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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코더와 피아노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김수현 씨

2018-08-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학창시절, 음악 시간의 단골 악기 리코더. 추억 속에 머물며 단순하게만 여겨지던 리코더의 상식은 리코디스트 김수현 씨의 손에 쥐어진 순간 완전히 무너진다. 그녀의 리코더 연주를 듣노라면 리코더가 가진 다양한 선율에 감동하고, 리코더도 이토록 전문적이게 연주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기 때문이다. 피아노 전공을 거쳐 마침내 리코더를 연주하기까지 그녀의 음악 인생 스토리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리코더와 피아노, 두 악기가 주는 아름다운 선율을 자유자재로 연주해 내는 리코디스트이자 피아니스트 김수현 씨는 현재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통신원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수현 씨와 만나 그녀가 가진 음악적 세계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리코디스트이자 피아니스트 김수현 씨>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동아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강원대학교 대학원과 관동대학교 대학원에서 리코더를 공부했어요초등학교 때 대구 청소년 리코더 합주단에서 단원으로 있으면서 리코더 연주 활동을 시작했고 오사카에 있는 도요나카 소년·소녀리코더 합주단과 교류하면서 일본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대학교 때 부산에 있으면서 교사 리코더 합주단인 아울로스의 멤버로 있으면서 오사카에 있는 앙상블 투투와 교류를 했고 일본에 유학을 가면서 앙상블 투투’ 단원으로 활동을 했습니다지금은 음악 감독으로 활동 중에 있답니다그리고 오사카 리코더 교육연구회와 전일본 리코더 교육연구회 이사로 재임 중이기도 해요한국과 일본대만의 리코더 콘테스트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고 독주회 앙상블 합주 등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일본으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또한 일본에서 어떤 활동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유학 중에 남편을 만나게 되어서 일본으로 오게 되었어요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앙상블 투투의 음악 감독과 오사카 리코더교육연구회에서 손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에 리코더 연주를 할 수 있도록 개조된 리코더를 사용해서 연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3월에 전일본 리코더 콘테스트의 예선을 작년부터 오사카에서 개최하고 있어요그리고 초등학교에 리코더 합주를 강의하고 봉사활동으로 연주도 하기도 하고 콜라보 연주도 하고 있어요.

 

최근에 리코더 연주 공연을 하신 것으로로 알고 있어요피아노 전공을 하셨는데리코더를 연주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7월 22일에 지금은 암스테르담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카무라 히데히로라는 젊은 리코디스트와 함께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여러 장르를 선보인 연주를 했어요사실 저는 처음부터 음악을 전공한 건 아니었어요집에서 음악 하는 걸 반대를 했기 때문에 일본어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그만두고음악을 시작했지요제가 대학에 진학할 때만 해도 리코더 전공이 거의 없었거든요그래서 3살 때부터 중학교까지 공부한 피아노로 일단 대학에 진학해 기본적인 음악 지식을 쌓고 리코더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고등학교 때에도 피아노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반대를 했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음대 진학하는 친구들 입시 곡들을 듣고 음악실에서 연습하곤 했답니다그게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그리고 대학교 때부터 교사 리코더 앙상블인 아울로스에서 연주 활동도 하고 대구 청소년 리코더 합주단 지도교사로 리코더의 길로 들어선 거 같아요그리고 유학을 와서 여러 유명한 선생님들께 레슨을 받고 대학원에서 리코더 공부를 하면서 연주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여러 공연을 해 오셨는데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많은 연주들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2년 전에 대구에서 한 연주가 가장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한국에 있는 제자와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제자그리고 얼마 전 같이 연주한 나카무라 씨그리고 초등학교 때 도요나카 소년·소녀 합주단의 지휘자이셨던 스시마 선생님이랑 같이 연주를 했거든요우연히 나카무라 씨와 5월에 만나서 8월에 대구에서 열리는 연주를 제안했고 그 후 6월에 스시마 선생님을 만나서 또 연주를 제안했는데 모든 분들이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그때부터 곡을 정하고 연습을 했어요저는 연주가 열리는 2주 전부터 한국에서 매일 저녁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습을 했어요연주 이틀 전에 모든 연주자 분들이 일본에서 오셔서 새벽 3~4시까지 연습을 하면서 아주 스릴있는 연주 준비를 했죠클래식부터 현대음악한국과 일본의 민족음악까지 청중들도 아주 만족하셨고 연주자들도 만족한 연주를 했답니다. 3부의 민족음악에서는 유카타와 한복을 입고 연주를 했는데 그것도 아주 반응이 좋았어요정치적으로는 이런저런 문제가 있는 시기였지만 민간에서는 이렇게 사이좋게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면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했던 거 같아요연주 전날에 야외에서 버스킹 공연도 했는데 리코더로 야외 공연은 처음이었거든요마이크 밸런스가 안 맞고 갑자기 분 바람에 악보가 날리는 등 실수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리코더를 알릴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뿌듯했어요.

 



<김수현 씨는 음악으로 하나가 된 대구에서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 말한다>

 

K-Food, K-뮤지컬, K-뷰티 등 한류가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고 있는데요한류가 클래식 분야까지 전파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앞으로 K-클래식이 더욱 발전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젊은 음악인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은 거 같아요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콘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음악인들이 많잖아요그뿐만 아니라 정명훈 선생님이나 백건우 선생님의 CD를 구입 하기 위해 한국에 간다거나 뮤지컬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가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인기가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일본에서는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들이 청중에게 다가가기 쉬운 음악회를 많이 준비하고 항상 매진인 아티스트들이 많아요그들은 권위적인 클래식이 아닌 대중과 함께 보고 듣는 음악회를 많이 준비해요. ‘이 곡은 아사다 마오 선수가 올림픽에서 연기할 때 사용한 곡이야’, ‘이 곡은 어느 광고에서 나온 곡이야’, ‘이 곡은 어느어느 영화에서 나온 곡이지’ 하면서 그 연주회에 가서 귀에 익은 클래식을 듣고설명에 귀 기울이며 이해하며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 같아요한류가 인기를 끄는 이 시점에서 실력 있는 젊은 연주가들이 인기 있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이 나온 영화나 드라마의 OST를 함께 보여 주는 음악회를 가지면 처음엔 배우를 보러 왔다가 그 음악에 그 연주자에 반해서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방향과 비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글쎄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일본에서 연주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저는 일본사람들에게 한국 음악을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이번에도 한국에서 활동하시고 계신 리코디스트 최선지 선생님이 편곡하신 비발디 사계의 봄이나 아리랑을 접목한 곡그리고 리코디스트 염은초 씨의 리코더 곡집에서 선곡한 영화 서편제의 OST인 살다 보면이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많은 분들이 감명을 받았다고 하셨어요심지어 눈물을 보이시는 분까지 계시더라고요그런 분들을 보면서 음악은 국경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지난 4월에는 일본의 라쿠고 가인 후쿠텐 씨와 콜라보 연주를 했는데 일본의 전통문화와 접목을 하면서 리코더 음악과 한국 음악을 선보였는데 많은 분들이 어떻게 이런 콜라보를 생각했냐고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한류의 영향을 등에 업고 작은 악기 리코더로 클래식뿐만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운 곡들을 일본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 사진 출처 : 김수현 제공


  • 성명 : 박하영[일본(오사카)/오사카]
  •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