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말레이시아 페낭주의 조지타운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큐파이 비치 스트리트 프로젝트’(Occupy Beach Street Project) 문화 행사가 열린다. ‘오큐파이 비치 스트리트 프로젝트’는 다양한 말레이시아 먹거리와 함께 이벤트와 공연 등으로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 페낭주는 말레이시아를 구성하는 13개의 주 가운데 두 번째로 면적이 작고 여덟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으로 쿠알라룸푸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한류 영향을 적게 받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열리는 작은 행사 속에서도 한류의 파급효과를 살펴볼 수 있었다.
‘좋은 하루’ 음료 판매점
<‘오큐파이 비치 스트리트 프로젝트’에서 판매 중인 ‘좋은 하루’ 음료수(좌), 쿠알라룸푸르에 진출한 쥬씨 매장 (우)>
말레이시아 청년들이 판매하는 ‘좋은 하루’(JOH-EUN HALU) 음료는 한 가지 맛의 과일 음료가 아니라 여러 가지 과일을 섞은 주스로,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다.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음료 판매원 케빈 탄(Kevin Tan)은 한국어로 제품명을 지은 이유에 대해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건강하고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밝고 긍정적이기 때문에 ‘좋은하루’라는 한국어로 제품명을 지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K-Pop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역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다. 아흐마드 교수와 줄라루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연예인이 청소년의 롤모델의 역할을 하면서 뷰티, 의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한국 연예인이 롤모델 역할을 하면서 뷰티, 의류 제품 이외에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식료품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음료점 쥬씨(Juicy) 역시 ‘기본적이고 신선한 자연 주스’(basic, fresh, natural fruit juice)를 모토로 신선한 과일을 판매하며 말레이시아 내 매장을 넓히고 있다.
‘하루’ 의류 판매점
<‘오큐파이 비치 스트리트 프로젝트’에서 촬영한 ‘하루’ 의류 판매점 (좌), 말레이시아 쇼핑몰에 입점한 한국 컨셉 의류점 (우)>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옷을 판매하는 의류점에서는 ‘하루’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한류 콘텐츠 가운데 특히 K-POP은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으로도 크게 영향을 주면서 한국이미지를 활용해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루’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래리(Larry)는 “일본과 한국 의류는 독특하면서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상점을 광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K-Pop 커버댄스 공연
또한 문화 행사에서는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K-Pop 커버댄스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페낭주에서 개최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류 문화의 확산을 위해 열린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작은 행사임에도 다양한 한류 제품과 콘텐츠를 통해 문화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류가 서로를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의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한류가 기업의 이미지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거 한국은 일본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한국 이미지가 아닌 일본의 스모 선수와 후지산을 활용해 기업의 이미지 마케팅 효과를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류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Ahmad, Z., & Jalaluddin, N. H. (2011). Hallyu in Malaysia: A socio-cultural study. Malaysian Journal Communication, 27(2), 203–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