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는 3월 18일부터 시행 중인 통행제한(Movement Control Order, MCO)을 2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계획은 3월 18일부터 31일까지였으나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4월 14일까지 통행 제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통행제한명령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요즘 말레이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인 《Says》는 ‘달고나 커피’를 ‘한국에서 최신 유행하는 커피(South Korea's latest coffee trend)'라고 소개하면서, 커피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을뿐더러 카페 분위기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직접 만든 달고나 커피 인증사진과 만드는 법을 공유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말레이시아의 국민 음료인 마일로를 활용하거나 아몬드 밀크를 넣어 말레이시아식 달고나 커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20일 현지 웹사이트 《Ramaja》에서도 달고나 커피 만드는 법을 올려 커피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했으며, 19일 《KL Foodie》에서도 달고나 커피를 만들면서 재미와 맛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L Foodie》에 올라온 2건의 달고나 커피 관련 기사는 29일 기준 조회수 3위, 4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현지 언론《Astro Awani》와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등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달고나 커피를 소개하면서 말레이시아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커피라고 소개했다.
<현지 언론에 소개된 달고나 커피 (좌), 달고나 커피 기사가 조회수 3위, 4위 기록 (우) - 출처: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좌), 'KL Foodie'(우)>
<말레이시아인들이 공유한 달고나 커피 만들기 팁 – 출처 : 'KL Foodie'>
한편, 말레이시아 한류 전문 웹사이트 《K-Popped》는 통행제한 기간 동안 볼만한 한국드라마를 주제별로 소개하고 있다. 25일 《K-Popped》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통행제한 기간 동안 볼 수 있는 한국드라마는 무엇일까? 집에서 볼만한 밀리터리(Military) 주제의 드라마 10개를 소개한다”는 글과 함께 <태양의 후예>, <미스터 선샤인>,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 목록을 공유했다. 이 가운데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을 그린 <여명의 눈동자>도 함께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 26일에는 “우리가 드라마 볼 때 스스로 셜록, 코난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두 번째 한국드라마 시리즈, 경찰/탐정 주제의 드라마 10편을 소개한다”는 글과 함께 <시그널>, <터널> 등의 드라마 목록을 공유했다. 이외에도 의학드라마, 역사드라마 등 다양한 드라마를 소개했다.
<한류 웹사이트에서 추천한 통행 제한 기간 동안 볼만한 한국 드라마 – 출처 : 'K-Popped'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24일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Hype》는 “지루함을 이겨내는 방법: 통행제한 기간 동안 바빠질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소개한 다섯 가지 방법은 화상통화하기, 배달음식 먹기, 쇼핑하기, 드라마·영화·음악 즐기기, 운동하기다. 네 번째 방법인 드라마·영화 즐기기를 소개하면서, 기사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에서도 코로나19 자가 격리기간에 볼만한 드라마 5편을 소개하면서 한국드라마 <킹덤>을 추천했다. 통행제한 기간 동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말레이시아인들은 한국의 영화 및 드라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월 26일 기준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상위 10편 가운데 한국 드라마 4개가 포함됐다. 상위권에 포함된 한국드라마는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킹덤>, <하이바이 마마!>가 있다. 이밖에도 28일 자 《Hype》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아시아 언어를 배울 수 있다며, 통행제한 기간 동안 한국어를 배워보자는 글을 공유했다.
<3월 15일 기준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드라마 1위를 기록한 드라마 '킹덤' - 출처 : 넷플릭스>
<통행제한 기간 한국어와 아시아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소개한 기사 – 출처 : 'Hype'>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된 가운데, 영화 <기생충>은 말레이시아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17일 말레이시아 최대 극장 체인인 골든 스크린 시네마는 페이스북에 <기생충>에 대한 글을 공유했다. 공유한 글의 내용은 “최근 모두가 집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부유층과 하층민의 경계가 뚜렷하게 드러난 영화 <기생충>이 떠오른다. 폭우가 내린 장면을 기억하는가. 비가 내린 것이 부유층에게는 그저 좋은 일이지만 하층민은 비로 인해 생계와 집 그리고 모든 것이 빼앗겼다…이것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자가 격리하는 것이 정치인과 연예인 등 부유층에게는 명상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넷플릭스를 보면서 소파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지는 못한다.누군가는 오늘 일을 하지 못하면 생계를 꾸려나갈 수도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말레이시아의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소규모 자영업자 등 다수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를 <기생충>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다. 골든 스크린 시네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과 함께 해당 글을 공유했고,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강렬한 메시지다', '코로나19로 일당 노동자들의 처지가 곤란해졌다'라며 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최대 극장 체인 골든 스크린 시네마에서 공유한 '기생충' 관련 글과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 출처 : 골든 스크린 시네마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는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미디어 업체에서는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를 전문으로 방영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통행제한 기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한국 대중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중문화는 말레이시아인들의 무료함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주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면서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 참고자료 《KL Foodie》(20.03.19) < Here’s How To Make Milo Dalgona And More Dalgona Recipes At Home >, https://klfoodie.com/dalgona-inspired-recipes-milo-dalgona/ 《Ramaja》(20.03.20) < Jom Try Sendiri Kopi Viral 'DALGONA COFFEE' - Remaja >, https://www.remaja.my/jom-try-sendiri-kopi-viral-dalgona-coffee-hanya-guna-3-bahan-tapi-sedap-setanding-jenama-terkenal/ 《Hype》(20.03.29), < MCO: 6 New Skills You Can Learn While You #StayAtHome >, https://hype.my/2020/185371/things-pick-stay-at-home/ 《Hype》(20.03.23), < Boredom Survival Guide: 5 Ways To Keep Busy During MCO >, https://hype.my/2020/185135/boredom-survival-guide-5-ways-to-keep-busy-during-mco/ 《Free Malaysia Today》(20.03.25), < Stuck at home bored? Whip-up a cup of Dalgona coffee >,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leisure/2020/03/25/stuck-at-home-bored-whip-up-a-cup-of-dalgona-coffee/ https://www.facebook.com/GSCinemas/ https://www.facebook.com/kpopped/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