 이용한 ‘네오 주점’과 같은 음식점이 등장하기도 했다.
ㅇ 소비 양극화 진행, 선별적 소비 형태
경기 침체를 겪은 일본은 소비자의 소비 행태에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생활 필수품에 대해서는 가급적 저가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한편, 자신이 갖고 싶은 것, 애착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높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매스 마케팅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 선별 소비, 개별적 마케팅으로 이행되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소비가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명확한 컨셉에 입각해 개발된 ‘진품(혼모노 本物, 흉내 낼 수 없는 것을 의미)’의 상품 및 서비스, 확실한 기술력에 기초한 고품질 상품,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상품을 소비자가 선호하는 추세이다.
ㅇ 집콕 소비의 증가로 배달 서비스 이용 확대
코로나19 이후 외출 자제 등 긴급사태 기간이 지속되면서 간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의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Uber Eats, Demae-can, menu, Wolt, Chompy 등 배달 앱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났고, 배달 서비스에 가입하는 음식점도 일본 전국으로 확대됐다.
사무실 편의점(사무실 내 반찬 판매)을 운영하는 Office Okan은 2020년 재택근무자들의 균형 잡힌 식단 관리를 위해 반찬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크게 주목받았다. 월 1회 조리된 반찬이 진공 포장된 상태로 직원들의 집으로 배달되며, 업무방식의 개혁 차원에서 이 서비스를 도입하는 회사도 늘었다. 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비접촉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