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촌이 하나’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을 정도로, 현대는 인터넷을 통해 각국의 소식들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다른 나라의 사정을 실시간으로 언제든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식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질 정도이다. 특히,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하여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소식을 주고 받으며 빠르게 알 수 있게 되면서부터 SNS는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지니게 되었다. SNS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온라인과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통신망이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지칭한다.
7월, 요즈음 이란 내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 때문에 사회 분위기와 TV를 비롯한 여론의 반응이 뜨겁다. 이란 사회 분위기가 이란 내 현지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의 관심을 받게 된 데에는 당국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SNS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란에서 ‘SNS 스타’라고 불리면서 6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소녀 ‘마에데 호자브리’의 인스타그램 영상이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에데 호자브리’는 체조 선수로, 이란 나이로는 17살 소녀다. 평소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란 및 여러 나라의 음악에 맞추어서 다양한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려 이란 SNS에서는 유명한 소녀인데, 이란 당국이 이 소녀를 비롯하여 SNS에서 춤 영상을 올린 젊은 SNS 스타 중 4명을 집에서 체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실, 이란 당국이 이 젊은이들을 체포하고 훈방조치 하였으면 이란 내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진 않았을 텐데, 국영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체포된 소녀가 떨면서 울먹이고 반성하는 인터뷰 모습이 방영되면서 이란 사회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란에서는 춤추고 노래하는 여자가수가 없다. 또한 사람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는 히잡을 쓰더라도 독창를 하거나 춤을 출 수 없다. ‘마에데 호자브리’가 체포된 이유는 실내인 집안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당국이 금하는 서구의 음악에 맞추어서, 몸이 드러나는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었고, SNS에 춤 영상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이란 당국은 SNS 영상을 통하여 이란의 많은 젊은이들을 미혹하고 이슬람 율법에 맞지 않는 음란한 춤을 추어서 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SNS는 공개된 사회장소와 같다고 간주한 것이다.
<이란에서 6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스타 - 출처 : ‘마에데 호자브리’ 인스타그램>
2014년 여름에도 이란 내 SNS에 춤 영상 게재로 큰 사회적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었다. 당시 테헤란에 사는 이란의 남녀 젊은이들이 미국 가수 ‘퍼렐 윌리엄스’의 히트곡 뮤직 비디오 ‘Happy’에 맞추어서 춤추는 동영상을 올렸다. 당시 이 음악은 많은 사람들이 패러디한 뮤직 비디오가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였다. 이란 젊은이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당시 15만 건을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이에 이란 당국은 젊은 남녀 6명 전원을 체포하였다. 당시 이란 경찰은 2시간 만에 신원을 전원 파악했으며, 6시간이 지난 후에 6명 전원을 체포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당시 젊은이들도 국영 TV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인터뷰를 하고 큰 액수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이슈는 개혁 성향의 현 테헤란 시장이 이란 ‘어머니날’ 기념행사에서 여자 아이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공연을 본 것이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된 사건이다. 테헤란 시장이 여자 아이들의 춤 공연을 본 장면이 알려지면서, 이란 강경파를 비롯한 보수 인사들에게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은 시의회에 테헤란 시장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건강상의 문제로 사의를 표했다고 하지만,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여자 나이가 9세 이상이면 히잡을 쓰도록 하고 있고, 남성이 보는 공개된 장소에서는 노래 부르는 것과 춤을 추는 것이 금지된다. 다만 결혼식과 생일잔치에서는 남녀가 분리된 공간에서 춤을 출 수 있다. 이러한 이란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실내에서 춤을 춘 미성년자 소녀를 집에서 체포하고 TV 영상으로 인터뷰한 사건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춤 영상이 인기가 많은 것도 사실 이란의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현재 ‘마에데 호자브리’를 비롯한 SNS 스타들은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으며, 인스타그램은 폐쇄된 상태다. 풀려난 후에 ‘마에데 호자브리’는 텔레그램을 통하여 자신의 안부를 전했다.
<이란 SNS 스타, 체포 후의 영상 – 출처 : ‘마에데 호자브리’ 텔레그램>
현재 이란 당국은 SNS를 통제하고 있다. 한국의 네이버와 같은 사이트들도 접근할 수 없도록 막고 있어서 이란에 사는 많은 교민들이 한국 뉴스를 보는데도 애로를 겪고 있는 형편이다. 이란에서는 대학생 및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막으면서 SNS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에 이란 네티즌들은 프록시 서버로 우회하는 방법을 통해 당국의 통제를 피하면서 SNS를 이용하고 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조하고, 여성의 외모와 의상에 대해 통제하면서 강력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란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실정이다. SNS를 사용하는 이란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 이란 사회의 변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