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지난 9월 10일부터 리얼 DMZ 프로젝트의 <경계 협상(Negotiating Borders)>전을 통해 프랑스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문화원 임시휴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추진하는 2020 트레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 Arts)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특히, 동 프로그램은 해외의 주요 문화예술기관과 재외 한국문화원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경계 협상>전은 이미 지난 2019년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문화원과 영국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바 있다.
<리얼 DMZ 프로젝트 '경계 협상' 전시장 입구>
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 이후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지역이다.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휴전선)을 기준으로 각각 2km 떨어진 곳에 철책을 설치하였고, 이는 양측의 충돌을 막고 억제하기 위한 완충지대의 기능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비무장지대는 역설적으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리얼 DMZ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와 그 접경 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동시대 미술 프로젝트로, 전시뿐만 아니라 포럼, 리서치, 컨퍼런스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매해 다른 장소와 공간들을 활용해 새로운 주제를 탐구’하고 있으며, ‘지역적, 역사적, 사회적, 심리적 경계를 다층위적으로 연구하여 현대 사회에 '경계'에 대해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서 기능하고자 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경계 협상>전은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컨셉의 전시가 프랑스 관객을 만나고 있다. 파리 북쪽 로망빌에 위치한 피민코(Fiminco) 재단에서 개최되는 전시(9월 12일~10월 31일)는 비무장지대의 역사적 현실을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반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는 전시(9.10~11.6)는 비무장지대의 안타까운 역사적 현실보다는 예술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비무장지대의 생태계와 그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 모습>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선정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지금 코로나 상황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경계가, 집에서도 못 나오고 다른 나라로 여행도 불가능한 상황이 생긴 지금 이 상황에서 한국의 남과 북으로 갈라진 70년간의 역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라 언급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남과 북이 어떻게 하면 왕래하고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전시를 기대했었는데요. 여기서 DMZ라는 4킬로미터의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그렇지만 군인들만 주둔하고 있는 공간이 앞으로 환경이나 에콜로지 측면에서 되게 좋은 장소로 발전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연구들과 함께 북한이나 남한의 경계에 사는 사람들이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전시를 소개하였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비무장지대를 프랑스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보인다. 특히, 보건 위기 속에서도 관심을 두고 전시를 찾아와 비무장지대, 나아가 한반도의 상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프랑스 관객들이 많다고 한다. (프랑스 주요 뉴스의 헤드라이트는 줄곧 북한이 장식해왔다.) 다만, 프랑스 내 코로나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하여 (전시 도슨트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역사적 상황 등을 소개할 수 있는 컨퍼런스 등과 같은 행사와 작가와의 대화 등 비무장지대를 폭넓은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부대행사가 부재한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https://www.coree-culture.org/real-dmz-project-negotiating,4544.html https://www.fondationfiminco.com/event-fiminco/exposition-negotiating-borders/ http://www.realdmz.org/
통신원 정보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