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2일 토요일 런던의 남서 지역 킹스튼(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에서 한가위 맞이 잔치가 열렸다. 킹스튼 근처 한인타운 ‘뉴몰든’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행사였다.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매주 장이 서는 구시장터(Ancient Market Place)에서 열린 2018년 킹스튼 한인 축제(Kingston Korea Festival)의 일환으로 진행된 <추석잔치(Harvest Fest는)>는 ‘Korean British Cultural Exchange’ 주관으로 ‘Rotary Club New Malden’이 참여하였으며, 재외동포재단,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진흥원, 세계김치연구소, KORSA, 킹스튼 시청 등이 협찬한 비교적 큰 규모의 행사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을비가 내리는 바람에 수많은 관중들이 오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비를 피해야 했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Korean British Cultural Exchange(KBCE)’는 최근에 설립된 공식자원 봉사단체(charity no1176236)로, 영국에서 한국문화를 증진시키는 문화적 교육적 활동들을 조직하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다. 그 목적은 예술적 협업과 창의성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번 추석 잔치는 참여한 기관들이 많았던 만큼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짜임새 있게 꾸며졌다. 이 행사의 프로그램은 크게 볼 때 요리 시범과 킹스튼 지역에 사는 젊은이들로 구성된 그룹들의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11시 40분 길놀이를시 작으로 막을 연 <추석 잔치>의 오프닝 인사말에서 킹스튼 구역의 시장인 Cllr Thay Thayalan씨는 “킹스튼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서 이 지역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 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열리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킹스튼 한인 축제는 이 지역의 비즈니스 업체들과 커뮤니티 그룹들, 한인 자원 봉사자들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아주 독특한 문화유산을 마련해가는 셈이라는 것이다. Derek Sumner 단장이 이끄는 Livingwell 태권도 클럽의 태권도 시범에 이어, 본격적으로 요리 시범이 시작됐다. 한국 음식 요리의 대가인 이하연씨가 김치를 선보인 한편, 임 형수 셰프는 한국인들이 매일 먹는 일상적인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하였다. 이 두 요리사들은 각각 2회에 걸쳐 15분씩 그들의 요리법을 소개하였다. 그들의 시범 요리를 전후로 커뮤니티 무대가 마련되어 여러 청소년 그룹들이 케이 팝 음악에 맞춰 댄스를 선보였다.
2018 킹스튼 추석 행사에서는 청중의 참여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마련되었다. 한복을 입어보는 코너(지원: Hanbok Advancement Centre), 사찰 음식 체험(조직: Lotus Mind Temple), 연등 만들기(조직: Buddhist Artists, Beob Jeon), 김치전 (세계김치연구소 협찬), 한식 디저트 만들기(조직: KORSA)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디자이너 진덕순 씨의 책임 아래 송인홍, 소피 수연 재칼 씨가 20분에 걸쳐 전통 혼례식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여느 행사에서와 달리 눈에 띄었던 요리 시범의 중점은 한편으로는 스님들이 직접 승복을 입고 관중들에게 즉석에서 요리를 하여 빈대떡, 전 등을 선보인 사찰음식전이었다. 스님들이 승복을 입고 직접 요리를 하며 줄을 서 있는 관중들에게 즉석에서 전을 부쳐 무료로 시식을 하게 한 사찰 음식 시범 프로그램은 킹스튼 추석 잔치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또 한국인에서부터 영국인, 다른 유럽인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방문객들이 비가 한창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가 파전 한 점을 받아먹고 흐뭇해 하는정경을 볼 수 있었다.
<사찰 음식 코너>
<김치 박물관에 전시된 김치들>
굵은 비가 쉬지 않고 내리는 가운데 주요 무대에서는 사찰 식이 제공되고 있는 한편, 다른 한쪽에 마련된 부츠에서는 세계김치연구소가 마련한 김치박물관 (Kimchi Museum)의 김치들이 전시되었다. 필자가 보기에 킹스튼 추석 잔치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수 있는 이 김치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김치 종지 안에 먹음직스러운 모양으로 곱게 담긴 포기김치, 열무김치, 깎두기, 동치미 외에 백김치 샐러드, 배추 막김치, 오이 소박이 등등 유럽의 일상 생활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여러 종류의 김치들을 볼 수 있었다. 시범용으로 관중들은 각종 김치뿐만 아니라 유과등을 시식할 수도 있었다.
<김치 박물관의 전경>
주요 무대에서 진행된 Cooking Stage와 김치 전시회 외에 장터에 있는 여러 진열대에서는 Audience Research&Raffle, Face Painting, 바베큐 코너, 북한에서 온부모들, 치킨, 불고기 등의 음식 판매대, 화장품 코너 등이 마련되었다. 장이 저물 무렵, 비가 많이 왔는데 성과는 어땠냐는 통신원의 질문에 북한에서 온 듯한 치킨 바베큐 코너의 한 여성 판매원은 그래도 손님들이 대단히 많이 와서 성과가 아주 좋았다고, 흡족하다고 답했다. 비가 많이 와서 유감스럽긴 했지만 장대비도 추석 잔치의 흥을 완전히 꺾을 수는 없었던 듯하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