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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 행사로 만나는 한류

2020-07-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한류를 즐기는 방식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넷플릭스나 아이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를 통해 한국 비디오 콘텐츠를 좀 더 편하게 즐기는 것 이외에도 과거에는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던 방식으로 한류를 즐기는 방식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방방콘>이나 슈퍼주니어의 <비욘드 더 슈퍼쇼>는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인도네시아 팬들이 안전하게 각자의 방에서 좋아하는 가수들과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선보였는 데 인도네시아 연예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면서 한류를 즐기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까빤라기 버추얼 코리안 페스티벌 행사 포스터 - 출처 : 까빤라기 홈페이지(www.kapanlagi.com)>

인도네시아 주요 연예 매체 중 하나인 《까빤라기(Kapanlagi)》는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준비하여 가상 한국 페스티벌(Virtual Korean Festival)을 7월 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개최하였는데, 한류 가수들이 별도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유료 콘서트를 진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많은 팬들이 줌(Zoom)으로 무료로 참여할 수 있게 하여 구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종료되었다. 25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유명 한국인 유튜버 장한솔을 초청한 토크쇼부터, 한국 미용 강좌, 패션 코디법, 한국 노래방 등을 진행하면서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행사를 진행했고, 26일에는 한국인 유튜버 아야나 문, 준 셰프, 김밥 패밀리 등 토크쇼와 한국 보이그룹 아이돌 14U(원포유)에서 활동한 인도네시아인 멤버 로우디(Loudi)와 K팝 커버댄스 팀의 공연이 역시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되었다.

<까빤라기 행사에서 왓츠앱 메신저를 통한 사전 준비 과정 - 출처 : KL Korean Festival>

많은 한국 유튜버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던 까닭에 약 한 달 전부터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을 통해 행사 홍보하고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사전 예약 후에는 예약한 사람들 모두를 특정 왓츠앱(Whatsapp) 대화 그룹에 초대하여 진행 방식을 알려주면서 시작이 되었다. 프로그램 일자에 따라 별도의 방이 개설되어 있어서 사전 등록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었는데, 통신원이 신청한 첫날 행사와 둘째 날 행사 모두 각각 약 300명 인원이 참여했다. 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준비된 각 프로그램의 내용을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고 줌의 사용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어서 기성 플랫폼을 통해서도 온라인 콘서트, 온택트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까빤라기 버추얼 코리안 페스티벌 - 출처 : 까빤라기 홈페이지(www.kapanlagi.com)>

행사가 진행된 이후에는 각자의 참석자들이 줌을 통해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는 까닭에 실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특히 대화창이나 참석자 발언 등을 통해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라이브 스트리밍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발언권을 주면서 해당 유저의 얼굴이 화면에 크게 비추어지는 가운데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데 보통 오프라인 대형 행사에서도 이러한 진행 방식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온택트 행사에서는 참여자의 몰입이 더 커질 수 있는 장점이 잘 구현된다고 볼 수 있었다.

<장한솔 유튜버의 K-Talk 시간 - 출처 : 통신원 촬영>

<1:1 질의응답 기회를 얻어 질문하는 관객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도네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장한솔 유튜버의 K-Talk 시간에는 장한솔 유튜버의 유창한 인도네시아어 실력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볼 수 있었고, 참여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옆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일반인이 만일 작은 핸드폰 화면이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 화면이나 텔레비전으로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방식이었다면 그야말로 랜선을 통해 서로 하나의 공간에서 시간을 같이 보낸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특별한 가상 체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는 당연하게 누릴 수 있었고 생각해왔던 것들을 팬데믹 기간 누릴 수 없게 됐다. 접하기가 어려워진다면 아무래도 잊혀지거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이 되기 쉬울 텐데 한류에 대한 갈증은 온라인을 통해서, 온택트를 통해서라도 꼭 소비되어야 하는 성질의 것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류는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쉽사리 약해지지 않는 거대한 트렌드로 보인다. 방방콘이 인도네시아에서 큰 충격을 주면서 현지의 아티스트들에게도 팬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면 이번 까빤라기 온택트 행사도 그런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노멀에서 소비의 축은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고, 특히 한류는 온라인에서도 소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적화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콘텐츠들은 팬데믹 내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그 고민이 무색하게 이미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한류의 모습을 보면서 뉴노멀 시기의 표준을 한류가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신진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현재) 인도네시아 온라인 게임 퍼블리셔 근무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