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인들의 생활 모습과 방식이 변화되었다.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은 개인 방역과 면역력 증강에 많은 관심을 갖게됐다. 베트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지에 부는 한류 열풍으로 베트남인들은 개인 방역과 면역력 증강에 홍삼 등 한국 건강보조 식품뿐만 아니라, 체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운동 종목인 태권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우려되는 가운데, 여럿이 함께 모여 하는 운동 종목보다는 개인이나 최소한의 비대면 접촉이 이루어지는 운동 종목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운동이 바로 한국의 국기, 태권도이다. 베트남 내 태권도 열풍은 코로나19로 갑자기 대두된 것은 아니다. 약 30년 전, 베트남에 태권도가 처음 소개되면서 베트남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다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베트남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트란 히에우 응안(Trần Hiếu Ngân)이 57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온 국민의 관심과 집중을 조명받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였는데, 20년 만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국기를 휘날리게 해 준 종목이 태권도였다. 올림픽 역사상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이유로 태권도는 베트남 전 국민들에게 환희의 기억으로 자리 잡고있는 스포츠 종목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호치민시에서는 한인 타운이 형성된 7군 푸미흥(PhúMỹHưng)에서만 태권도장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푸미흥에 위치한 3~4개 정도의 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은 푸미흥에 거주하는 한국인 학생들뿐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푸미흥 지역의 태권도장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푸미흥 지역 외의 로컬지역에서도 태권도장을 찾아볼 수 있다. 태권도장에 다니는 학생들도 예전처럼 한국 학생들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학생들과 다른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태권도 사범이 예전에는 한국인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태권도를 가르치는 베트남인 사범도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인 태권도 사범들은 푸미흥뿐만 아니라, 현지 여러 지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에게 태권도를 소개하고 있다. 태권도가 베트남에 보급되고,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받을 만큼, 베트남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처럼 현재 전 세계적인 한류의 확산과 베트남 내의 한류의 열풍으로 베트남 현지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태권도에 대한 관심도 많이 증대되었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인격을 도야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정신적인 측면과 신체를 강건하게 하고, 기술단련으로 자신의 신체를 방어할 수 있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태권도는 현지인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무예이다. 이러한 태권도의 특성이 베트남 사람들이 태권도에 매료되어 태권도를 익히고,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베트남 현지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의 신체 발달과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몇몇 태권도 한국인 사범들이 현지 초등학교에 재량 기부 차원에서 교육 봉사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정규 체육교과 시간에 태권도 사범을 초빙하여 정식으로 수업하고 있다. 현지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태권도 수업은 인기가 대단하다.
<2008년 호치민시 롱안(LongAn) 초등학교 태권도 수업 장면 – 출처 : 대한태권도정도관(롱안)>
9월에는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과 베트남 한국문화원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태권도 공연영상을 제작하여 홍보하였다. 홍보영상에는 10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태권도 기술 연마 장면이 담겨있다. 영상은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제약을 받고, 운동 부족으로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는 요즘, 개개인 누구나 가정에서 손쉽게 따라 하며,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태권도 공연 홍보영상 – 출처 : 베트남 한국문화원>
이 소식과 영상은 베트남 유력 언론 《디타오반호아(thethaovanhoa.vn)》에도 소개됐다.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Stay Strong’이란 메시지를 전하고,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는다는 영상제작 의도와 영상제작과정, 영상에 나오는 퍼포먼스에 관한 기사였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태권도 공연 홍보영상’ 관련 기사 내용 – 출처 : 디타오반호아>
베트남의 한류는 뜨겁다. 한국의 대중문화, 전통문화 모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태권도를 비롯하여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오늘의 베트남에서 다양한 한국 문화가 조명받길 바라본다.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약력 :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