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전역에서는 5월부터 매달 테이스트 풀리 푸드&베버리지 엑스포(Taste Fully Food&Beverage Expo)가 열리고 있다. 2011년 쿠알라룸푸르에서만 개최한 엑스포는 점차적으로 지역을 넓히면서 올해는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페낭(Penang), 스리 끔방안(Sri Kembangan), 조호바루(Johor Baru), 샤알람 스름반(Shah Alam), 믈라카(Melaka), 이뽀(Ipoh) 총 7개 지역에서 박람회를 개최했다. 테이스트 풀리 푸드&베버리지 엑스포는 말레이시아 정부 기관과 무역투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유기농 식품부터 부엌용품까지 식료품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행사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현지 식료품과 함께 다양한 한국식료품 기업도 볼 수 있었다. 먼저, 한국식료품 유통 기업 KMT Jaya를 찾아볼 수 있었다. KMT Jaya는 엑스포에 참가해 말레이시아 정부 공식 할랄인증기관인 ‘자킴(JAKIM)' 인증을 받은 김치, 라면, 김 등을 소개했다. 또한 음료 시식 코너를 운영해 현지인들에게 홍초 음료를 선보였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식료품을 유통하고 있는 바구니(Baguni)도 엑스포에 참여해 한국식료품을 홍보했다. 바구니에서는 잡채와 매실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시식공간을 운영하여 다양한 한국 먹거리를 박람회를 참여한 사람들에게 제공했다.
<엑스포에 참가한 한국 식료품점 – 출처 : 통신원 촬영>
박람회장 일부에서는 참석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간이 음식 판매점을 운영해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현지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한국 음식 판매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스노우 치킨’이라는 판매점에서는 여러 종류의 한국식 닭튀김을 판매하고 있었고 ‘쿨이즈랜드’라는 판매점에서는 한국의 ‘콜팝(콜라와 팝콘치킨이 함께 제공되는 음식)’을 판매했다. 이외에도 김치, 떡볶이 등 간단한 한국 음식 판매점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는 현지 음식과 함께 김치를 주문해 먹고 있는 현지 젊은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김치를 주문한 관람객 림(Lim)은 “한국드라마를 통해서 김치나 한국 음식을 접하게 됐다”면서 “평소에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주문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관람객인 ‘크레이그(Craig)’는 “한국 친구들 때문에 호주에서 한국 치킨을 처음 먹게 됐는데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콜라 맛 한국 치킨이라고 생각해서 ‘콜팝’을 주문했는데 콜라와 치킨이 함께 나왔다. 한국은 정말 다양한 치킨을 판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엑스포에서 찾은 한국 음식 판매점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처럼 한국 음식 판매점은 치킨과 김치와 같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식료품 박람회에서는 돼지고기와 같은 ‘비할랄’ 제품은 따로 전시 및 판매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믈라카(Melak)에서 열린 ‘테이스트풀리 푸드&엑스포’에서는 돼지고기를 할랄 제품 전시회장에 함께 진열한다는 사진이 유포됐다.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믈라카 인터네셔널 트레이드 센터(Malacca International Trade Centre)는 돼지고기를 판매하던 7곳을 모두 폐쇄하고 정화작업(Sertu)을 진행했다. 정화작업인 스르뚜(Sertu)는 회교에서 금기시하는 돼지와 개와 같은 동물이 닿은 곳을 깨끗이 하는 과정을 뜻한다.
<언론에서 보도한 '믈라카 엑스포' 사건 – 출처 : 월드오브버즈>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하는 엑스포는 기업을 알리고 고객들에게 제품 시식과 함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엑스포는 신생 기업과 외국 기업들이 자신들을 알리고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박람회가 특정 지역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내 7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으며 1년 중 8달 동안 진행된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브랜드 노출도 역시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엑스포와 같은 행사는 제품을 통해 문화와 문화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에 늘 조심성을 수반해야 한다. 이러한 조심성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 기업에서도 식료품을 소개할 때 말레이시아가 다양한 인종과 종교로 구성된 나라라는 점을 잊지 않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많은 성과를 얻어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참고자료
https://www.worldofbuzz.com/pork-stall-in-melaka-food-expo-got-shut-down-and-will-be-ritually-cleansed-due-to-er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