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으로 다양한 한류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BANANA – 출처 : BANANA >
사실 몇 해 전 만에도 스페인에서 다이렉트로 한류 소식을 접할 방법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한류 팬들은 영어권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서 한류 소식 전해 듣거나 SNS를 통해 가공되거나 확산된 정보를 얻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 속에서 블로그 ’바나나‘는 스페인어로 된 최대 한류 정보 블로그이며 최근 거센 한류를 타고 스페인 팬들 및 라틴아메리카 팬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로 발돋움하고 있다. 블로그 BANANA를 개설하고 운영 중인 Carla 씨를 만나 마드리드 시내 소재의 한국 레스토랑에서 인터뷰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블로그 BANANA의 운영자 Carla – 출처 : 통신원 촬영>
블로그 BANANA를 소개 부탁드린다. 우리 블로그는 4년 전 대학교 프로젝트를 통해서 탄생했다. 신문학을 전공했는데, 블로그를 만드는 게 하나의 과제였다. 그래서 대학 동기이자 룸메이트인 친구와 함께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공간을 운영하고자 했고, 문화 전반에 다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케이팝에 대해서도 하나, 둘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리 블로그를 방문한 이들이 좀 더 한류 소식에 대해 다뤄 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우리가 스페인어로 된 유일한 인터넷 정보통이었다. 동기도 이미 내가 적극적으로 전파한 덕에 케이팝 팬이 되어있어서 “그럼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다루는 전문 블로그로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많은 이들이 우리 블로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우리는 ‘스페인어로 된 유일한 한류 소식지’란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2년 전부터는 라틴권에서도 우리 블로그의 소식들에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우리 블로그를 방문하는 절반이 라틴 아메리카 한류 팬들이다. 다양한 한류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으며, 케이팝 콘서트 소식 및 스페인을 찾는 케이팝 그룹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다. 나와 같이 블로그를 시작한 친구 이외에도 많을 이들이 팀을 이루어 일하고 있다. BANANA 운영 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한 것인가? 그렇다. 약 8년 전부터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아시아 문화를 좋아했다. 일본 만화, 중국 드라마 등 아시아에 관계된 문화 콘텐츠를 좋아했다. 슈퍼주니어, 2NE1과 같은 그룹을 발견하고는 케이팝에 빠지게 됐다. 어느 순간 한국 노래만 듣고 있더라. 그래서 ‘아, 내가 이 문화를 정말 좋아하는 구나’ 깨달았다. 신문학을 공부할 때 아시아를 전공했고, 내 모든 프로젝트들은 ‘스페인 내 한국문화’에 집중했다. 많은 한류 행사들에서 본 것 같다. 지금은 아니지만 약 5년 전까지는 2년 동안 한국 그룹들의 콘서트 유럽 공연 프로모터로 일하면서 다양한 국가를 방문했다. 케이팝 공연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신문학을 공부하면서, 또 한국을 전공하면서 학사, 석사 과정에서 ‘스페인에서의 한류의 성장’과 ‘스페인 공연기획사들이 한국 그룹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래서 ‘스페인의 K-Pop 전문가’란 타이틀을 갖게 되었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한류 행사나 공연 기획사들이 많은 조언을 구한다. 그리고 한국문화원의 ‘K-Culture friends’에 소속되어 있다. 3년 동안 활동했다. 모든 한국문화원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블로그 명 ‘BANANA’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쉬운 단어들부터 배우지 않나. ‘안녕’이란 인사말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꼼플루텐세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글을 배운 첫날 ‘바나나’라고 써진 단어를 읽는데, 바나나인지 모르니 아주 “바…나…나”라고 어렵게 읽고 있었다. 그걸 본 친구가 웃으며 그 단어는 ‘바나나’라며 다른 단어로 나아가라고 했다. 지금도 매일 그때 일을 가지고 나를 놀리는데, 그때 추억으로 ‘바나나’라고 짓게 되었다. 스페인에서 케이팝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매번 내가 하는 말인데, 다르다. 스페인에 존재하고 있던 대중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이다. 케이팝은 그 자체로 ‘새로운 것들의 폭격’이다. 뮤직비디오는 영화와 같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비주얼적으로도 완벽하다. 안무, 리듬도 완벽하다. 그리고 그 노래로 스토리를 꾸며나가는 힘도 대단하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이유이다. 사진, 영상 등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기획되고 창출된다. V-LIVE 등과 같이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매 순간 새로운 콘텐츠들이 생산되는 것이다. 요즘 어린 청소년들이 BTS에 빠져있는데, 뮤직비디오 하나만으로도 그 매력에 빠지는 게 충분하다. 장면 장면이 의상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뮤직비디오를 한 번 보고 나면 다들 입이 떡 벌리며 “이게 뮤직비디오야? 항상 이런가?”라고 묻는다. 스페인 음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 편의 영 화같은 퀄리티의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레이디 가가가 그 첫 번째 뮤직비디오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세상은 새벽이 오는 줄 모르고 그 뮤직비디오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케이팝 시장은 매일 매일 새롭고 더 나은 음악과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케이팝은 노래, 안무, 의상, 이야기가 완벽하게 짜인 하나의 작품인데, 그 완벽성이 스페인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이유일 것이다. 스페인 내 케이팝의 현황은 어떠한가 몇 해 전만 해도 케이팝 모임을 하면 몇십 명이 모이면 많이 모인 것이라고 우리들끼리 행복해했다. 그런데 그랬던 케이팝 팬들이 비스타 알레그레공연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늘어났다. 매달 케이팝이나 한국문화에 관련된 이벤트가 진행된다. 지금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유행인 행사가 있는데, 시내의 카페들 빌려서 자신들의 좋아하는 그룹들의 데뷔 주기를 축하하거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는 한다. 오늘도 여기와 가까운 카페에서 아이돌그룹 ATEEZ(에이티즈) 1주년을 축하하는 팬 모임이 열리고 있다. 팬들은 직접 카페를 꾸미고 팬카드 같은 굿즈들을 만들어 나누어 주기도 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축하한다. BTS 지민의 생일에는 3개의 카페가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빌려지기도 했다. 마드리드 지하철 광고에서도 데뷔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를 종종 불 수 있다.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상한 일로 취급되었던 것이 이제는 ‘보통’있는 일이 되었다. 네다섯 명이 좋아했던 케이팝이 이제는 갑자기 모든 이들이 다 좋아하는 대중음악이 된 것이다. 나는 케이팝이 현재 음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학부 졸업 프로젝트로 케이팝에 대해 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케이팝은 프리키(괴짜)들이나 좋아하는 것이라 단정 지으며 나를 비웃었다. 이제 스페인 대중 매체들도 케이팝의 움직임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무슨 미래가 있나’라고 비웃음 당하던 케이팝의 그룹은 세계로 뻗어 나가 성장하고,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년 동안 스페인에서 케이팝이 이룬 엄청난 성장은 ‘미친 짓’이다. 그 말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2년 전 몬스타 엑스의 공연을 보러 갔을 때 그 느낌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여든 수천 명의 팬들을 보면서 이게 내 눈앞에서 진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했다. 정말이지 대단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유튜브 채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얼마 전에 2주 동안 한국에 다녀왔다. 많은 영상을 찍었고, 그 영상을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스페인에 어떻게 케이팝이 전해져 왔는지 그 성장 과정에 대한 영상도 찍을 예정이고, 스페인에 있는 다양한 한류 행사들이나 한국 식당 등에 대한 영상을 기획 중이다. 블로그의 글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서 스페인에서 케이팝이나 한류 문화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