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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데이, 술 판매 중지하는 등 '골치의 날'로 불려

2018-11-0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할로윈데이 분위기를 한껏 풍기는 오사카역 - 출처 : 통신원 촬영>

 

할로윈을 앞뒀던 지난 10월 마지막 주말의 오사카 시내는 할로윈 분장을 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할로윈데이는 특별하고 신나는 날임은 틀림없지만, 일본에서는 골치 아픈 날로 분류된다. 쓰레기가 막무가내로 방치되거나 성추행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할로윈데이가 5년 사이에 갑자기 고조된 데에는 기업과 미디어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 동안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할로윈데이 TV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방송되었는데, 이 때문인지 할로윈데이의 경제효과는 발렌타인데이를 넘어선 1300억 엔(한화 약 12,833)을 기록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도 일본에서 경제효과가 고도로 발생하는 날로 꼽히지만, 할로윈데이처럼 요란스럽지가 않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발생하기 드물다. 할로윈데이는 원래 어린이가 거리를 다니며 과자를 받는 날이지만, 어린이는 감히 다니지도 못할 만큼 소란스럽고 난폭적인 날이 되어버렸다. 할로윈데이의 메인 거리로 불리는 도쿄 시부야 지역에서는 트럭이 전복되는 등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매년 큰 문제들이 발생했던 도쿄 시부야 구에서는 할로윈데이의 주말을 앞두고 행사 자제 요청을 하는 등 사전 조치를 취했다. 도쿄 시부야 하세베 구청장은 트럭이 전복되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1031일 할로윈데이를 위한 부탁이라는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그는 지난 28일 새벽 시부야 구에서 일어난 트럭 전복 사건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31일 할로윈은 결코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도덕과 법률을 지키면서 건전하게 즐겨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하면서 매년 할로윈데이에는 크고 작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규칙과 매너를 위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시부야를 사랑하고 이 도시를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평소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시부야 도시를 아꼈던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는 용서할 수가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형태로 구청장의 메시지가 홈페이지에 등록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시부야 구는 말한다. 할로윈데이의 주말이었던 27, 28일에는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점이나 센터 거리에 할로윈 분장을 한 젊은이들로 혼잡스러웠으며, 우려했던 치안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부야 구청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2019년에는 할로윈데이 규제 건으로 논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새벽 시부야 거리에서 발생한 소동으로 5명이 체포되었다. - 출처 : ANN NEWS>

 

한편, 일본의 유명 연예인 마쯔코 디럭스는 TOKYO MX <5시의 꿈속!>에서 시부야 등에서 난폭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저런 식의 즐거움이라면 격리시켜서 그들끼리 즐기는 편이 낫다. 할로윈데이를 핑계로 너무 많은 나쁜 행동들을 하는 것 같다. 할로윈데이라고 허용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제는 금지! 이런 사람들이 활보한다면 당장 체포해!”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또한 같은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탤런트 와카바 야시 후미에는 지난 28일 새벽 시부야에서 발생한 할로윈데이 소동으로 체포된 사람은 5명에 불과하고 가볍게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에게는 솜방망이 체벌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할로윈데이의 문제는 늘어나고만 있는데 왜 체벌을 받는 사람들은 소수인지 의문이다. 더 강력하게 체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세베 구청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이 심야 거리에서 폭동하지 않도록 31일 밤에는 인근 편의점에 술 판매 자제를 요청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부야의 `메가 돈키호테 본점` 17개 점포에는 1031일 오후 6시부터 111일 오전 6시까지 술을 철거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훼밀리마트 시부야 점에서는 요청된 시간에 점포에서 술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일부 점포에서는 가맹점에게 너무 가혹한 명령이라며 반대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술 판매 중지로 인해 시부야 거리의 변화가 일어날지는 31일 밤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