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준수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일상 속에서 평범하게 즐기던 생활은 가능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여파를 거치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로 인해서 비대면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분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연 인터넷의 접목이 불가능한 한계점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게 된다. 4차 산업 혁명이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인도인들의 삶에서도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다. 인도의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감성 공백을 채워주기 시작하였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Royal Opera House Mumbai)도 트렌드에 맞게 유튜브 채널을 통하여 기존에 상연하던 공연들의 주요 핵심 부분을 추려 업로드하며 비대면으로 관객과 소통에 나섰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감성 공백 채우기에 나선 문화예술 기관 - 출처 :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 유튜브 채널 (@Royal Opera House Mumbai)>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경,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인코센터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으로 인도 내 총 4개의 도시에서 ‘Same Same But Different’ 순회공연을 개최됐다. 한국과 인도의 타악기 그룹, 인도인 무용수와 가수들이 한 데 모여 독특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인도 예술인들이 모여 각자의 특색을 조화롭게 표현해낸 공연은 볼수록 감탄을 자아낸다. 인도스러운 박자로 시작한 가락은 한국의 장구와 만나 신명 나는 '흥부가'로 이어진다. 우리에게 익숙하던 전통 노래가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지게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하이데라바드 공연에 참석한 미국 총영사 조엘(Joel Reifman) 씨는 “한국과 인도가 적절히 섞여진 공연으로 생각보다 잘 어울려져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뭄바이 공연을 관람했던 통신원의 지인 또한 “인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매력을 선보이는 수준급 공연”이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Same Same But Different' 공연 영상 - 출처 :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 유튜브 채널(@Royal Opera House Mumbai)>
전 세계 곳곳에서 케이팝, K-드라마, K-뷰티와 같은 한류 열풍을 발견할 수 있다. 해당 공연의 경우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한정하지 않고, 현지 특색을 더해서 한국 고유의 색깔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자국 문화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는 인도에서, 아직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정착 단계이다. 주로 10대 -20대 사이의 케이팝 선호하는 한류팬들 외에도 다른 연령대의 현지인들에게 긍정적인 한국 이미지를 전파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성이 필요함은 부인할 수 없다. 공연 관계자는 “무대에 오른 인도 예술인들은 한국에서 훈련을 거치며, 동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의 신남방정책으로 아세안뿐 아니라 인도와의 인적 교류는 나날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처럼, 정무, 경제 분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인적 교류 외에도 민간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지원이 이루어질 때, 위와 같은 수준 있는 공연을 현지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다시 공개된 공연은 기존의 입장료 500루피(약 8,500원)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현지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대신, 접근성은 높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Capita)는 대략 2,000달러(약 239만원)에 그친다. 반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인도의 15배 이상인 약 31,000다러(약 3,700만원)이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의 입장료 한화 약 8,500원은 한국 입장에서는 문화생활 향유를 위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인도인에게 500루피는 쉽사리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관람료 지불 없이 온라인으로 양질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이점은 문화를 사랑하는 인도인에게는 희소식이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가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활용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현지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질적으로도 손색없는 콘텐츠가 더욱 많은 인도인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성명 : 고정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뭄바이 통신원] 약력 : 전) 외교부공공외교현장실습원근무(주그리스대한민국대사관) 현) 주뭄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