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주간이 열린 가리치코 – 출처 : 엘 디아>
지난 7일 금요일부터 테네리페 가리치코에서 한국 문화주간이 열리고 있다. 가리치코는 한국의 방송사 《tvN》의 인기 프로그램 ‘윤식당 2’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방송 이후 인구 5천 명의 이 작은 마을은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가리치코를 찾는 한국인 및 아시아 관광객 수는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가라치코 현지에서도 한국이란 나라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상승했다. 가리치코 시장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이자 힘 있는 나라로,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라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서로에 대한 관심은 이 작은 마을에 한국 주간 행사로 이어졌다. 마을의 ‘산 프란시스코 광장’은 한국의 청사 초롱으로 꾸며져 이국적인 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 냈다.
지난 7일 열린 한국문화주간 개막식에는 라스 팔마스 영사관의 곽태열 영사, 한국 문화원 이종률 원장 및 가리치코 시장 호세 곤잘레스가 참석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종률 원장은 “방송으로 인해 시작된 가리치코와 한국의 우정이 이 행사를 통해 더 단단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가라치코 시장 호세 곤잘레스는 “가리치코를 찾는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며 “한국 관광객들이 증가하며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지역민들이 늘었다”고 언급하며 상기 행사의 의미를 전달했다. 또한 지난 7월 개최됐던 K-Pop 경연대회 본선에 출연한 청소년들, 가리치코 지역에 위치한 태권도장의 유소년들은 품새 시범을 보이며 개막식 무대를 꾸몄다. 이어 윤명화 무용단의 전통 부채춤, 그리고 가야금 병창 공연도 펼쳐졌다. 이날 개막식에 함께한 관객들에게는 한국식 다과가 제공됐다. 특히 한국의 ‘오미자청’과 스페인의 ‘상그리아’를 조합한 음료는 큰 호응을 얻았다.
개막식 이후 한글 캘리그라피 전시회 ‘한국으로의 여행’, ‘종이 위 잉크의 움직임’이 진행되었고, 한국 어린이 영화 ‘Life’ 의 상영이 개막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어 8일에는 가리치코 자유의 광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강강술래를 배워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또한, ‘까사 데 피에르다(돌의 집)’에서는 참가자들에 한글로 그들이 이름을 써주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를 위해 가라치코를 찾은 윤명화 공연단은 행사가 열리는 메일, ‘플라자 데 리브레다드(자유의 광장, Plaza de Libertad)’에서 다시 한번 공연을 펼쳤다. 행사를 찾은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표현되는 한국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함께 즐겼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기립박수로 서울에서 24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자신의 마을까지 와 훌륭한 공연을 보여 준 공연단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가리치코 한국문화 주간 행사 뉴스 화면 – 출처 : RTVC>
9일 정오에는 산 프란시스코 옛 수도원에서 스페인 한국대사관 이청율 문화부장의 한국문화 특강, ‘더 가까운 한국’이 준비됐다. 이에 가리치코 주민들 및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국 문화을 배워볼 수 있었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전통 문양 데칼코마니 수업과 그림 수업이 열려 참가자들이 직접 한국의 전통 문양을 그려보고 찍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일요일에는 한국영화 ‘계춘 할망’의 상영과 폐막식이 진행됐다. 한편, 한국문화주간에 한식은 빼 놓을 수 없었다. 마을의 한 식당은 한국문화주간을 기념해 《tvN》 예능 ‘윤식당’의 주력 메뉴였던 닭강정, 김치전을 3일 동안 판매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언론사들의 관심도 뜨거웠는데, 스페인 일간지 《까나리아 노티시아(canaria noticia)》, 《엘 디아(el dia)》와 같은 신문사들은 행사 개요를 전달하며 이번 행사가 한국과 가라치코 간의 우정을 더 돈독하게 해 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지역 방송사 《RTVC》는 뉴스를 통해 한국 주간의 모습을 생생히 전했다.
한국인의 스페인 이민 역사와 함께하는 카나리아 제도에는 500여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한다. 그 영향인지, 카나리아 제도에서의 케이팝 열풍은 따로 이 지역에서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의 예선전을 열만큼 거세다. 한국 및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먼 거리 탓에, 그동안 이 지역 주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스페인 내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 문화원은 지속적으로 스페인 지방 도시들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마련하여 케이팝으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한국 자체에 대한 애정으로 증폭시켜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