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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미술가 이우환의 전시

2018-08-0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설치미술 작가 이우환(영문명 Lee Ufan)의 조각작품 〈Relatum - Stage〉가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의 세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는 2월 6일부터 시작돼 내년 1월 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서펜타인 갤러리가 진행해 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시된 작품 〈Relatum - Stage〉는 두 개의 각진 거울 형의 철판과 바위로 만들어져 있다. 이 작품은 하이드 파크의 주변 환경을 고려한 시적 설치미술 작품으로 자연과 산업을 병합시키는 매체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물질적 재료들 또는 매체들 간의 미묘한 상호 작용과 구도가 돋보이는 이 우환의 새로운 조각 작품은 그가 지금까지 시리즈 작품들을 제작하며 추구해온 개념과 더불어 물질성의 차이점에 대한 그의 지속적 탐구 정신을 보여준다고 평가받고 있다. 작품 전시의 오프닝 행사로 지난 전시가 시작된 2월에 주영국 한국문화원에서는 이우환 작가와 Hans Ulrich Obrist 아트 디렉터(서펜타인 갤러리)가 공개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져 주목을 끌기도 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지난 2010년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이드 파크의 켄싱턴 가든에서 정기적으로 야외 전시를 해왔다. Royal Parks들과 함께 진행해온 공동작업으로서 Anish Kapoor의 〈Turning the World Upside Down〉을 전시하며 시작된 이 행사는 2013년 Fischli & Weiss의 〈Rock on Top of Another Rock〉, 2014년 Bertrand Lavier의 〈Fountain〉, 2015년 Michael Craig-Martin의 〈Transience〉, 2016년 Alex Katz의 조각작품 〈Ada (Wind Vane)〉를 전시한 바 있다. 이 전통을 이어 올해에는 한국출신 작가 이우환의 〈Relatum - Stage(2018)〉이 전시된 것이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작가 이우환은 1936년 경남 출신으로 화가이자 조각가, 작가이자 철학자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경상남도와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붓글씨와 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그의 대표적인 설치 작품들은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벨기에, 독일, 일본, 미국 등에 전시되어 있다. 


작가 이우환의 작품 전시 : Couvent de la Tourette, Eveux, France (2017); Chateau La Coste, Le Puy-Sainte-Reparade, France (2016); Palace of Versailles, France (2014); Guggenheim Museum, New York, USA (2011); Royal Museums of Fine Arts of Belgium, Brussels, (2009); Yokohama Museum of Art, Yokohama, Japan (2005); Musee d’Art Moderne de Saint-Etienne Metropole, Rhone-Alpes, France (2005); Samsung Museum of Modern Art, Seoul, South Korea (2003); Kunstmuseum Bonn, Germany (2001); Galerie Nationale du Jeu de Paume, Paris, France (1997);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South Korea (1994)

 


화려한 경력을 가진 한국인 종합 예술가의 작품을 런던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까지 여겨진다. 1960년대 후반에 아방가르드그룹인 'Mono ha'로 활동하며 우선 일본에서 주목을 받고 명성을 얻은 고전적인 전위 예술가 이우환의 작품이 런던의 권위 있고 아름다우면서도 대중적인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열에 서서 전시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켄싱턴 가든에 있는 Serpentine Gallery 야외에 전시된 이우환 작가의 〈Relatum - Stage〉 -  출처 : 통신원 촬영>


서펜타인 갤러리는 하이드 파크의 캔싱턴 궁 근처에 있는 고급 미술관으로 소속 아트 디렉터인 Obrist의 이름이 이미 말해 주듯이 예술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갤러리일 뿐만 아니라 하이드 파크에 바람 쐬러 온 런던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는 곳이다. 특히 일급 예술가들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젊고 재능있는 예술가들의 오프닝 전시회가 자주 열리기도 하는 곳이다. 서펜타인 갤러리를 필자가 자주 찾는 이유들 중에 하나는 갤러리가 명망이 있음에도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 모던 등 영국의 대표적인 미술관들에 비해 규모가 작아 부담 없이 최근 미술계의 동향을 살피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의 주택만한 갤러리는 5-6여개의 방으로 된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나무들로 우거진 하이드 파크를 거닐다가 가볍게 들릴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무료이고 다이아나 공주를 추모하는 다이아나 메모리얼 분수에서도 아주 가깝다.

 


<서펜타인 갤러리가 공개한 이우환 작가의 작품 사진 - 출처 : 서펜타인 갤러리>

 

이렇게 권위 있고 전통 있으며 아름다운 서펜타인 갤러리에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할 만한 일이었다. 더욱이 그의 작품 〈Relatum - Stage(2018)〉가 전시관이 아닌 야외에서, 그것도 6개월에 걸쳐 전시되어, 런던 시민들과 이 곳을 찾은 국제 관광객들에게 한국 출신 설치미술가의 고급스런 예술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흐뭇한 일이었다. 특히 필자가 서펜타인 갤러리를 찾은 7월에는 세계적 지명도가 높은 크리스토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크리스토는 몇 해 전 사망한 아내이자 동료였던 쟝 클로드와 함게 독일 국회의사당을 덮는 공동 설치작품을 전시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는 〈Christo and Jeanne-Claude, Barrels and The Mastaba 1958-2018〉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참여했다. 서펜타인 갤러리와 하이드 파크 호숫가에 배럴스(양철로 된 통들)로 만들어진 건물 한 채만한 규모의 작품 〈The Mastaba(Project for London Hyde Park, Serpentine Lake)〉를 전시했다.

 


<'The Mastaba (Project for London Hyde Park, Serpentine Lake)' 의 밑그림 - 출처 : 통신원 촬영>

 

세계적인 예술계의 대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작가들이 세계적인 명소에서 그들의 작품들과 함께 소개되고 전시되는 기회가 올해 들어 부쩍 늘고 있다. 한국 설치미술 작가 이불도 영국 런던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작가 이우환과 이불, 한국 미술계를 대표할 만한 이 두 작가들의 존재감은 엄청나게 큰 것이어서 런던에서 그들의 작품들을 보는 일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이렇게 귀한 한국 작가들의 예술 작품들을 런던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한류는 김치와 라면, K-Pop과 K-Drama 뿐만 아니라 지성과 예술성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고전적 문화의 대변자들까지도 안고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성명 : 이현선[영국/런던]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교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