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동방신기, 케이팝,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린 〈아이돌(Idoles)〉

2021-03-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케이팝 팬인 딸을 둔 한 어머니가 쓴 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돌(Idoles)’이라 명명된 이 책은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 온라인판에 서평이 소개되며 관심을 자아낸다. <아이돌>은 ‘노예’ 수준 계약에 저항한 한국 남성 그룹 동방신기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식 스타 만들기 시스템과 케이팝 산업을 소개하고 있다.

서평은 케이팝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케이팝은 계속해서 전 세계를 정복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식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된 초고속 리듬으로 연예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 재벌들처럼 엄격한 규율과 강도 높은 훈련을 강요하는 케이팝 산업의 뒷무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책의 저자인 마리안느 벨러는 한국의 스타시스템으로 탄생한 5인조 남성 그룹 동방신기를 통해 케이팝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H.O.T.가 해체하고, 신화와 계약이 종료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동방신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당시 15~17세였던 다섯 명의 동방신기 멤버들은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연습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이돌(Idoles) 책 표지 - 출처 : Atelier des Cahiers 출판사

<아이돌(Idoles) 책 표지 - 출처 : Atelier des Cahiers 출판사>


동방신기는 큰 성공을 거두며 아시아 시작을 석권하고 앨범과 공연 판매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다. 하지만 5인의 남성 멤버들은 사생활을 잃은 채 한국식 스타로 사는 삶을 배워야 했다. 사생팬들은 우상인 동방신기를 쫓아다니며 숙소에도 침입하고 사진을 훔쳐 비싼 값에 파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동방신기 멤버 중 재중, 유천, 준수 세 명이 소속사와의 계약조건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라진다. 기존 한국 연예계 시스템에 대항한 소송으로 비화하면서 이들의 ‘노예 계약서’가 밝혀졌는데, 이들은 거의 모든 권리를 잃고 있었다. 저자는 “멤버들이 얼마를 버는지 몰랐으며, 소속사는 동방신기의 앨범 판매량이 엄청난 수량을 넘어야만 수익률을 배분한다는 계약조항을 달았다”라고 설명한다. 3명의 멤버를 결국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대가는 너무나 컸다. 이들은 결국 모든 미디어에서 잊히게 되었지만, JYJ로 다시 경력을 이어나갔다.

저자는 <아이돌>이 동방신기의 자서전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과 비전을 드러낸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팬클럽, 포럼, 블로그, 신문 기사 등 많은 자료 조사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가능한 이 책을 통해 동방신기와 케이팝, 한국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르 몽드(Le Monde)》는 “<아이돌>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문화적 동력뿐만 아니라 극도의 역동성과 유교 사상에 뿌리 깊이 물들어 있는 엄격한 계급화의 전통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밝히려 하고 있다”고 서평을 마쳤다.

저자인 마리안느 벨러는 2017년 당시 16살이었던 딸 덕분에 케이팝을 알게 되었고, 특히 지드래곤의 음악을 집에서 많이 들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 지드래곤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힘들었지만, 케이팝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찾았다고 한다. 또한, 동방신기를 접하게 된 것은 유튜브에서 김재중의 비디오를 보게 되면서부터였는데, 특히 김재중의 한국인 같지 않은 외모와 고아였던 삶에 관해 관심을 느꼈다고 한다. 동방신기와 JYJ, JYJ 활동을 방해한 SM엔터테인먼트 등 케이팝 산업과 한국 사회 전체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2년여의 집필 기간 끝에 <아이돌>(총 172쪽, Atelier des Cahiers 발행)을 출간하게 되었다.

※ 참고자료
《Le Monde》 (21. 2. 17.) <« Idoles », une immersion dans l’univers impitoyable de la K-pop>,
https://www.lemonde.fr/idees/article/2021/02/17/idoles-une-immersion-dans-l-univers-impitoyable-de-la-k-pop_6070232_3232.html
https://www.k-world.fr/interview-marianne-weller-auteure-du-livre-idoles-tvxq-se-confie/
http://www.atelierdescahiers.com/idoles.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