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2018년은 스페인 케이팝 팬들에게 큰 선물 같은 해였다. 지난 7월 한국 아이돌 ‘몬스타 엑스’ 콘서트의 큰 성공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지코, 라비, ‘THE ROSE’, ‘B.A.P’ 등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들이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항상 투어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되던 스페인에 이와 같이 케이팝 공연들이 풍성해진 것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팬들과 새로운 공연기획 플랫폼 덕분일 것이다. SNS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스페인 대중 매체들에 케이팝 알리는 운동을 하는 팬덤이 공연 요청 건수에 따라 콘서트 기획이 진행되는 공연기획 플랫폼을 만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전의 케이팝 공연들은 수요 예측이 불가능해 한류가 알려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에서 주로 열렸고, 스페인의 경우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바르셀로나에서 케이팝 콘서트가 종종 열렸다. 하지만 이제 팬들이 콘서트를 요청하는 플랫폼을 통해 스페인에 충분한 수요가 있음이 알려졌고, 바르셀로나보다는 마드리드에서 공연을 개최하는 것이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파악된 것이다.
케이팝의 인기가 높아 지면서 스페인 대중매체에서 케이팝을 다루는 일도 잦아졌다. 케이팝을 정기적으로 트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뉴스나 기사에서는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들 보도하고 있다. 12월 4일 스페인 미디어 그룹 아트레스 미디어(Atres Media)의 《라 섹스타 TV》(La Sexta TV) 방송사의 뉴스에서 케이팝에 대해서 방송했다. 《라 섹스타 TV》는 스페인의 주요 민영 방송국 중 하나이다.
<‘라 섹스타 TV’에 소개된 케이팝. 아이돌 공연(좌), 청소년 소설 ‘서울에서 하늘까지’ 작가 인터뷰 장면 – 출처 : 라 섹스타>
방송에서는 한국 아이돌 그룹 ‘빅뱅’, ‘AOA’,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 등과 함께 케이팝을 소개했다. 지난 9월 서울과 케이팝을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을 출판한 스페인 작가 ‘타티아나 마르코(Tatiana Marco)’는 《라 섹스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케이팝은 우리에게 신선하다. 지금껏 우리가 살고있는 문화와 다른 것이 하나의 강점이다”라고 케이팝을 정의하기도 했다. 공동작가 ‘실비아 일리가(Silvia Aliaga)’는 “스페인에서도 점점 더 케이팝이 알려지고 있다. 대중매체에서도 다루는 빈도가 잦아지고, SNS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이 문화가 퍼져가고 있다”라며 스페인의 케이팝 인기를 확인시켜 주었다.
방송은 케이팝에 대해 “케이팝을 한 장르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렉트로닉 음악, 힙합에서 소울 음악까지 섞였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안무, 의상과 화장…… 적게는 3명, 많게는 40명이 한 무대에 서기도 하는 이 밴드들이 수백만의 팬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스페인을 포함해 전 세계를 정복하고 있다. 90년대 그룹 ‘서태지와 아이돌’이 이들이 시초이다”라고 정의했다.
또한 BTS의 무대와 함께 그들이 누리고 있는 세계적인 인기를 언급했는데, 그들의 음악은 유튜브에서 엄청난 조회 수를 자랑하고, 인터넷이 이들의 전파에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들이 팬들에게 그들은 말 그대로 우상들이다. BTS는 현존하는 케이팝 아이돌 중에 사장 유명한 그룹이다. 모든 순위에서 저스틴 비버의 왕관을 박탈하고, 《타임》지 표지 주인공이 되었으며, UN 연설을 하기까지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다.”라고 이어갔다. 또한 얼마 전 파리 공연에서 4만 석의 좌석이 단 몇 분 만에 매진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팬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비추며 “그들은 완벽한 남자친구이며 형제이자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 이 케이팝 그룹들은 무대 위에서나 밖에서 완벽한 행실을 요구 받기도 한다”라고 아이돌 그룹들이 숙명으로 가지고 있는 압박감을 대변하기도 했다. 또 지난 평양공연을 언급하며 케이팝은 남한과 북한이 만나는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은 스페인의 케이팝에 중요한 한 해였다.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대했고, 그 결과 마드리드에서는 끊임없이 크고 작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콘서트가 열렸다. 그리고 그 콘서트들에서 직접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고 즐기며 그들의 팬들에게 보여주는 무대 매너에 더 케이팝에 빠져들고 있다. 케이팝 팬들이 가장 감동하는 것은 한국 그룹들의 무내 매너와 팬들을 대하는 자세이다. 팬은 아니지만 스페인에서 공연하는 한국 그룹을 지지하기 위해서 공연장을 찾았다가 그 그룹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 나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 많은 콘서트들과 열정적인 스페인 케이팝 팬들 덕분에 스페인 대중매체에서 케이팝을 다루는 횟수도 늘고 있다. 소수만이 공유하는 문화가 아닌 대중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과정일 것이다.
2018년 마지막 해의 마지막 케이팝 콘서트의 주인공은 그룹 ‘VAV’이다. 또 새해에는 ‘Day 6’가 2019년 스페인 케이팝 공연의 첫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많은 케이팝 콘서트들을 스페인에서 만나 볼 수 있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